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복고풍 가게 ①

부산 복고풍 가게 ①

부산 복고풍 가게 ①

부산 복고풍 가게 ①

지금 가야 그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산의 ‘찐한’ 복고 사랑.

지식인 살롱 ,

세로커피

범천동은 서울 문래동의 옛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신발의 부품을 만드는 낡은 공장이 많은 이곳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본 부부가 있다. 여느 청년들처럼 서울에 터를 잡고 살던 두 사람은 아내의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와 다섯 달 전 세로커피를 차렸다. 이상의 단골 카페 ‘낙랑파라’를 모티프로 삼아 35년 된 조명, 옛날식 아치형 입구를 그대로 살렸는데 흡사 일본의 오래된 다방 같기도 하다. 세로커피의 원두는 서울의 ‘커피 리브레’와 부산의 ‘베르크 로스터스’에서 들여온다. 10년간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던 남편이 그 취미를 살려 정성스럽게 드립 커피를 내린다. 진한 커피 위에 차갑고 달콤한 생크림을 올린 ‘세로슈페너’도 인기 메뉴. 궁극적으로 범천동이 멋지게 되살아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9월부터 지역 작가와 함께하는 전시도 준비하고 있다.

주소 부산시 부산진구 신암로 153-6
영업시간 12:00~21:00, 일요일 휴업
문의 @sero_coffee

 

진짜가 나타났다,

뉴그린다방

BGM으로 ‘걸어서 저 하늘까지’가 흘러나오고 있다면 제대로 찾아간 게 맞다. 올해 초 생긴 뉴그린다방은 지금 부산에서 유행하는 레트로 무드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카페다. 원래부터 빈티지한 무드를 좋아했던 사장은 가정집이던 건물의 구조는 그대로 두고 가구, 조명, 소품을 완벽하게 복고적으로 세팅했다. ‘오봉’이라는 단어가 차라리 어울릴 법한 은색 쟁반 테이블 위에는 구슬, 공기, 다마고치 등 어릴 때 손에서 내려놓지 않던 놀잇감이 가득하다. 초록색 분식 그릇에 나오는 다방
라테, 작은 우산이 꽂힌 파르페에서는 근사한 맛보다 문득 떠오를 옛 추억을 더 기대하자. 1980~90년대 식당에서 썼을 법한 냉장고에는 주인장이 직접 만든 딸기, 바나나, 말차 우유가 병에 담겨 있다. 루프톱도 있지만 ‘진짜’는 2층에 있다.

주소 부산시 북구 의성로80 2~3층
영업시간 11:00~23:00
문의 051-338-8452

안락한,

안락 다락방

손 큰 주인은 재료를 아끼는 법이 없다. 제철 과일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터라 손이 많이 갈 텐데도 그는 정도를 지키며 정성껏 자신의 손맛을 담아낸다. 자몽이 들어가는 메뉴만 놔두고 나머지는 그 철에 가장 맛이 좋은 과일을 듬뿍 담아 요거트나 주스, 에이드를 만든다. 그 덕분에 예쁜 공간을 즐겨 찾는 여성들뿐 아니라 동네 꼬마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안락 다락방은 늘 복작거린다. 공간이 이토록 아늑한 데는 안쪽에 따로 있는 다락방이 한몫한다. 주인은 그 구조에 반해 이름까지 안락 다락방으로 지었다고 한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메뉴는 단골손님들조차 궁금하게 만든다. 안락 다락방에 간다면 주인이 매일 직접 굽는 스콘과 그 계절에 가장 맛있는 과일을 넣어 만든 수제 요거트를 꼭 먹어보자.

주소 부산시 동래구 온천천로431번길 27
영업시간 12:00~22:00, 월요일 휴업
문의 070-7760-0329

 

남쪽 바다 무릉도원,

비비비당

해운대 달맞이길의 ‘해 뜨는 집’은 부산 사람이라면 알 만한 오래된 건물이다. 이 건물 4층에 젊은 사장이 전통찻집을 차렸다. 고급스러운 한옥에 온 듯 정갈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통창으로 해운대 바닷가의 절경을 눈에 가득 담는 일이 신선놀음과 뭐가 다를까. 이요한, 유영국 등 한국 1세대 서양화가들의 그림부터 현대 작가들의 작품까지 아우르는 소품을 보면 필시 좋은 안목을 지닌 사람의 손길이다. 말차가 담기는 고려 청자 찻잔을 비롯해 내어주는 모든 다기는 30년 넘게 골동품을 수집해온 사장 어머니의 컬렉션. 빙수, 단팥죽, 다식 외에 열 개 남짓한 차가 준비되어 있는데 모두 비비비당에서 15년 이상 직접 발효시킨 건강한 것들이다. ‘비비비당 추천’이라는 메뉴는 단팥죽, 호박빙수, 차로 이어지는 한식 디저트 세트로 입이 호강하는 코스다.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달맞이길 239-16 해 뜨는 집 4층
영업시간 11:00~22:00, 월요일 휴업
문의 051-74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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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의 여성시대

힙합의 여성시대

힙합의 여성시대

힙합의 여성시대

여기 왕과 여왕, 그리고 강한 여자들이 있다.

여성 힙합 프린세스 노키아

<A Girl Cried Red> Princess Nokia

신예라 할 수 없지만 ‘시대정신’에 대해 말하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래퍼, 프린세스 노키아는 ‘Smart Girl Club’이란 팟캐스트의 설립자이자 당당한 페미니스트다. 하지만 그런 ‘의미’ 이외에도 그는 뉴욕의 이스트 할렘에서 자랐고 16세 때부터 가사를 썼으며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만만찮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서사도 갖고 있다. 또한 러프 트레이드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전통 있는 레코드에서 차린 동명의 레이블과 계약했다는 ‘힙’한 요소도 그의 일부다. 믹스테이프 <A Girl Cried Red>의 커버에서 그는 웃으며 록 밴드 슬립낫 티셔츠를 입고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힙합이라기보다 이모(Emo: 펑크의 한 장르)의 영향이 강력하게 드러나는 앨범이지만, 그 또한 좀처럼 정의할 수 없는 프린세스 노키아의 면모다.

 

여성 힙합 재키와이

<Enchanted Propaganda> Jvcki Wai

이 음반엔 피처링이 하나도 없다.그렇게 재키와이는 용맹하다. 그의 언어엔 남녀 구분이 없다. 보편적 힙합의 언어를 자신의 방식대로 풀어낸다. “너희는 안경을 벗고 봐, 내가 이뤄낼 성공. 통장에 더 쌓일 공공의 적이 된대도 낮추지 않아 내 속도”, “지나가는 니 대가리에 던진 수류탄을 직격으로 맞췄지.” 음원 차트를 겨냥한 것이 명백한 ‘팝 랩’이나 성별을 강조하는 가사 대신(그것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그저 강한 래퍼일 뿐. “쓸데없는 건 치워. 남은 잔을 비워. 빛나는 도마 위, 진실한 도그마 위로.” 그렇게 쓸데없는 걸 치우고, 힙합이 남았다. 지난 EP <Neo EvE> 수록곡 ‘Anarchy’에서 이미 이렇게 밝혔듯. “뭘 나눠 이분법에. 난 인간. X녀도 성녀도 아니네.”

 

여성 힙합 카디비

<Invasion of Privacy> KCardi B

독한 자만 살아남는 시대. 어쩌면 SNS 시대의 총아. ‘가사를 잘 쓰네, 플로우가 독창적이네’ 같은 말이 실력의 기준이 되는 기술적 요소라면, 힙합은 기술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장르가 아니다. 수많은 거친 남자들이 거리의 삶과 폭력과 형제에 대해 랩을 했고, 거기서 ‘스트리트 크레디트’를 얻었다. 그리고 그것은 무용담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카디 비는 래퍼가 되기 전, 래퍼를 꿈꾸는 스트리퍼였다. 거기서부터 악착같은 성실함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랩 가사에 싣기 이전에 SNS로 온갖 개인사를 노출했다. 거짓말이야말로 치명적인 힙합의 세계에서, 그렇게 자신을 맘껏 드러내며 (‘The King of New York’이라는 그 자신의 주장대로) 왕이 됐다.

 

힙합 여성 윤미래

<Gemini 2> 윤미래

지금 윤미래를 얘기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인지 모르겠으나 윤미래 이외의 어떤 여성 래퍼도 그와 같은 커리어를 쌓지 못했다. 신보 <Gemini2>는 ‘Memories…(Smiling Tears)’의 라이브 클립으로 시작한다. <Gemini>는 16년 전에 발매한 음반이고, ‘Memories…(Smiling Tears)’는 해당 음반 수록곡이다. “칠전팔기 내 인생 끝까지 가볼래.”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1997년 업타운으로 데뷔한 이래 진짜 ‘칠전팔기’만큼의 시간이 쌓였다. 첫 곡의 제목은 ‘Rap Queen’. 어쩌면 단 한 번도 부정당하지 않은 지위. 음반의 전반적 완성도에는 다소 의문이 남지만 그래도 조심스러운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윤미래처럼 남녀 불문 독보적 발성과 함께 랩만이 줄 수 있는 원초적 쾌감으로 승부하는, 정공법을 구사하는 래퍼가 드물어서다.

 

여성 힙합 말리부미치

<Top 5> Maliibu Miitch

이건 확실히 옛날 목소리, 옛날 발음, 옛날식 라임이다. 1990년대 여성 래퍼들이 떠오르는 랩으로, ‘Bitch’와 ‘Pussy’와 ‘N Word’를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요즘 1990년대를 참조한 래퍼들은 많지만 그것이 베네통식 총천연색 1990년대에 대한 오마주라면 말리부 미치는 그보다 릴 킴, 폭시 브라운 같은 이른바 ‘먹통 힙합’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퍼 재킷에 금붙이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걸고 자신이 자란 고향의 과거 유산에 대한 존중을 표한다. 최근 진행 중인 투어 이름도 ‘The Nasty Tour’로 지었다. 힙합의 고향, 사우스 브롱스 출신의 래퍼답게. 혜성 같은 믹스테이프 <Top5>에 이어 싱글 <Give Her Some Money>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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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소설가 – 배명훈, 강화길

문학 시리즈 '테크아웃'에 함께한 8인의 소설가가 말하는 '쓰는 삶'.

소설, 소설가 – 배명훈, 강화길

문학 시리즈 '테크아웃'에 함께한 8인의 소설가가 말하는 '쓰는 삶'.

소설가의 단편소설 한 편에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더해 한 권의 책으로 만든 문학 시리즈 ‘테이크아웃’. 매달 두세 권씩 출간되고 있는 이 기획에 함께한 8인의 소설가들과 나눈 소설을 쓰는 삶에 대하여.

테이크아웃 문학 시리즈 배명훈 강화길 소설가
배명훈 브라운 니트 스웨터 코스(COS). 체크 팬츠 자라(Zara), 스니커즈 컨버스(Converse).
강화길 화이트 블라우스 에이치앤엠(H&M), 네이비 스커트 토리 버치(Tori Burch), 샌들 포멜카멜레(Formel Camele).

 

‘테이크아웃’ 기획을 함께하며 어떤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나? 강화길(이하 강) 소설을 쓰면서 그림으로 어떻게 나올지 상상해본 적이 없어 궁금했다. 결과물을 보니 만족스럽다. 인물의 표정이 특히 인상적이다. 무표정한데 소설을 쓸 때 상황과 심리에 집중하다 보니 인물의 표정을 떠올리지 않았다. 머릿속에 이미지로는 존재하지만 문자로 써내는 작업이다 보니 표정을 생각해본 적 없는데 일러스트레이터가 표정을 읽어줘 좋았다. 또 단편집으로 묶이면 하나의 단편에서 감정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 단편을 읽는 독자 중에는 한 편을 읽고 쉬었다가 다음 단편을 읽는 독자들도 많다. 독자의 그런 호흡에 맞는 기획이기도 했다. 배명훈(이하 배) 일반적인 삽화가 아니라 그림이 비중 있게 들어가는 작업이어서 끌렸다. 단편소설은 길이가 짧아 소설 같지 않은 느낌을 주거나 혹은 단순히 짧은 소설로 인식되는데, 그보다 하나의 중요한 장르로 여겨졌으면 한다. 이번 기획처럼 단편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오는 기획이 좀 더 대중적으로 활발해진다면 좋겠다.

이 단편소설을 단행본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다른 소설을 하려고 했는데 <우리는 사랑했다>가 이번 기획과 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미지적인 부분이 많기도 하고. 이야기가 한정된 공간에서 흘러가서 임팩트도 있는 내용이라 그림과 더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춤추는 사신>은 이 기획을 제안받기 얼마 전에 완성한 작품이기도 하고, 오래 붙들고 있던 작품이기도 하다. 마임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이미지적인 글이어서 이번 기획과 어울릴 것 같았다.

단편소설이란 뭘까? 강 한국문학에 국한해서 이야기하자면 단편소설은 특수한 상황에서 단편소설의 형식이 발전해온 것 같다. 한글로 작업하는 사람들이 최대치로 뽑아낼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오늘 함께 모인 작가들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뽑아 원고지 80매에서 1백 매에 담기 위한 작업이 단편소설이라 생각한다. 소설로 등단하기 전에 혼자서 취미로 글을 써왔다. 주변 사람 10여 명에게 읽히는 글을 꽤 오랫동안 썼다. 그때만 하더라도 직업으로 글을 쓸 생각이 없었다. 어쩌다가 소설가가 되었다. 그때 썼던 단편소설 분량이 원고지 1백40매 정도였다. 데뷔작도 1백40매고. 지면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쭉 쓰면 1백40매가 나온다. 그런데 지면이 정해진 경우 80매, 1백 매 때론 40매 분량으로 써야 한다. 그런 식으로 짧은 소설의 지면이 생겼다. 지면이 정해질 때마다 완전히 새로운 소설을 쓰는 도전에 임하는 기분이다. 분량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다른 소설이 태어난다. 지면 자체에 목소리가 들어가는 셈이다.

여전히 글의 힘을 믿는가? 텍스트가 힘을 잃었다기보다는 다른 매체가 힘이 생겼다고 하는 것이 맞다. 사람들은 여전히 텍스트로 기록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소설가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의심받는 것 중 하나가 ‘이거 내 이야기 아냐?’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글로 인쇄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글에는 지금도 힘이 있다. 회의할 때도 누군가 기록하면 완전히 다르게 다가오지 않나. 글의 힘은 약해지지 않았다. 지금도 글을 써서 잘되긴 힘든데 글을 써서 망할 수는 있다.(웃음) 글의 힘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발현되는 느낌이 있어서 그렇지 그 세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글은 영상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흡인력, 속도 모두 처음부터 상대가 안 된다. 대신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 언젠가 AI(인공지능)가 소설을 쓸 것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게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AI가 쓰면 쓰는 거지, 문학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으니 말이다. 어차피 개인의 작업 아닌가. AI가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 더 재미있고, 더 흥미로우며 더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는지가 중요하다. 소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작가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돌이켜보면 처음 소설을 쓰면서 글쓰기만이 가능한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아서 찾아내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긴장하기도 하고.

누구 혹은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강 자기만족. 글쓰기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그냥 앉아서 쓰면 된다는 거다. 쓰고 완성하고 원하는 어떤 상(像)에 가장 근접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고치고 생각하고 완성할 때의 희열. 소설가로 살며 힘든 점이나 물질적인 궁핍함, 이런 것도 많지만 그런 고통보다 희열이 크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설가가 직업이기 때문에 쓰는 것 아니겠나. 매번 다양한 동기가 생긴다. 그런데 작가는 결국 계기가 있어야 한다. 그 계기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글을 쓰는 계기가 충분히 모여 있는 사람이 작가인 것 같다. 돈도 분명 중요한 계기고, 좋은 편집자 혹은 내면의 계기,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는 계기. 이런 양질의 계기가 많은 사람이 결국 작가인 것 같다. 계기가 너무 많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

한 편의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강 매번 다른데 소설마다 그때그때 필요한 것,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소설에 공기가 있다는 표현을 쓰는데 그 공기가 중요하다. 소설 안에서 느껴지는 공기 같은 그 무언가.

한 편의 소설이 완성되기까지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인가? 배 첫 문장이 나온다는 건 그 작품에 대한 입장이 정해진다는 거니까, 첫 문장이 나오기 전까지가 가장 힘들다. 그 과정이 무척 괴로운데 그 힘든 과정을 1년에 몇 번씩 겪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나는 도대체 뭐 하는 인간일까, 하는 기간이 있다. 그 순간을 이겨내야 완성까지 갈 수 있다. 나도 비슷한 맥락인데 첫 30매를 쓰는 게 가장 힘들다. 그 30매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계속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니.

소설을 완성한 후 가장 먼저 누구에게 보여주는가? 배 나는 SF 소설가여서 편집자 외에는 잘 보여주지 않는다. 잘 모르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충고하는 사람들이 많다. 초고가 나온 직후에는 나조차 흔들리는 상태이기 때문에, 특히 장편은 다른 사람의 충고를 함부로 받아들이기에 더 위험하다. 가끔 아직 데뷔하지 않은 SF 작가의 부탁으로 읽을 때도 있긴 한데 가장 중요한 건 작가 본인의 확신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경험한 것 중 소설로 남기고 싶은 순간이 있었나? 강 최근에 일어난 일은 내 소설의 소재에 해당되지 않는다. 내가 경험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