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s wi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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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자유롭고 보편적인 데님. 그 곁엔 언제나 영원불멸의 스타들이 존재한다.

레트로 무드의 데님 재킷 엠에스지엠 바이 한스타일(MSGM by HANSTYLE), 안에 입은 브라톱과 브리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베이식한 디자인의 데님 재킷과 데님 팬츠 모두 엠에스지엠 바이 한스타일(MSGM by HANSTYLE).
낙낙한 와이드 진 구찌(Gucci), 화이트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루스한 데님 재킷 엠에스지엠 바이 한스타일(MSGM by HANSTYLE), 골드 이어링 포트레이트 리포트(Portrait Report).
박성진이 입은 배색 포인트 데님 팬츠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장윤주가 입은 크롭트 톱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컷아웃 데님 팬츠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무릎 길이의 심플한 데님 쇼츠 렉토(Recto), 가죽 슬라이더 토즈(Tod’s), 슬리브리스 톱과 브라톱, 블랙 레깅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성진이 입은 심플한 슬리브리스 톱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빈티지한 디스트로이드 데님 팬츠 디젤(Diesel), 장윤주가 입은 동그랗게 컷아웃한 탱크톱 오프화이트(Off-White™), 하이웨이스트 데님 스커트는 캘빈 클라인 진(Calvin Klein Jeans), 브라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님 텍스처를 프린트한 재킷과 팬츠, 하트 모양 이어링, 벨트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슬리브리스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장윤주가 입은 미니멀한 레더 슬리브리스 톱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 컷아웃 디테일이 매력적인 데님 팬츠 오프화이트(Off-White™). 박성진이 입은 실키한 셔츠, 와이드 데님 팬츠 모두 구찌(G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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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솔라

거침없이, 솔라

거침없이, 솔라

거침없이, 솔라

솔라는 두렵지 않다. 과감히 시도하고 도전한다. 노래하는 순간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 솔라의 나날.

마마무 솔라 솔로 화보
블랙 슬립 드레스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화이트 레터링 재킷 엠엠식스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육스(MM6 Maison Margiela by YOOX), 블랙 오버올 마린 세르 바이 분더샵(Marine Serre by BoonTheShop), 블랙 런스타 하이크 컨버스(Converse).
블랙 슬립 드레스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라이더 재킷 꼼데가르송 준야 와타나베 우먼(Comme des Garcons Junya Watanabe Women), 화이트 부츠 라비스타(Lavista).

솔로 앨범 활동을 무사히 끝냈다. 만족하나? 첫 솔로 앨범이라 부담이 무척 컸다.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준비를 아주 열심히 했는데도 첫 방송 때 데뷔 무대보다 더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강했다. 하지만 팬들이 기다렸다는 듯 모든 걸 쏟아부어 응원해주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룹 마마무로 활동할 때와 많이 달랐을 것 같다. 마마무가 아닌 솔라의 음악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솔라는 이런 음악을 하고 이런 걸 좋아한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진짜 내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의 하나인 것 같기도 하다. 평소에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몽땅 모아 이번 앨범에 넣었다. 센 힙합과 신나는 댄스 장르를 모두 좋아하는 솔라의 음악이 어떤 색깔을 낼 수 있는지 보여준 앨범이다. 하지만 늘 곁에 함께하는 멤버들이 없어서 허전했다. 그동안은 무대 위에서 자칫 실수해도 다른 멤버들이 채워주곤 했는데, 오롯이 혼자 무대에 나선다는 건 생각보다 더 큰 책임감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무대를 본 마마무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 휘인이와 화사는 응원을 많이 해줬다. 그리고 (문)별이는 자꾸 선배처럼 굴었다.(웃음) 의견을 말하면 “감히 선배님한테” 하며 장난을 쳐서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무대에서의 비주얼이 눈에 띈다. 손톱이나 장갑, 립스틱 컬러까지 세세히 신경 썼다. 다양한 레퍼런스를 많이 수집했다. 스타일도 무대의 일부니까. 과감한 컬러의 립스틱이 어울리든 어울리지 않든 일단 도전했다. 물론 스타일보다 더 신경 쓴 것은 노래다. ‘뱉어’는 생각보다 라이브가 어려운 곡이라 연습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공개된 티저 사진 중 삭발로 분장한 모습이 화제였다. 날것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도였다. 물론 분장 한 번으로 내 모든 걸 보여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매 순간 대중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인데, 새로운 시도에 대한 반응이 두렵지는 않나? 솔직히 두렵다.(웃음) 삭발 분장도 사실 회사 스태프의 99%가 반대했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이지만,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냥 마음이 끌리는 대로 했다. 용기를 내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나 자신이 좋고, 도전은 내가 삶을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다.

아무래도 성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 때문일까?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다. 내 도전이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느낄 때 뿌듯하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 태도는 이번 타이틀 곡 ‘뱉어(Spit it out)’와 맞닿아 있다. 역경이 있더라도 열정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자는 내 생각을 담은 곡이다. 나는 재미있고 즐거운 게 좋다. 그 자세는 마마무의 무대에 설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늘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고, 적극적으로 관객과 소통하며 노래하는 이유다.

작곡과 작사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내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 지난 마마무 앨범에 실린 ‘Hello’는 솔라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노래다. 연인에 대한 이야기인데, 1절은 여자가 남자에게 하는 말, 2절은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말을 담았다. 어느 날은 빅 부티(Big Booty)가 갖고 싶어 동명의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특정 스타일의 곡을 쓰기보다 그때그때 내가 경험한 감정이나 상황을 묘사한다. 팬송 놓‘ 지 않을게’도 마찬가지다.

솔라는 다양한 협업도 즐긴다. 앞으로 만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 작업을 하면서 음악적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다른 아티스트들의 장점을 보고 배우기도 한다. 기회가 있다면 뮤지션 ‘창모’와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 ‘Meteor’ 이전의 노래도 많이 들었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멋지다.

만약 솔로 콘서트를 한다면 어떤 무대를 꾸미고 싶나? 그동안 마마무 콘서트의 솔로 무대에서 다양한 걸 시도해왔다. 폴댄스도 하고 와이어를 타고 날아다니기도 했다. 만약 솔로 콘서트를 한다면 종합 예술 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마치 서커스처럼.(웃음) 서커스 공연에 관심이 많아서 직접 찾아 본 적도 있다. 그룹에서는 주로 고음을 담당하는데 팬들이 저음도 매력이 있다고 해서 저음을 들려줄 수 있는 노래도 선보이고 싶다. 어떤 장르든 내 스타일로 바꿔 볼 예정이다.

체크 재킷 미우미우(Miu Miu), 이어 커프 앵브록스(Engbrox).

블랙 드레스와 롱 와이드 팬츠, 퍼플 뮬, 브레이슬릿, 골드 이어링 모두 지방시(Givenchy).

다양한 도전을 하는 태도는 솔라가 운영하는 유튜브 <솔라시도>에도 담겨 있는 듯하다. 유튜브 채널 이름도 ‘솔라의 시도’라는 의미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재밌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나를 표현 하는 또 다른 창구라는 생각이 든다.

채널을 운영하려면 성실해야 할 것 같다. 기획과 촬영, 편집까지 해야 하니까. 약 1년간 유튜버로 산 소감은 어떤가? 나와 궁합이 잘 맞는다. 음악 활동을 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유튜브 영상을 만들며 푼다. <솔라시도>가 유일한 취미다. 그래서 마마무 멤버들이 ‘솔라 언니랑 놀아줘야겠다’고 걱정하기도 하는데, 음악 활동 중에도 언제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촬영 계획을 세운다. 보통 한두 달 분량을 미리 기획하고 가끔은 별이가 촬영을 해준다. 편집은 내 힘으로 도저히 불가능해서 회사에서 도와주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에서 씩씩하게 악플을 읽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마마무로 데뷔한 지 벌써 7년이 지났다. 시간이 갈수록 악플에 점점 무뎌지고 단단해졌다. 나에 대한 악플이 나를 위한 진정한 충고인지 아니면 그저 비난을 위한 비난인지 판단이 선다. 진정한 조언이라면 잘 새겨듣는 편이다.

앨범 준비 과정을 브이로그 영상에 담기도 했는데, 주변 스태프들에게 계속 조언을 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는 무조건 주변 사람들에게 묻는다. 가끔은 ‘답정너’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수용한다. 내가 잘 아는 분야가 있고 모르는 분야가 있으니까. 더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

영어를 배우는 ‘용글리쉬’ 콘텐츠도 재미있다. 일본어를 잘하고 다양한 자격증을 땄다고 들었는데, 배우려는 욕심이 많은 편인가? 일본어는 거의 다 까먹었다.(웃음) 레크리에이션 지도자나 웃음치료사 자격증은 대학 다닐 때 교수님이 제안해 도전한 것들이다. 때로는 아무 관계 없을 것 같은 자격증이 가수 활동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영어는 더 좋은 가사를 쓰고 싶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너무 어려워서 약간 포기 단계다.(웃음)

가장 반응이 좋았던 영상은 무엇이었나? 아무래도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는 영상이 가장 반응이 좋다. 칭찬을 들으면 언제나 행복하다.

앞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아직까지는 소소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장기간에 걸친 대형 프로젝트에 도전해보고 싶다. 예를 들면 무인도에 가서 1박 2일간 지내보기 같은.(웃음)

마마무의 앨범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그룹 앨범은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멤버들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보여준 것과 또 다른 마마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인터뷰가 끝나면 무엇을 하고 싶나? 지금 이 순간도 <솔라시도>를 위해 브이로그를 촬영하고 있다. 집에 가서 영상을 정리할 생각이다. 솔로 앨범 활동이 끝났지만 여전히 바쁘다. 바쁜 게 좋다. 그래야 솔라답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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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의 다른 얼굴

김동희의 다른 얼굴

김동희의 다른 얼굴

김동희의 다른 얼굴

배우 김동희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에 담아낸 인간의 얼굴.

블루종, 랩 셔츠, 울 와이드 팬츠 모두 코스(COS).

<인간수업>의 고등학생 ‘오지수’는 돈을 벌기 위해 범죄의 길에 들어서지만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그렇게 번 돈으로 학원에 다니며 좋은 대학에 들어가 취직하고 싶을 뿐이다. 잘못된 선택이지만 무엇이, 그리고 왜 잘못됐는지 이해할 수 없는 지수는 연이어 잘못된 선택을 한다. 배우 김동희는 악의적인 인물에게 동정심을 거두고 다만 상황에 빠져 지수를 연기했다. 문득 벽에 부딪히고 답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시간을 지나 때론 자신도 몰랐던 얼굴을 발견하며 <인간수업>을 마쳤다.

오디션을 통해 <인간수업>의 지수 역을 맡게 되었다. <에이틴 2>를 한창 촬영하고 있을 때 <인간수업> 오디션 소식을 들었다. 두 줄 정도의 대사를 연기해 영상으로 보내는 오디션이었다. 분량은 15초 정도. ‘내 꿈은 비싸다. 내 꿈은 졸업하기, 대학 가기, 취직하기’라는 대사였다. 짧은 시간 안에 연기를 보여줘야 해서 여러 상황을 설정해서 연기했다. 앞뒤 맥락을 모르는 만큼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대사였다. 꿈의 가격을 정해놓다니, 도대체 어떤 인물일지 호기심이 생겼다.

시나리오 속 지수의 첫인상은 어땠나? 인물 자체보다는 대본이 주는 힘이 컸다. 진한새 작가님의 대본은 지문이 엄청 많다.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해본 건 아니지만 그동안 찾아본 다른 시나리오와 비교해도 지문이 무척 길었다. 한 사람의 대사가 세 쪽을 넘은 적도 있다.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가령 소리를 지를 때도 사‘ 자가 포효하듯이 소리를 지르는 지수’ 이런식이다. 머릿속으로는 상상이 되는데 실제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계속 고민했고 그런 점이 재미있었다.

지수는 계속 옳지 못한 선택을 한다. 윤리적으로 틀렸지만 배우로서는 연기를 위해 이해해야 한다. 행동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인물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겠다.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더 이상 이해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지수는 용서받으면 안 되는 인물인데 연기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안타깝게 느낄 때가 있다. 이런 점이 연기하며 가장 어려웠다. 지수는 불행한 인물이지만 불쌍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이기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연기하면서 감정을 소진하는 작품이었을 것 같다. 다행히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다. 촬영하고 다음 날이면 잊기도 하고 그런다. 감정을 쌓아두기보다는 순간순간 지수의 감정 상태로 나를 던져 내 안에서 나오는 대로 연기하려고 했다. 김진민 감독님이 그렇게 연기할 수 있도록 현장을 만들어주신 덕분에 온전히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있었다.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다. 우는 연기를 할 때 풀 숏과 바스트 숏, 클로즈업 숏에서 에너지를 100% 쏟아냈다. 그렇게 수십 번 반복하다 보면 한번 터진 감정이 추슬러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연기하며 마음을 다치진 않았지만 힘들었다.

대본에 적혀 있지 않은 인물의 과거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가는가?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항상 연기할 인물이 태어난 순간부터 적어본다. 엄마가 낳은 순간부터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이런 식으로 매년 어떻게 성장해가는지 상상한다. 한 줄이라도 써가다 보면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이렇게 하다 보면 극 중 다른 인물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사람은 관계에 따라 성격이 변하고 말투가 달라지니까.

플립 셔츠 질샌더(Jil Sander).
오버사이즈 셔츠, 크롭트 팬츠 모두 발렌티노(Valentino), 가방 발렌티노 가라바니(Valentino Garavani).

김동희를 대중에게 알린 작품은 <SKY캐슬>이다. 두 작품의 캐릭터 모두 같은 고등학생으로 성격은 완전히 다르지만 목표가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라는 점이 닮았다. 그래서 힘들었다. 결이 다소 겹치는 부분도 있었다. 지수도 겉으로 보기에는 별문제 없어 보이니 대본을 읽다 보면 <SKY캐슬>의 서‘ 준’과 말투가 비슷해졌다. 그래서 다르게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 <인간수업>이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부문 1위에 올랐다. 첫 주연작이 좋은 반응을 얻어 의미가 클 것 같다. 배우로서 첫 단추, 첫 계단인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김진민 감독님을 만나 처음 느낀 순간이 많았고, 상황에 나를 던지며 연기했다. 감독님의 연기 디렉션이 마치 고등학교와 대학교 연기 수업 때 본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의 연기 같았다. 자의식을 버리고 완전히 이입해서 상황에 빠져드는 것, 학창 시절에 배운 것을 시도해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

막 필모그래피를 쌓기 시작했다. 작품을 거듭할수록 연기하는 즐거움이 더 크게 다가오나? 연기하는 즐거움에 대해서는 입시 때 이후 생각해보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건 지금 나는 연기에 충분히 빠져 있다는 거다. 연기는 힘들다. 할수록 부족한 점만 보인다. 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과정은 재미있다. 그리고 배우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는 걸 깨달아가고 있다. 연기란 결국 글을 보고 이를 몸으로 표현하는 일이다. 글을 잘 분석하려면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김진민 감독님이 항상 세상을 볼 줄 알아야 연기가 는다고 말씀하셨다. 자연을 보고 느끼는 게 있어야 하고, 사회에 관심이 있어야 하고, 그런 관심을 동력 삼아 많이 배워야 하고, 지금보다 더 공부하라는 말씀에 완전히 동의한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공부가 있다면? 사소한 것이 많다. 책도 많이 읽고. 요즘은 소설이 내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소설책을 읽는다. 부족한 상상력이 채워진다고 할까. 최근에는 한 촬영감독님이 추천한 <환상의 빛>을 읽었다.

<인간수업>과 <이태원 클라쓰>를 마친 후 요즘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나?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달려온 길을 되돌아보며 차분한 상태에서 새로운 시작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잠시 멈춰 돌이켜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정은 무엇인가? 반성. 좀 더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었고, 더 노력할 수 있었는데 회피한 순간이 많았다. 벽이 놓였을 때 부딪는 대신 피한 것 같다. ‘레디, 액션’으로 시작되는 장면은 길어 봤자 5분 안에 끝난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때론 더 과감하게 해보고 싶은 연기를 했어야 하는데 생각을 묵혀둘 때가 있었다. 좀 더 자신감 있게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다음 작품까지 쉬는 동안 자신을 채우는 시간을 보내겠다. 채우고 싶은 것이 많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태원 클라쓰> 때까지 쉬지 않고 작품을 했다. 한 작품을 끝내자마자 다음 작품을 준비했기 때문에 지난 내 연기를 되돌아볼 새가 없었다. 어떤 작품이든 휴대폰에 연기 노트를 만들어놓는다.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그날 떠오른 생각이나 다른 사람들이 해준 얘기를 매일 적는다.

마지막으로 메모장에 적은 내용은 뭔가? 며칠 전 김진민 감독님과 얘기를 나누다 <인간수업>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내가 기여하는 부분은 1%도 되지 않고 모두 감독님이 만들어주신 것이며, 요즘 배우로서 문득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는 점을 얘기했다. 어떻게 헤쳐나가고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놓으니 감독님이 절대 ‘쫄지’ 말라고 했다.

왜 문득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걸까? 아는 게 많아져 그런 게 아닐까? 현실을 좀 더 직시하게 됐다. 나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오가고, 그걸 보면서 무너졌다 일어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좋게 평가해주어도 나는 만족스럽지 못할 때가 있고, 반대로 나는 만족스러운데 다른 사람들이 나쁘게 평가할 때도 있다. 모든 사람을 설득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내 연기에 대해 스스로 객관적으로 정확히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연기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감이 없어지고 막막할 때가 있다. 어떻게 헤쳐나갈지 잘 몰라 답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고. 처음에는 ‘그냥 한번 해보지 뭐’라는 생각으로 덤비던 멋모르던 시절의 패기가 좀 없어졌다. 현장을 알고 나서 그렇게 된 것 같다. 배우는 연기만 잘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동료, 선후배 배우들을 비롯해 스태프들과의 관계도 신경 써야 하고 현장 분위기를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쉬는 동안 더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얼마 전에 본가에서 기타를 가져왔다. 오랜만에 쳐봤는데 잘 안 되더라. 엄마가 기타 학원에 쓴 돈이 아깝다고 했다.(웃음) 그래도 다시 한 번 해보려고 한다. 영어 공부도 하고. 배우고 해야 할 일이 많다. 올해는 공부를 많이 하고 싶다. 어떤 공부를 하든지 답을 찾고 싶고. 아, 너무 어렵다.

지난번에 <마리끌레르>와 인터뷰하며 어느 장르에나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 생각은 변함없나? 없다. 더불어 떳떳하고 멋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아이가 생기면 ‘아빠처럼 되고 싶어’라는 말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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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def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