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나세티 X 루이 비통

“피에로 포르나세티 특유의 위트 넘치는 일러스트 패턴을 사랑해요.” 루이 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초현실주의 미술과 건축물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하는 이탈리아의 디자인 아틀리에 포르나세티와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 결과 포르나세티를 대변하는 아이코닉한 패턴을 프린트한 옷뿐 아니라 루이 비통의 시그니처인 알마 백, 깐느 백, 온더고 백이 출시됐다. 예술과 끊임없이 교감하며 발전을 꾀하는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영민함이 다시금 입증됐다.

 

아폴리나리아 브로슈 아크네 스튜디오

아폴리나리아 브로슈 X 아크네 스튜디오

키치한 도자기 오브제로 세계적으로 폭넓은 마니아를 양산한 러시아 아티스트 아폴리나리아 브로슈 그녀가 아크네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니 요한슨과 만났다. 그 결과 달큼한 솜사탕 빛깔을 채색한 동물 모양 세라믹 주얼리가 탄생했다. 아폴리나리아 브로슈가 창조한 상상 속 친구들을 메탈, 세라믹으로 구현한 오브제들을 가방처럼 꼭 끌어안은 모델을 보라! 코로나19 사태로 공황에 빠진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고 싶었다는 조니 요한슨의 따스한 배려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카를로 몰리노 N°21

카를로 몰리노×N°21

카를로 몰리노의 이력은 무척 흥미롭다. 이탈리아의 현대건축가이자 저명한 가구 디자이너인 그는 1934년 사진가로 예술계에 입문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주제로 관능적인 옷을 입고 도발적인 포즈를 취한 여인들을 촬영한 그의 폴라로이드 사진들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델라쿠아에게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선물했다. 그 결과 여릿한 레이스와 아찔한 시스루 튈 소재, 애니멀 프린트 등 야릇한 요소를 감각적으로 접목한 룩이 대거 등장했다.

 

지미 헨드릭스 X 에트로

20세기가 낳은 전설적인 록 스타 지미 헨드릭스는 패션계에서 너무도 사랑하는 시대의 아이콘 중 하나다. 2021 F/W 시즌 에트로 역시 그의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룩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색색의 밀리터리 재킷과 화려한 기하학 패턴, 옷 곳곳을 장식한 길고 짧은 프린지 등 지미 헨드릭스를 연상시키는 아이템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에트로 고유의 페이즐리 패턴과 지미 헨드릭스 룩을 정의하는 요소가 겉돌지 않고 잘 녹아들었다는 호평에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로사스 & 울티마 베즈 X 드리스 반 노튼

드리스 반 노튼의 이번 컬렉션 룩북은 한 편의 잘 짜인 공연을 보는 듯 감동적이었다. 벨기에를 대표하는 현대무용단 로사스, 전설적인 무용가 빔 반데케이부스가 이끄는 울티마 베즈 등 50여 명의 공연단과 모델들은 드리스 반 노튼의 새 컬렉션을 입고 드라마틱한 몸짓을 선보였다. 이 광경은 덴마크 사진가 카스페르 세예르센이 진두지휘한 사진을 통해 한결 더 극적으로 포착됐다.

 

오자부 & 에밀리 톰슨 X 제이슨 우 컬렉션

“프린트로 승부수를 띄웠어요.” 제이슨 우의 의도는 적중했다. 그는 지극히 미니멀한 실루엣의 아이템에 한눈에 쏙 들어올 만큼 독특한 일러스트 프린트를 배치했다. 일본의 젊은 아티스트 오자부와 미국의 플로리스트 에밀리 톰슨의 작품을 교묘하게 콜라주한 이 패턴은 트렌치코트, 셔츠 드레스, 캐시미어 스웨터 등 베이식한 아이템 위에서 커다란 존재감을 발휘했다. 일본 신화 속 인물이나 동물을 음산하고 기괴한 무드로 드로잉하는 오자부의 작품과 청초하고 아름다운 에밀리 톰슨의 꽃, 파격적인 조합이 썩 쿨하지 아니한가!

 

가브리엘 수잔 드 빌뇌브 디올

가브리엘 수잔 드 빌뇌브 X 디올

디올이 그리는 가을은 여느 때보다 로맨틱하다. 컬렉션을 보는 내내 디즈니 동화 속 환상의 세계에 들어온 듯 몽환적인 느낌이 든 이유는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실제로 기묘한 분위기의 동화들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대무용가들의 춤을 시작으로 선보인 드라마틱한 룩은 프랑스의 여성 작가 가브리엘 수잔 드 빌뇌브의 장편 동화 <미녀와 야수>를 포함해 <빨간 모자> <잠자는 숲속의 공주> <분홍신> 등 다양한 동화 속 캐릭터를 연상하게 했다. 특히, 커다란 하트 모양을 앞세운 새빨간 튈 가운이며 장미꽃 오브제가 흩뿌려진 체크무늬 시스루 드레스는 시름에 지친 현실을 잊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