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쌀쌀한 날씨와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느껴지는 계절, 차분한 색감으로 가득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가을이다. 옛 영화가 떠오르고 지나간 날에 향수가 느껴지기도 하는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영화 <나쁜 피>에서 줄리엣 비노슈가 입었던 빨간 카디건과 로브,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에서 귀네스 팰트로가 걸쳤던 브라운 계열 가죽 재킷과 옅은 누드 톤 메이크업은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시도해도 어색하지 않은 스타일링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와 그 작품에 등장하는 배우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무심한 듯 자연스러운 보브 커트를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보브 커트 하면 대개 턱선에 맞춰 짧게 자른 단
발머리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심플한 커트 외에도 파마를 하거나 길이를 달리해 층을 내는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줄 수 있다. 어떻게 연출하는지에 따라 중성적 매력을 풍길 수도, 러블리한 이미지를 드러낼 수도 있는 것이 보브 커트의 가장 큰 장점. 게다가 1990년대 분위기가 핫 트렌드로 떠오른 지금,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것만으로도 트렌드의 중심에 설 수 있으니 시도해볼 만하지 않은가. 이번 시즌 런웨이에 등장한 보브 커트에서 헤어스타일 변신을 위한 힌트를 얻어보자.

 

헤라
에어리 파우더 프라이머. 8.5g, 6만원.

 

먼저 스텔라 매카트니. 스텔라 매카트니 쇼의 모델들은 살짝 웨이브를 넣은 러블리한 헤어 스타일을 연출했다. 밝은 브라운 컬러 헤어가 바람에 자연스럽게 헝클어지는 모양새가 히피를 연상시키면서도 사랑스러운 소녀의 느낌을 살렸다. 다음은 마이클 코어스와 생 로랑. 마이클 코어스와 생 로랑이 선택한 무드는 보브 커트의 정석에 가깝다. 턱선에 맞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자로 자른 머리와 시크하게 한쪽으로 넘긴 머리, 귀 뒤로 꽂아 심플하게 완성한 헤어가 도도하고 쿨한 매력을 선사한다. 로에베는 어떨까. 199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끈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속 멕 라이언의 레이어드 커트를 재현했다. 부스스하고 제멋대로 뻗친 듯한 헤어가 발랄하고 매력적인 스타일을 완성하는데, 층을 많이 내지 않고 모발 끝부분의 질감을 살렸다. 과하게 튀지 않으면서도 자유분방한 느낌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 이렇게 ‘단발병’을 유발하는 런웨이 위 모델들의 메이크업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실키하고 얇은 피부 화장이다. 주름과 모공 사이사이를 촘촘하게 메우고 싶다면, 헤라의 에어리 파우더프라이머와 실키 스테이 24H 롱웨어 파운데이션을 선택하자. 마치 블러 처리한 듯 매끈하고 정교하게 피부를 보정하면서 실키한 윤광까지 표현할 수 있다.

 

헤라
실키 스테이 24H 롱웨어 파운데이션 SPF20/PA++. 30g, 6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