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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끌레르와 장원영, 미우미우가 또 한 번 만났어요. 오늘은 다소 거칠고 강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촬영했는데 어땠어요? 재미있었어요. 미우미우와 수년 동안 함께하면서 느낀 브랜드의 첫인상은 사랑스러운 면이 강한데, 강한 배경에서 새 컬렉션을 입고 촬영하니까 색다른 기분이 들더라고요. 미우미우의 새로운 매력을 알릴 수 있는 화보인 것 같아요.

이번 커버스토리는 가장 순수한, 그래서 가장 강인한 장원영의 면면을 조명해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 ‘자연스러움’은 어떤 힘을 가진다고 생각해요? 평소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문득 자연스러운 것의 매력이 크게 와닿을 때가 있더라고요. 꾸밈없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 마음을 열게 하고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러움은 누구에게든, 무엇에서든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아이브(IVE)의 두 번째 정규 앨범 <REVIVE+>활동이 마무리되었죠. 이제 지난가을 시작을 알린 월드 투어 <SHOW WHAT I AM>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요즘 월드 투어에서 어떤 새로운 것들을 선보이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이번 활동을 기점으로 세트리스트가 바뀔 예정이거든요. 3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앨범이다 보니 이전에 비해 곡 수가 많은데, 선공개한 ‘BANG BANG’은 아이브의 최근 음악 중 유독 마음에 드는 곡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 더 애정이 가요.

‘BANG BANG’이 음악 방송과 음원 사이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더블 타이틀곡인 ‘BLACKHOLE’과 멤버들의 솔로곡도 화제가 되었어요. 원영 씨의 솔로곡 ‘8’은 어떤 마 음으로 작업했어요?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음악이 있잖아요. 그래서 새로운 곡을 준비할 때면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으로 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좀 달랐어요. 단순하고 직관적인, 어렵지 않아서 다 같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에 끌렸거든요. 그 즐거움이 노래가 가진 궁극적인 힘이 아닐까 싶었고요. 모두에게 ‘쉬움’이자 ‘쉼’으로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트랙을 골랐고, 가사를 직접 썼어요. 숫자 ‘8’이 내포하는 여러 의미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 기호가 되고, 영어로 읽으면 ‘완벽히 소화했다(ate it)’는 말처럼 들린다는 점도 귀여워요.(웃음)

솔로곡에서도, 이전 인터뷰 등에서도 원영 씨의 자기 확신이 느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 확신은 어디에서 비롯되나요?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싶어요. 그게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제 안에 믿을 구석이 있어야 저도 제가 믿어질 테니까요.

최근 한 방송에서 “삶의 주체자는 나”라는 생각을 중시한다고 말한 게 떠오르네요. 당연한 말 같지만, 한편으론 실천하기 어려운 일처럼 느껴져요. 어려울 수 있죠. 그런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다만 흔들리지 않기 위한 저만의 노하우는 있어요. 어떤 상황에 처하든, 깊이 파고들어 고뇌하지 않는 편이에요. 무언가를 문제 삼지 않으면, 그건 문제점이 되지 않잖아요. 단순하게 접근할 때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 같더라고요.

단순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내면의 기반은 무엇인가요? ‘영원한 건 없다’는 말을 굳게 믿어요.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영원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좋은 점에 중점을 두면서 균형을 찾으려고 해요. 우울한 기분이 들면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긍정적인 감정에 집중하고, 다른 좋은 경험에서 나아갈 동기를 얻는 식으로요. 이런 내면의 태도를 기반으로 이 일을 계속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 덕분인지 데뷔 이래 아주 많은 활동을 해왔어요. 지금껏 치열하게 살아왔을 거라 짐작되는데, 스스로 보기에는 어떤가요? 저는 치열하게 사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웃음) ‘치열하다’는 단어가 주는 힘듦이 있더라고요. 물론 힘들지 않은 일은 없고, 의도치 않게 밭은 환경에 놓이거나 온 열정을 쏟아내야 하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겠죠. 저도 그럴 때면 당연히 지쳐요. 하지만 그게 인생 전체를 좌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치열하게 살아야지!’ 하면서 애쓰지 않아요. 다른 사람에게도 치열히 살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고요. 앞으로 자라날 새싹들이 저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 ‘살아남아야만 해’라는 느낌을 절대 받지 않았으면 해요. 저의 낙천적 성향, ‘원영적 사고’에만 영향을 받기를 바라요. 그렇게 각자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지향하면서 나아간다면 좋겠어요.

일상 속 장원영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요? 큰 것보다는 작은 데서 행복을 느끼는 편이에요. 오늘 촬영장에 있던 체리 모양 두쫀쿠는 큰 행복을 주긴 했는데요.(웃음) 평소 퇴근 후에 먹는 맛있는 저녁, 개운한 샤워 등이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더라고요. 하루 중 오로지 나만을 위해 보내는 시간이 짧게라도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나를 지키는 일인 듯하고요. 스스로를 돌보지 않으면, 현재는 괜찮을지언정 언젠가는 탈이 날 거라는 게 암묵적으로 느껴져요. 자신이 소중한 줄 모르다가 결국 스크래치가 난 제 모습을 마주하면 너무 속상할 것 같거든요. 그래서 스크래치가 나기 전에 보호제를 쓰고, 뒤늦게 연고를 바르며 회복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고 해요.

스스로를 존중한다는 사실이 느껴지는 말이네요. 나 자신을 아껴줄 때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달라지는 점이 있어요? 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상(相) 없이 대상을 본다”라는 말을 좋아하거든요. 그 말처럼, 저도 편견 없는 투명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려고 해요. 사람이나 사물의 의미는 제가 부여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여기는 거죠.

하지만 투명한 시선을 가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맞아요. 정말 어려워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죠. 그런데 투명하게 바라보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더라고요. 그 마음 덕분에 서로의 오해가 줄어들고, 서운한 일도 적어질 테니까요.

그런 마음으로 주변 존재들과 함께하는 순간의 가치를 느끼기도 하죠? 그럼요. 흔히 “인생 혼자 사는 거야”라고들 하잖아요. 저도 타인에게 의지하는 삶을 추구하진 않지만, 절대로 혼자 살 수 없다는 생각은 들어요. 홀로 삶을 이끌다가도, 누군가와 정신적으로 끈끈하게 이어진 순간에 받는 힘이 분명히 있더라고요.

마침 아이브의 최근 앨범도 ‘나’에서 시작해 ‘우리’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뤘죠. 끈끈한 연결, 아름다운 연대란 어떤 형태인 것 같아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몇 마디 말만으로 서로를 알아줄 수 있는 편한 사이요. 관계가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순간, 어떤 대화도 진실되게 오가지 못하는 것 같거든요. 관계를 이어가는 시간을 채우기에 급급한 나 자신만 남아 있지 않을까 싶고요. 그 반면에 마음이 통한다고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좀 더 다가가려고 노력하게 돼요. 운명을 믿기 때문인지, 그들이 제가 만나야만 하는 소중한 인연으로 느껴지기도 하고요.

원영 씨에게 가장 소중한 인연은 누구인 것 같아요? 음… 엄마가 떠오르네요, 헤헤. 엄마는 저를 구성하는 일부가 되어주고, 엄마가 사랑해주는 제 모습들을 저도 제일 사랑해요. “우린 전생에 어떤 관계였을까? 분명 뭔가 있긴 했을 거야”라는 얘기를 자주 나누기도 해요. 어젯밤에도 만나서 같이 커피 마시고 수다 떨었어요.(웃음) 엄마는 저에게 필연적인 존재,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의미를 지닌 친구이자 멋진 여성입니다.

‘멋진 여성’은 어떤 여성이라고 생각하나요? 이뤄낸 여성이요. 무언가를 이룬 여성들이 멋있어 보여요. 그게 커리어일 수도, 가족을 지키는 일일 수도 있죠. 무엇이든 스스로 일궈냈다는 게 대단하게 여겨지더라고요.

원영 씨도 지금 무언가를 이루면서 나아가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장원영도 멋진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저는 제가 멋진 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멋져 보이지는 않을지 몰라도, 제가 오늘 계획한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으니까요. 성취의 기준은 상대적이잖아요. 엄청난 게 아니더라도, 소소한 목표를 이룬 것 또한 하나의 성취일 거예요. 이 인터뷰를 읽는 분들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좋겠어요. 자기만의 무언가를 이뤄낸 우리는 다 멋진 여성, 멋있는 사람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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