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은 여전히 성수동이다

피혁 공장이며 신발 공장에서 나는 쉴 새 없이 우르릉 돌아가는 기계와 잰걸음으로 분주하게 제품을 나르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제조업의 열기로 늘 시끌벅적한 성수동. 언젠가부터 그런 풍경을 한 박자 느긋하고 한 톤 부드럽게 만든 문화 예술의 순풍이 성수동에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옛 건물과 젊은 감성의 공간이 오묘한 조합을 이루는 이곳을 탐험하는 재미에 매료되었다. 낮은 임대료와 자유로운 분위기를 찾아 모여든 예술가들의 바람과 달리 몇 해 지나지 않아 거대한 상업지구로 면모하고 만 몇몇 지역이 그러했듯, 이곳 역시 같은 유의 변질이 일어날 것을 걱정하는 시선도 많다. 다행히 아직까지 성수동은 재기 넘치는 아티스트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젊은 상인들, 성수동의 터줏대감인 구두 장인들이 제법 균형 있게 어우러져 익숙하면서도 낯선, 오묘한 즐거움을 준다. 지역 예술가들은 공장 건물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카페 손님들은 예술과 사회에 대해 토론하는 등 여러모로 지역을 더욱 젊게 만드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산보하듯 한 바퀴 쓱 둘러보면 여전히 ‘동네’ 같아서 좋은 곳이 성수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