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의 오프닝은 하이더 아커만의 새로운 뮤즈로 떠오른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입었던 도브 그레이 컬러 수트를 구조적으로 변형한 룩이 장식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설적인 쿠튀리에 마담 그레(Madame Gre` s) 를 연상시킬 만큼 정교한 플리츠와 기모노에서 영감 받은 건축적 실루엣, 관능적인 파자마 웨어와 유틸리티 룩을 변주한 스타일 등 곳곳에서 흥미로운 룩이 존재감을 발휘했다. 하이더 아커만이 이번 컬렉션을 통해 드러내고 싶어 한 또 한 가지 핵심은 바로 양성성을 강조한 ‘젠더 플루이드(Gender Fluid)’ 였다. “소음 많은 세상에서 조용하고 평화롭게 내 길을 가고 싶어요.” 그의 바람은 컬렉션에 고스란히 담겼다. 온갖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브랜드의 DNA를 세련되게 담아낸 극강의 미니멀리즘은 이번 시즌에도 선명한 빛을 발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