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February Issue

<마리끌레르> 2월호, 시기상으로는 새해 첫 마감을 맞았습니다. 바야흐로 2023년, 마리끌레르 코리아의 30주년이 지난해에는 곧 다 가올 ‘미래’로 여겨지더니 어느새 발치에 다가와 ‘현재’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단상은 이달의 주제 ‘Tomorrow’와 이어집니다. 매달 ‘아, 내게도 이런 감성과 감정이 있었지’ 하고 깨달으며 마음 한구석에 동요를 일으키는 ‘포토 에세이’. 이 시리즈를 위해 사진가와 깊이 있게 교감하며 ‘지면 위의 사진전’을 이끄는 김지수 패션 에디터의 이달 포토 에세이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일은 오늘에서 온 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을 위해 꽃을 사는 누군가의 내일은 반드시 아름다우리라.’ 이런 매혹적인 글귀가 더해진 사진이 궁금하다면 바로 책장을 주르륵 넘겨보시기 바랍니다. 사진가 안상미가 런던 컬럼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에서 마주한, 꽃을 한 아름 안고 있는 다양 한 얼굴들의 오늘을 엿보게 될 테니까요. 아마도 그들이 품은 오늘의 행복은 내일을 기다리며 일상을 지키는 힘이 아닐까요. 한편 넷플릭스 시리즈 <정이> 공개를 앞두고 만난 김현주 배우는 유선애 피처 디렉터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오늘과 내일’을 일깨우 는 화두를 던지기도 했죠 “마지막 질문을 할게요. 세상은 늘 자신을 믿으라고 하죠. 배우님은 자신의 무엇을 믿나요?” “(잠시 침묵) 기자 님은 기자님의 무엇을 믿어요?” “음… 잘 믿지는 않는데요.(웃음)” 그건 나랑 비슷하네요. 나는 외려 불신의 힘으로 강한 믿음을 만드는 건지도 몰라요. 오히려 자신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걸 수도 있어요. 스스로를 믿으라는 말보다 자신을 아끼고 다독여주라 는 말이 나에게는 더 와닿는 말 같아요. 더 넓은 의미로 자신을 사랑하자는 말이기도 하고요.” 관록 있는 배우의 이 말이 한동안 가슴에 남아 되뇌게 되더군요.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자’는 말이 주는 울림에서 이달의 ‘Tomorrow’가 지닌 힘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나를 사랑 하고 주변을 아끼는 것이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사는 최선의 방법임을 말이죠. 여기서 주변은 단지 사람에 국한되지 않죠.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땅, 바로 동물과 자연으로 이 사랑의 메시지는 확장되어야 합니다. 피처팀이 특집으로 진행한 ‘The Futures 30’은 30주년을 맞은 마리끌레르가 귀 기울인 내일을 향한 30인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내 일에 오늘의 재난을 대물림하지 않고, 재앙의 시나리오대로 살지 않겠노라 다짐하고 행동하는 새 시대의 새 사람들. 이들은 내일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오직 오늘뿐임을 믿으며, 우리가 함께 쟁취해야 할 희망적인 내일에 대해 들려줍니다. 지구법 강의와 환경 관련 소송 을 이어가는 공익 인권 단체 변호사부터 매해 여전히 반짝이는 채로 땅에 묻히는 1백여만 벌의 웨딩드레스를 다양한 형태의 가방과 지갑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대표까지…. 30인이 다채롭게 제안하는 ‘행동과 실천’ 항목 가운데 평소 자신의 관심과 맞닿은 방식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삶의 한 부분으로 초대해 움직여주시기 바랍니다. 이 모든 ‘우리’의 내일을 위한 움직임이 강한 전파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저는 김민지 디지털 디렉터가 브랜드 행사장까지 텀블러를 챙겨 다니는 모습을 보며 ‘나도 이제 텀블러와 한 몸이야’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어디든 동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의 ‘깜박’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이죠. 그러니 가장 손쉬운 일부터 일상에서 습관이 되어 자연스레 자리 잡을 수 있 도록 오늘부터 행동에 옮겨보면 어떨까요. 모두가 웃으며 마주할 수 있는 내일을 그리며 바로 오늘, 나와 내 주변을 아끼겠다고 선언하 면서 말이죠. 마리끌레르 역시 오늘의 가치 있는 움직임을 응원하며 더욱 힘을 내겠습니다.
<마리끌레르> 편집장 박 연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