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면 송리단길 ①

벚꽃이 피면 송리단길 ①

경리단길과 망리단길에 이어 새로운 ‘리단길’로 뜨고 있는 송파동의 송리단길. 석촌호수를 따라 벚꽃이 만개하는 동네에서 나들이 욕구 자극하는 가게들을 찾았다.

 

 

교토의 정취 가배도

가배도

걸음마다 삐걱대는 소리를 내는 나무 바닥과 고풍스러운 가구, 나무 창살이 촘촘히 늘어선 창문까지. 주택 2층의 철문을 열고 들어서면 교토의 한적한 카페를 연상시키는 ‘가배도’의 공간이 펼쳐진다. 도심에서 여행지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일까. 이름에 걸맞게 고요한 섬처럼 자리잡고 있던 카페에 요즘은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카페를 찾는 이들이 분위기만을 좇는 건 아니라는 것. 품질 좋은 마스카포네 치즈와 크림치즈로 손수 만든 티라미수는 SNS에 ‘인생 티라미수’를 맛봤다는 후기가 줄을 이을 만큼 소문이 자자하다. 이뿐만 아니라 진한 에스프레소 샷을 부어 먹는 판나코타 푸딩은 입 안에 달콤함과 쌉싸름함의 조화로운 맛을 선사해 꾸준히 인기 있는 메뉴다.

주소 서울시 송파구 백제고분로 45 길 6
영업시간 12:00~21:00
문의 02-422-7737

 

 

일요일 아침처럼

어나더선데이

‘어나더선데이’의 노란색 벽은 주인장이 감명 깊게 본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에서 영감을 얻어 칠했다고 한다. 짙은 갈색 앤티크 가구와 액자, 빈티지 소품이 어우러진 공간에는 진공관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가 흘러 1930년대 낭만주의 감성을 자극한다. 카페에서 부엌으로 나 있는 작은 구멍에서 종을 울리면 주인이 빼꼼 손을 내밀어 주문을 받는 것도 이곳과 잘 어울리는 방식이다. 오랫동안 시간이 멈춰 있었던 것 같은 어나더선데이에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작은 화병에 담긴 꽃과 디저트 메뉴인 설기다. 제철 재료로 아침마다 포슬포슬하게 쪄내는 설기는 부드러운 드립 커피와 잘 어울린다. 봄을 맞은 요즘은 향긋한 쑥설기를 내고, 날이 더 따뜻해지면 상큼한 산딸기설기나 살구설기로 메뉴를 바꿔볼 참이란다.

주소 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48길 3
영업시간 12:00~22:00, 월·화요일 휴업
문의 070-7644-1031

 

 

건강한 식빵

라라브레드

이른 아침 골목에 번지는 고소한 빵 냄새를 따라가면 ‘라라브레드’를 만날 수 있다. 방부제를 넣지 않고 구운 유기농 빵과 다양한 브런치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다름 아닌 식빵. 쌀가루가 들어가 결이 쫀득하게 살아 있는 쫄깃한 식빵과 입 안에서 생크림처럼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생크림 식빵, 72겹을 쌓아 만든 데니시 식빵 등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맛과 식감이 좋은 식빵을 다양하게 만든다. 죽은 빵도 촉촉하게 되살려낸다는 명품 토스터에 빵을 구워 바로 쭉 찢어 먹는 일은 빵순이들이 꼽는 최고의 호사. 라라브레드에는 식빵마다 궁합이 맞는 토스터가 비치돼 있어 구입한 식빵을 직접 구워 먹는 재미가 있다. 갖가지 토핑을 올린 오픈 샌드위치, 과일과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프렌치토스트도 식빵 맛이 받쳐주니 훌륭할 수밖에. 푸짐한 브런치를 찾는 이들에게 인기다.

주소 서울시 송파구 오금로 16 길 4
영업시간 10:00~22:00
문의 1800-1990

 

 

이탤리언 골목 식당

니엔테

오래된 골목길에 새파란 문이 눈길을 끄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세계 3대 요리 학교 중 하나인 이탈리아 ICIF에서 공부한 후 강남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내공을 쌓은 셰프가 이 골목 식당의 주인. ‘빈둥거림의 미학’이라는 이탈리아의 숙어 ‘bel fa niente’에서 가게 이름 ‘니엔테’를 떠올렸다는 셰프는 작은 주방에서 천천히 느리지만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든다.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면서 먹었던 진짜 이탤리언 음식을 대중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지난달 메뉴를 리뉴얼했는데, 까다로운 점검에서 살아남은 니엔테의 시그니처 메뉴는 포크촙 스테이크.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운 등심 스테이크에 달콤한 사과 처트니를 곁들여 매력적인 단짠의 조화를 맛볼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송파구 오금로 18 길 9
영업시간 12:00~21:30 (브레이크타임 15:00~17:30)
문의 070-4001-7846

 

About the Author:

식물 기록자 김유인, 바스큘럼

식물 기록자 김유인, 바스큘럼

식물 패턴으로 텍스타일 디자인을 하는 브랜드 ‘바스큘럼’의 김유인을 만났다.

바스큘럼(vasculum)은 과거 식물학자들이 식물채집을 위해 들고 다니던 원 바스큘럼(vasculum)은 과거 식물학자들이 식물채집을 위해 들고 다니던 원 통형 상자를 말한다. 식물 패턴으로 텍스타일 디자인을 하는 브랜드 ‘바스큘 럼’의 김유인은 조금만 눈을 돌리면 발견할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식물을 패브 릭 위에 프린팅해 일상생활에 자연이 스미도록 하는 텍스타일 작업을 4년째 하고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떠난 북유럽 여행에서 마주한 거대한 숲에 감동 받은 그녀는 서울에서도 같은 감동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멀리 나 가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풀과 나무를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식물 그림을 액자나 팬시용품 같은 형태로 만드는 건 피 하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무언가를 찾던 김유인은 패브릭이라는 소재에 안착 했다.

천 위에 그려진 식물들은 대부분 김유인 개인 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그렇게 해야 식물에 대한 스 토리를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틈에서 도 기어코 얼굴을 내미는 민들레, 식탁 위로 가장 일 찍 봄소식을 전하는 냉이, 가을 산의 밤나무 같은 것 들. 얼마 전 귀촌한 부모님의 시골집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도 그중 하나다. 바스큘럼을 하면서 만나는 다른 작업자들의 식물로 범위가 넓어지기도 한다. “청주에서 앉은뱅이 밀 농사를 짓는 분이 있어요. 그 밀로 딸은 빵을 만들고요. 그분 덕분에 도시에서는 접하기 힘든 밀밭을 볼 수 있었고 자료도 받아볼 수 있었어요. 그 자료를 기반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그 림을 그렸죠. 똑같은 밀이 한쪽에서는 패브릭으로, 한쪽에서는 빵으로 만들어지는 거예요. 이런 방식 의 협업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식물 패턴을 패브릭에 입히는 과정은 대부분 수작업이다. 식물을 사진으로 기록한 후 그걸 참고 해 손으로 드로잉한다. 패턴화가 될 것을 염두에 두 고 그리는 드로잉이다. 완성된 드로잉을 컴퓨터 작 업으로 패턴화한 후 프린팅 판에 패턴이 제작되면 원단 위에 핸드 프린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