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독특한 감성이 담긴 콜라주 작품을 이번 봄·여름 시즌 런웨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디자이너들이 평범한 옷을 해체하고 서로 다른 소재와 패턴으로 재조립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펼쳐냈기 때문. 콜라주 룩을 선보이는 방법도 다양하다. 하이더 아커만과 아퀼라노 리몬디는 몸에 꼭 맞는 수트와 드레스를 정확하게 반으로 나누어 두 가지 색으로 표현했다. 자로 잰 듯 반으로 나뉜 룩들은 기존 옷보다 도회적인 분위기가 한층 더 돋보였다. 알렉산더 왕은 컬러를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셔츠와 재킷, 슬립과 니트 등 완전히 다른 두 벌의 옷을 결합한 듯한 룩을 런웨이에 올렸다. <지킬 앤 하이드>를 연상시키는 이 옷들은 등장하자마자 화제가 되었고, 이를 모방해 리폼한 옷들이 SNS에 등장하기도 했다.

반면 실용성을 고려해 부분적으로 패치워크 기법을 사용한 디자이너도 있다. 작은 천 조각이 사선으로 나열된 로에베의 코튼 드레스나 디올의 롱 데님 스커트는 일상에서 입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같은 디자인의 옷이라도 여러 소재를 조합하면 훨씬 더 눈길이 가니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콜라주는 신선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어떤 무늬와 색을 조합하는지에 따라 제각각 달라지는 다양성과 우연히 새로운 작품으로 완성되는 의외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이쯤 되면 예술 작품을 방불케 하는 콜라주 트렌드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나? 물론 이를 현실에서 소화하려면 자신감 넘치는 애티튜드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