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먼 과거나 미래로 떠나는 대신 현재에 머무르기. 요가가 가르쳐준 일상의 지혜.
하루 중 현재에, 또 오늘에 마음이 머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요가를 시작한 뒤로 하루에도 여러 번 습관처럼 되묻게 된 질문이다. 요가를 2년 정도 꾸준히 이어오며 일상에 찾아온 분명한 변화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과거의 어떤 순간을 곱씹는 일, 아직 오지 않은 먼 미래에 대해 골몰하는 일이 어떻게 매일의 불안을 키우는지 조금은 알게 됐다는 것이다. 50분간 이어지는 수업 내내 요가 선생님은 말한다. 스스로의 상태를 알아차리세요. 동작이,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면 그 또한 알아차리세요. 알아차린 뒤에 다시 매트 위로,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하지만 현재 시제로 산다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다. 수련 도중에도 잠시 방심한 사이 온갖 잡념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기 마련이니까. 머리서기는 언제쯤 완성할 수 있을까, 수업 끝나고 뭐 먹지? 그때 내린 선택이 최선이었나? 시제를 마구잡이로 오가며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의 조각들이 집중력을 흐린다. 그렇게 번뇌가 차오르기 시작할 때마다 귀신같이 귀를 뚫고 들어오는 선생님의 주문. 매트를 밟고 있는 두 다리에, 열 발가락에 온 신경을 집중하세요.
그렇게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두 발을 단단하게 내린다. 너무 먼 과거나 미래로 떠나는 대신 지금 내쉬는 숨과 들이마시는 숨에만 집중해보기로 한다. 사다리 자세와 견상 자세를 지나, 런지와 전사 자세로 물 흐르듯 이어지는 빈야사 시퀀스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50분이 훌쩍 지나 있다. 시작할 때와 같이 가슴 앞에서 합장을 하고 3초간 옴- 하고 소리를 내본다.
같은 자세를 반복하고, 처음과 같은 자세로 돌아오는 일. 반복과 회귀를 통해 선명해지는 건 지금, 여기에 있다는 감각이다. 어디에 뿌리내린 채 매일을 이어가고 있는지 희미하게 느껴질 때, 기반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고 느껴질 때. 평평한 바닥 위에 곧게 서 있는 몸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그렇게 매일의 요가를 이어간다. 발 디디고 있는 이 매트의 면적만큼, 딱 이만큼의 공간 안에서는 현재에 머물러보겠다 다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