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에게 몬세라는 브랜드를 소개해주기 바란다. 가르시아 몬세(Monse)는 여성성 혹은 남성성을 강조하거나 트렌드를 내세우는 대신 실험적인 옷 몇 가지를 중심으로 하는 브랜드다. 우리 옷은 한 벌만으로도 매력적이게 연출할 수 있는 것들로, 쉽게 말해 ‘이지 엘레강스’에 가깝다. 아쉽게도 한국에는 진출하지 않은 상태라 몬세를 접하려면 네타포르테(NETA-PORTER)를 통하는 편이 가장 빠를 것이다.

새로운 것이 계속 등장하는 패션계에서 ‘이지 엘레강스’는 다소 평범한 테마로 느껴진다. 가르시아 맞다. 이 주제만으로 시선을 끌기는 어렵다. 그러나 잘만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트렌드는 계속 바뀌지만, 사실 여성들은 적은 시간을 투자해 자신을 최대한 꾸미기를 원하지 않나. 몬세가 추구하는 이지 엘레강스는 그런 요구를 충족시킨다.

론칭한 지 4년째인데, 무수히 많은 브랜드가 생기고 사라지는 동안 굳건히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몬세만의 특징은 무언가? 킴 아방가르드에 가까운, 쉽게 볼 수 없는 옷을 만든다는 점. 그리고 높은 가격대에 걸맞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몬세뿐 아니라 오스카 드 라 렌타도 두 사람이 함께 이끌고 있는데, 두 브랜드의 대표적인 차이점은 뭘까? 킴 오스카 드 라 렌타는 페미닌과 클래식의 역사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반면 몬세의 이미지는 남성적인 무드가 조금 가미된, 반항적인 관능미에 가깝다. 그렇다고 몬세가 클래식과 동떨어진 건 아니다. 남성복의 기존 틀을 해체해 오버사이즈로 영역을 넓히는 작업을 할 때 셔츠 같은 클래식한 아이템을 재해석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브랜드를 운영할 때, 둘이라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 킴 피드백을 주고받고, 생각을 공유할 사람이 있다는 점. 수년간 일해본 결과 우리는 완벽한 합을 이룬다. 나는 균형 잡히고 강인한 성향인 반면, 페르난도는 드라마틱하고 로맨틱한 사람이거든. 이렇듯 반대되는 성격의 조화가 일할 때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가르시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로라는 디자인적 독창성을 지녔으며 비즈니스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반면 나는 마케팅과 홍보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역할을 분담하면 브랜드 운영의 효율성이 배가된다. 의견 대립도 거의 없는 편이다. 둘이 동의할 때 더 좋은 옷이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거든.(웃음)

로라 킴은 한국에서 태어났다고 들었다. 어떤 계기로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게 됐나? 킴 부모님과 조부모님 모두 직물 제조업에 종사하셨다. 그래서 아주 어릴 적부터 패션계를 접했고, 다른 일을 하는 건 생각도 못 했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진로를 정하게 됐다.

반면 페르난도 가르시아는 도미니카공화국과 스페인에서 자랐는데, 다양한 나라에서 생활한 경험이 몬세의 옷에 영향을 끼치나? 가르시아 알다시피 로라와 나는 모두 이민자고, 뉴욕은 온갖 문화가 뒤섞인 멜팅 포트다. 이런 환경 때문에 우리는 나라와 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자인을 브랜드에 반영할 수 있었고, 이 덕분에 몬세의 고객층도 다양해졌다.

<어벤져스>의 주연배우 브리 라슨이 한국을 방문하며 몬세의 보일러 수트를 입어 화제가 됐다. 로라 킴이 한국인인데다, 수트의 컬러가 태극기 색과 같아 한국 팬들이 열광했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킴 브리 라슨과 우리는 줄곧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녀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룸>으로 상을 받은 해에도 특별히 제작한 몬세의 옷을 입고 배니티 페어 오스카 파티에 참석했을 정도다. F/W 시즌 룩 북이 나온 직후, 브리 라슨의 스타일리스트인 사만사 맥 밀런이 이 행사 때 입을 점프수트를 예약했다. 공교롭게도 여러 상황이 맞아 더욱 주목받았는데, 개인적으로 F/W 컬렉션 중 가장 좋아하는 옷이기도 해서 굉장히 행복했다.

그렇다면 몬세의 페르소나는 어떤 이미지인가? 구체적으로 생각해온 인물이 있나? 킴 에바 첸, 캐시 호린, 로렌 산토도밍고, 사라 럿슨, 사라 제시카 파커처럼 일과 스타일을 사랑하는 여성이다.

앞으로 브랜드를 어떻게 이끌어가고 싶은가? 가르시아 론칭 당시 5년에 걸친 사업 계획을 세웠지만, 아무것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유연하고 유동적인 접근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도전적인 과정은 우리가 젊기에 가능한 것이고, 그렇기에 패션계의 전통적인 규칙을 따르지 않을 수 있어 즐겁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을 유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