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대한 걱정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자 보상 심리가 작동하는 것일까. 오랫동안 마스크를 쓴 채 억눌려 있던 여성들은 화려한 메이크업에 목말랐던 듯하다. 이슬을 머금은 듯한 듀이 스킨에 이어 반짝반짝 빛나는 주얼리를 얼굴에 장식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해갈하고있다. 이러한 분위기의 정점을 찍은 것이 바로 메탈릭 아이다. 화려한 빛을 내뿜는 광택을 그대로 살려 눈가에 얹은 것. 눈길을 멈추게 하는 반짝임에 많은 디자이너들 역시 매료되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구찌. 큼지막한 다이아몬드를 눈 두덩이에 올린 듯 강렬한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크리스천 카원은 그보다 좀 더 은근한 무드를 선택했다. 은은하지만 확실하게 빛을 발하는 실버 컬러 아이섀도를 눈머리 부터 눈두덩이 중앙까지 펴 바르고, 관자놀이까지 끌어올리듯 길게 뺀 라인은 블랙 아이섀도와 어우러져 캣우먼을 연상하게 한다. 돌체 앤 가바나 쇼는 패션부터 뷰티까지 그야말로 눈이 부실 정도다. 매끈한 소재와 빅 주얼리, 메탈릭 아이처럼 과한 것끼리 만나자 오히려 균형이 맞는 느낌. 아이홀 아래쪽을 골드 톤 아이섀도로 뒤덮고, 다른 컬러 메이크업을 자제해 골드 컬러가 돋보이도록 했다.

 

피터 도의 메이크업도 마찬가지. 아이홀을 진한 컬러로 깊게 표현한 뒤 금빛이 감도는 브라운 컬러를 눈두덩이에 넓게 펴 발랐다. 여기에 눈썹을 탈색해 아이 메이크업에 더욱 눈길이 집중된다. IA 런던은 아티스틱한 감성이 물씬 풍긴다. 은은하게 반짝이는 시머링골드 컬러를 눈 주위에 거칠게 터치했다. 메탈릭 아이를 연출하는 것을 넘어 작은 주얼리를 활용한 경우도 있다. 폴 코스텔로는 위아래 속눈썹 라인을 따라 눈 전체에 큐빅처럼 작은 보석을 둘렀으며, 마리사 윌슨은 한쪽 눈에만 글리터를 뿌린 듯, 눈동자를 중심으로 빛이 퍼져나가는 느낌을 연출했다. 다가오는 연말 파티에서 특별한 메이크업을 시도하고 싶다면 참고할만하다. 한편 일상에서 메탈릭 아이를 즐기고 싶다면 데이비드 코마의 쇼에 주목할 것. 뷰러로 속눈썹을 올리고 브라운 아이섀도로 눈꼬리만 살짝 빼 깔끔하게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한 뒤, 화이트 빛이 감도는 아이섀도를 눈동자 위아래에만 터치했다. 하얀 눈이 내리는 날에는 디올의 메이크업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화
이트 아이 펜슬로 눈머리를 진하게 칠하면 디올걸처럼 눈의 요정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헤라 실키 스테이 24H 롱웨어 파운데이션 SPF20/PA++. 30g, 6만8천원.

 

헤라 블랙 쿠션 SPF34/PA++. 15g×2, 6만6천원.

아이 메이크업을 강조했을 때는 전체적인 밸런스를 위해 다른 메이크업은 힘을 빼는 것이 좋다. 피부는 맑고 깔끔하게 표현하는 데 집중하자. 텍스처가 가벼운 쿠션이나 파운데이션으로 피부결을 정리한 뒤 눈에 띄는 잡티 정도만 컨실러로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하이라이터로 광대뼈를 한 번 쓸어주면 메탈릭 아이에 어울리는 은은한 윤기를 연출할 수 있어 완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