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 파크룰(Stephanie Pakrul)이 자신의 침실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다. 그녀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아트와 IT, 섹스가 결합된 작업물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다.
스테파니 파크룰(Stephanie Pakrul)이 자신의 침실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다. 그녀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아트와 IT, 섹스가 결합된 작업물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다.
트웬티미션의 지하에는 IT와 디지털 업계의 동향을 전하는 유튜브 뉴스 프로그램 ‘머니 앤 테크(Money & Tech)’를 촬영하는 스튜디오가 자리하고 있다.
트웬티미션의 지하에는 IT와 디지털 업계의 동향을 전하는 유튜브 뉴스 프로그램 ‘머니 앤 테크(Money & Tech)’를 촬영하는 스튜디오가 자리하고 있다.
트웬티미션이 자리 잡은 20번가의 전경. 1980년대에는 남아메리카에서 이주한 빈민층과 무정부주의자들이 모여 살던 지역이었고, 1990년대 닷컴 붐이 일면서 IT 산업 종사자들이 차츰 모여들었다.
트웬티미션이 자리 잡은 20번가의 전경. 1980년대에는 남아메리카에서 이주한 빈민층과 무정부주의자들이 모여 살던 지역이었고, 1990년대 닷컴 붐이 일면서 IT 산업 종사자들이 차츰 모여들었다.
호스텔 입주자인 에밀리 에릭슨(Emily Erickson)과 그녀의 어머니 조앤 에릭슨(Joanne Erickson)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어머니날을 앞두고 딸을 찾아온 조앤은 넷플릭스의 브랜드 매니저다.
호스텔 입주자인 에밀리 에릭슨(Emily Erickson)과 그녀의 어머니 조앤 에릭슨(Joanne Erickson)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어머니날을 앞두고 딸을 찾아온 조앤은 넷플릭스의 브랜드 매니저다.
정신없는 분위기의 호스텔이지만 대부분의 입주자들이 출근하고 난 아침 시간은 매우 고요하다.
정신없는 분위기의 호스텔이지만 대부분의 입주자들이 출근하고 난 아침 시간은 매우 고요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미션 스트리트(Mission Street)와 20번가가 맞닿는 길목에 자리한 2층 건물. 합판으로 만들어진 대문에 이렇다 할 간판도 없이 여러모로 날림으로 지어진 듯한 이곳은 지난 2012년 문을 연 ‘트웬티미션(20Mission)’이라는 호스텔이다. 남루한 외관을 하고 있지만, 이래 보여도 41개의 숙소는 거의 만실이다. 입주자들이 연중 주최하는 파티에는 1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으로 주변 이웃들에게 악명 높다. 입주자의 4분의 3은 IT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대부분이 20대 중·후반의 나이로,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하는 공학도 출신의 벤처사업가들이다.

호스텔에서 가장 오래된 입주자 중 한 명인 앤드루 워드(Andrew Ward)가 세운 웹 마케팅 회사 칼라무나(Kalamuna)의 전경.
호스텔에서 가장 오래된 입주자 중 한 명인 앤드루 워드(Andrew Ward)가 세운 웹 마케팅 회사 칼라무나(Kalamuna)의 전경.

나머지 4분의 1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만으로 실리콘밸리의 차세대 거물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혈기에 이끌리듯 흘러든 젊은 아티스트들이다. 뭔가 한방 크게 사고 칠 것 같은 야심만만한 공학도 출신의 입주자들 덕분에, 이곳은 자연스레 ‘해커 호스텔’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트웬티미션을 처음 만든 사람은 전자 화폐 ‘비트코인’의 초기 투자자로서 수백만 달러를 번 전직 해병이자 IT 기업가 재러드 케나(Jared Kenna)다(그래서 이들은 숙박비를 비트코인으로도 받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살 곳을 알아보던 그는 친구에게서 20년 가까이 버려져 있던 이 건물을 소개받았고, 몇몇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호스텔로 개조했다. 마약중독자들이 모여 몰래 약을 투여하던 폐건물은 이제 엔지니어와 벤처 투자자들, 아티스트들이 영감을 주고받는 창조의 장이 되었다.

호스텔의 내부에 들어서면 고장난 전등을 방치해 어두침침한 복도가 펼쳐진다. 벽면은 스트리트 아트워크와 그래피티로 채워져 있고, 코너마다 있는 공용 욕실에는 물때 가득 낀 배수구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공용 주방의 냉장고에는 입주자들이 먹다 남은 음식들이 어지러이 쌓여 있다. 이런 풍경은 각자의 방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무질서와 혼돈이다. 환기, 정리 정돈, 식사 준비, 그런 일반적인 생활양식에는 아무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대신 이들이 몰두하는 것은 새로운 IT 기술에 대한 정보 공유라거나 자신의 벤처기업을 지원해줄 투자자 물색, 밤새 이어지는 댄스파티나 마리화나에 취해 듣는 기타 연주 같은 것들이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마치 부족의 삶 같아요. 사실 인간 본성에 비추어 보면 무리 지어 있는 환경보다 혼자 살며 독립 생활을 하는 게 더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라고 전 생각해요.” 입주자 중 한 명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벤 그린버그(Ben Greenberg)의 말이다.

스타트업 회사 Glowyshit.com을 운영하는 벤 그린버그(Ben Greenberg)가 자신의 방 스탠딩 데스크 앞에 서서 작업하고 있다. 야광 불빛으로 장식한 그의 방은 언제나 어둑하다.
스타트업 회사 Glowyshit.com을 운영하는 벤 그린버그(Ben Greenberg)가 자신의 방 스탠딩 데스크 앞에 서서 작업하고 있다. 야광 불빛으로 장식한 그의 방은 언제나 어둑하다.
주방은 호스텔 사람들의 사랑방과 같은 공간이다. 이들은 여기서 소소한 일상부터 일에 관한 아이디어까지 모든 것을 공유한다.
주방은 호스텔 사람들의 사랑방과 같은 공간이다. 이들은 여기서 소소한 일상부터 일에 관한 아이디어까지 모든 것을 공유한다.
호스텔 입주민의 일상. 붉은 조명이 특이한 앤드루 워드의 방은 마치 바나 클럽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호스텔 입주민의 일상. 붉은 조명이 특이한 앤드루 워드의 방은 마치 바나 클럽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입주민들이 다 함께 트웬티미션 근처에 있는 바에서 열리는 생일 파티에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