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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있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사람이 하는 연기’.

이제 배우 이준기의 작품을 보게 된다면 이런 생각이 들 것 같다. 인터뷰가 한 사람에 대한 단 몇 시간 분량의 단편적 인상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배우 이준기를 두고 유난하고도 맹목적인 확신이 든 이유는 한 시간 동안 나눈 대화의 밀도 때문일거다. 연기에 대한 갈증과 욕심을 이토록 적극적이고도 가감 없이 토로하는 배우는 흔치 않다. 게다가 지금 막 연기의 재미를 깨우친 신인 배우가 아니라 13년 차 배우라면 더더욱. 대화 도중 그는 1년에 한 작품은 ‘하고 싶다’는 말을 곧바로 ‘해야 한다’라고 정정했다. 하고 싶고, 해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이준기는 그렇게 나아간다. 올여름 그는 tvN 심리 수사극 <크리미널 마인드> 의 NCI 요원 ‘현준’이 되어 다시 뛰고 구른다. 2005년부터 미국 CBS에서 방영돼 시즌 12까지 큰 사랑을 받은 바로 그 작품이다. 극성스러운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대작의 리메이크작, 창사 이래 최대 제작비를 투입한 tvN의 2017년 하반기 야심작이라는 부담을 뛰어넘는 것 역시 기대와 설렘이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평생을 배우이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 평생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상상했을 때 고통스럽다기보다 되레 기쁘고 당연한 듯 여겨진다면 그게 바로 진짜 평생 해도 되는 일일 것이다.

 

패턴 셔츠 프라다(Prada), 쇼츠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네크리스와 뱅글 모두 토마스 사보(Thomas S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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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산드로 옴므(Sandro Homme), 쇼츠 컬러 바이 무이(Kolor by MUE), 네크리스와 링 모두 불레또(Bulletto), 슈즈 에르메스(Hermes), 가죽 재킷 닐 바렛(Neil Barrett), 스타킹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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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에트로(Etro), 셔츠 올세인츠(All Saints), 팬츠 발렌티노(Valentino), 벨트 생 로랑(Saint Laurent), 액세서리 모두 불레또(Bulletto).
재킷 에트로(Etro), 셔츠 올세인츠(All Saints), 팬츠 발렌티노(Valentino), 벨트 생 로랑(Saint Laurent), 액세서리 모두 불레또(Bulletto).
재킷 발렌티노 바이 무이(Valentino by MUE), 네이비 점프수트 에르메스(Hermes), 레드 패턴 셔츠 올세인츠(All Saints), 브라운 슈즈 푼크트(Punkt), 네크리스와 링 모두 토마스 사보(Thomas Sabo), 버건디 삭스 엔젤삭스(Angel Socks).
재킷 발렌티노 바이 무이(Valentino by MUE), 네이비 점프수트 에르메스(Hermes), 레드 패턴 셔츠 올세인츠(All Saints), 브라운 슈즈 푼크트(Punkt), 네크리스와 링 모두 토마스 사보(Thomas Sabo), 버건디 삭스 엔젤삭스(Angel Socks).
베스트 윈도우(Window00), 재킷 발렌티노(Valentino), 스카프 에르메스(Hermes).
베스트 윈도우(Window00), 재킷 발렌티노(Valentino), 스카프 에르메스(Hermes).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10년 만에 요원으로 살고 있다. 오랜만에 하는 현대물이기도 하고 이전 작품들과 비교하면 살아 숨 쉬는, 날것 같은 이준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범죄 심리 수사극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애를 담은 작품이다. ‘현준’이라는 캐릭터는 원작 드라마의 어떤 역할이라기보다 한국 정서에 맞게 창조된 인물에 가깝다. 냉철한 프로파일러들이 모여 있는 수사팀에 스카우트된 요원으로 동정심과 이타심이 강하다. 돌발적이고 다혈질 ‘오지라퍼’에 아픔도 지니고 있다. 이런 성격 때문에 피해자와 수사기관 사이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데, 극 초반에는 팀원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현준’ 캐릭터만 보면 일종의 성장물처럼 느껴진다. 현준은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각성하면서 보다 냉철해지고, 수사팀에 도움을 줄 만큼 성장한다. 청소년기를 아프게 보냈지만 이후 여러 사건을 겪으며 특별수사팀에 합류해 차츰 발전해가는 인물이다. 현준의 인간적인 면을 통해 시청자들이 극에 동화되었으면 좋겠다. 아픈 청소년기라니··· 이미 많은 작품에서 ‘사연 있는 남자’를 맡지 않았나. 이준기 하면 느껴지는 특유의 슬픈 정서가 있다. 맞다. 작가님들이 항상 좀 나를 그렇게, 항상 부모님을 여의고···.(웃음) 내가 양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를 통해 양극의 감정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상황을 그리고 싶어 하신다. 그런 쓰임새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만 같은 감정선이라도 작품마다 다르게 표현해야 하니까, 항상 어렵다.

 

매 작품 고생도 한다. 이번 작품 역시 액션 신이 많다. 굳이 고생을 찾아 다닌 건 아닌데 작가님들이 대본을 쓰다 어느 순간 나를 좀 굴리고 싶어 하시는 것 같다.(웃음) 또 내가 굴러야 이제 시청자들도 뭔가 좀 보는 것 같지 않을까? 나 역시 역동적인 표현을 좋아하다 보니 현장에서 다양한 의견을 내는 편이다. 그럼 그걸 또 감독님들이 잘 받아주신다.

이쯤 되니 이준기가 하면 로맨스도 막 스펙터클할 거 같다. 에어컨 바람 쐬며 실장 혹은 회장 아들 역할 하고 싶다. 매년 꿈꾸고 있다.(웃음)

일전에 1년에 한 작품은 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하고 싶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다. 가능하면 지금보다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1년에 최소 두 작품은 했으면 싶은데 드라마 한 작품 하고 나면 반년이 지나 있다. 그렇다고 매 작품을 1월에 시작해 6월에 끝내는 게 아니니까 시기가 애매하게 걸치면 항상 아쉽다. 배우에겐 이력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데 시간을 허투루 쓰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작품에 대해서는 욕심이 크다. 매번 다른 캐릭터를 만나고 싶고, 꼭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영화에서 임팩트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 관객을 놀래키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영화 관계자들도 만나고 있다. 대부분이 ‘이준기 유명한 거 알지’ 하시는데 그럼 나는 ‘이런 건 못 보셨잖아요’ 하면서 적극적으로 어필한다.

배우 이준기로만 너무 열심히 사는 건 아닌가? 일에만 매달리다 보면 때로 외로워지는 순간도 있을 것 같다. 늘 책임감을 느끼며 살기 때문에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