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패션 위크 기간, 소호 거리에 단 하나의 에르메스 버킨백이 들어있는 인형 뽑기 기계가 설치됐습니다.
‘PAIN’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인형 뽑기 기계가 등장했습니다. 레드 카펫 위에 놓인 그 기계 안에는 단 하나의 에르메스 버킨백이 자리하고 있죠. 수많은 사람들이 기계 앞에 몰려들어 뽑기에 도전하지만 사실 결과는 정해져있습니다. 애초에 잡히지 않게 설계된 기계이기에 누구도 가방을 손에 넣지 못하죠. 이번 설치물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언커먼(Uncommon)의 작품으로, 손에 잡힐 듯 보이지만 결코 닿지 않는 욕망,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집착과 허무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언커먼은 이 작품을 통해 “뉴욕에서 성공을 원한다면 반드시 고통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관객들을 위해 티셔츠, 토트백, 모자, 키 체인, 스티커 같은 굿즈들이 현장에서 판매됩니다. 비록 버킨백 뽑기에 성공할 수는 없지만 기념품을 통해 이번 작품의 아이러니한 메시지를 간직할 수 있죠.
‘PAIN’은 2024년 뉴욕을 떠들썩하게 했던 쥐 모티프 플랫폼 부츠 ‘Ratboot’에 이은 언커먼의 또 다른 도발입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공개된 장편 영화 ‘The Thing with Feathers’,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의 실험적 가구 쇼, 세계적 건축가 헤더윅 스튜디오와의 협업까지, 늘 새로운 무대를 열어온 언커먼은 이번에도 뉴욕을 배경으로 다시 한번 대담한 실험을 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