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January Issue

#MOMENTS OF WONDER
#HAPPY NEW YEAR
#HAPPY TOGETHER

Hanbok Wave × 마리끌레르 K-에디션 별책 Ⓒ Mok Jung Wook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 2024년의 연말입니다. 시작과 끝이 교차하는 오늘, 여러분은 어떤 하루를 경험하고 계신지요? 이제 세계를 달군 불안과 충격 대신 경이로운 놀라움으로 우리의 일상을 채울 때입니다. 지난 12월 10일,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을 위해 자리한 블루 카펫이 깔린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콘서트홀. 이어서 스톡홀름 시청 블루홀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축하 연회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소감은 가슴 떨리는 여운을 남겼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비를 피하던 날의 경험을 회상했습니다. “내가 여덟 살이던 날을 기억한다. 오후에 주산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비는 너무 세차게 쏟아져서 20명 정도의 아이들이 건물 처마 밑에 모여 웅크리고 있었다. 길 건너편에 비슷한 건물이 있었는데, 그 처마 밑에 또 다른 작은 무리가 보였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그 순간 어린 한강은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 모든 사람들, 그리고 길 건너편에서 비를 피하는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권리를 가진 ‘나’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습니다. “내 얼굴에 맺힌 물방울을 그들도 느끼고 있었다. 수많은 일인칭시점을 경험하며 경이로움을 느낀 순간이었다.” 그렇게 책을 읽고 쓴 시간을 되돌아보며, 그는 공감을 통한 ‘이 경이로운 순간(this moment of wonder)’을 몇 번이고 되새겼다고 고백했죠. ‘언어의 실타래’를 따라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가 다른 사람의 내면과 마주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작가의 생각이 우리의 마음에 전해져 깊이 공명한 것처럼, 마리끌레르 역시 2025년을 맞이하는 1월호를 통해 여러분에게 따스한 체온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달의 커버 라인 ‘Moments of Wonder’가 품은 더 많은 ‘경이로움의 순간’을 우리 모두 함께 느끼길 바라면서 말이죠. 이러한 소망으로 이달, 유니세프와 함께한 ‘Because, UNICEF TEAM’ 캠페인을 통해 매혹적인 4인의 아티스트와 마주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담았습니다. 김혜수, 김연아, 필릭스, 페이커라는 각 분야의 정상에 오른 이들이 전 세계 아이들의 오늘과 내일을 염려하고 그 아이들을 지키는 실천에 나설 것을 독려했습니다. 이들이 이 뜻에 동참하는 의미를 담은 유니세프 팀 팔찌를 착용한 채, 수어로 표현한 “어린이와 함께 동행해주세 요”라는 메시지가 여러분의 마음에도 공감의 힘을 불어넣길 기대합니다. 또 1월호 마리끌레르는 2025년 푸른 뱀의 해를 맞이하며 ‘복(Good Luck)’을 기원하는 마음을 지면 곳곳에 소중히 담았으니 페이지마다 애정 어린 눈길로 살펴봐주세요.

마리끌레르 1월호와 함께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다름 아닌 얼마 전 드라마 <정년이>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김태리 배우와 함께한 ‘한복웨이브(Hanbok Wave)’ 프로젝트입니다. 유니세프 캠페인 특집에 이어 또 한번 유선애 피처 디렉터가 탁월하게 진두지휘했죠. 이 화보를 통해 해사한 얼굴의 김태리 배우가 국내 한복 디자이너 4인이 곱게 지은 한복(Hanbok)을 입은 채 K-미감을 근사하게 전합니다. 고아한 창덕궁을 배경으로 펼쳐진 50여 페이지에 달하는 화보는 근래 보기 드문 독보적 우아함을 지닌 채, 여러분의 마음 깊이 다가갈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1월호 K-에디션 별책(K-edition supplement)으로 만날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오는 12월 23일부터 31일까지 순차적으로 파리 시타디움 코마르탱과 뉴욕 타임스스퀘어 브로드웨이의 대형 전광판, 그리고 서울역사박물관의 K-컬처 스크린을 우리의 옷, 한복의 아름다움으로 물들일 예정입니다. 이 또한 우리가 맞이할 수 있는 경이로움의 순간이 아닐까요. 이렇듯 한겨울의 얼어붙은 몸과 마음에 온기를 더할 훈훈한 순간들은 얼마든지 우리를 ‘오늘’이라는 마법의 순간으로 초대합니다. 연말이니만큼, 잠시 산타클로스를 믿는 어린아이의 순진무구한 마음으로 돌아가보면 어떨까요. 이 시간, 연말의 끝을 잡고 새해의 시작을 맞이하면서 소중한 이들과 덕담을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갖길 바랍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마리끌레르> 편집장 박 연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