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4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패션 자선 행사인 멧 갈라(Met Gala)에 한국의 여러 셀럽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예술을 레드카펫 위로, 2026 멧 갈라

1995년부터 시작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의상연구소의 기금 모금 행사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패션 축제, 멧 갈라. 뉴욕에서 화려하게 열린 이번 2026 멧 갈라는 그야말로 ‘작품들의 런웨이’였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코스튬 아트(Costume Art)’. 패션을 단순한 의류가 아닌 조각이나 회화 같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해석하는 데 중점을 둔 만큼, 그 어느 해보다 대담하고 창의적인 패션들이 레드카펫을 수놓았습니다. 여기에 미술관의 새 갤러리 개관과 맞물리면서 이번 행사의 화제성은 더욱 뜨거웠죠. 특히 이번 멧 갈라에는 K-셀럽들이 대거 참석하며 이목을 끌었는데요. 저마다 ‘코스튬 아트’라는 주제를 개성 있게 소화한 그들의 패션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패션과 예술, 그리고 한국의 존재감이 한데 어우러진 뜨거운 뉴욕의 밤이었죠.

멧 갈라에서 모인 블랙핑크 완전체

수많은 팬들이 간절히 기다렸던 블랙핑크의 완전체. 이번 멧 갈라에서는 네 멤버가 각기 다른 브랜드와 함께 자리에 참석해 그들의 거대한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습니다. 수많은 셀럽들 사이에서도 각자, 또 같이 가장 빛나는 그들이었죠.

샤넬의 앰버서더로 오랜 인연을 이어온 제니는 푸른빛 인어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시퀀 드레스로 등장해 현장의 모든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무려 15,000개의 시퀀으로 장식된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의 스페셜 피스로, 540시간에 걸친 장인 정신으로 완성된 칼럼 드레스였죠. 간결한 라인 위에 얹힌 화려한 장식은 제니의 클래식하면서도 다채로운 매력과 맞닿아 완벽한 시너지를 자아냈습니다.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의 디올 드레스를 착용한 지수는 정원 속 꽃들의 향연을 그만의 우아한 분위기로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아름다운 비즈 장식 위로 늘어진 꽃들은 디올 하우스 그 자체를 눈앞에 펼쳐놓는 듯했죠.

반면 로제는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의 블랙 생로랑 드레스를 착용하고 우아하면서도 간결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는데요. 밤하늘보다 더 깊은 블랙으로 고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시에, 목을 감싼 티파니앤코 네크리스와 허리 라인에 얹힌 새 모양의 장식은 현장의 그 어떤 것보다 눈부시게 빛났습니다.

리사는 로버트 운(Robert Wun)의 화이트 시스루 드레스로 등장과 동시에 현장을 압도했습니다. 리사의 실제 팔을 3D로 스캔해 제작한 어깨 장식은 태국의 전통 무용 동작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등장하는 순간 모든 카메라의 렌즈가 그에게로 향했죠. 빛나는 드레스의 디테일은 100만 개가 넘는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탈로 완성했어요. 압도적인 존재감 속에서도 실루엣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은 그는 ‘코스튬 아트’라는 이번 멧 갈라의 주제를 온몸으로 구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에스파 카리나&닝닝의 멧 갈라 데뷔

에스파의 카리나와 닝닝은 이번 멧 갈라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등장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각각 프라다와 구찌의 앰버서더로서 레드카펫에 선 두 사람은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번 주제를 완벽하게 소화해냈죠. 한국의 미와 하이패션의 정수를 동시에 담아낸 두 사람의 첫 멧 갈라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카리나는 한복의 깃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블랙 케이프와 반짝이는 타블리에 네크라인의 화이트 새틴 드레스의 조합으로 단아한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한국의 고유한 미에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 특유의 절제된 세련됨을 더해 동서양의 아름다움을 하나의 룩으로 완성했죠. 여기에 깔끔하게 넘겨 빗은 한국식 쪽머리와 꽃 형태의 머리 장식들로 그 단아함에 마지막 방점을 찍었습니다.

반면 닝닝은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와 함께한 코롤라 블랙 드레스로 레드카펫을 압도했는데요. 플리츠 러플 디테일을 입체적으로 구현해 마치 꽃잎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연출한 이 드레스는 짙고 다층적인 여성성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습니다. 여기에 가장자리를 수놓은 크리스털 자수 마감이 그가 움직일 때마다 은은하게 빛을 발하며 몽환적인 존재감을 완성시켰죠.

@maisonvalentino

사자보이즈의 멧 갈라 등장, 안효섭과 발렌티노

2015년 비 이후 한국 남자 배우로서 11년 만에 멧 갈라에 참석한 안효섭.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남자 주인공 ‘진우’ 역의 성우를 맡아 현재 전 세계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이번 멧 갈라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습니다. 바게트 컷 비즈로 정교하게 세팅된 골드 재킷 위에 레드 실크 스카프를 매치한 룩으로 화려하면서도 단단한 인상을 남겼는데요. 반짝이는 골드의 존재감과 레드의 강렬함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었습니다. 첫 멧 갈라임에도 레드카펫 위에서 흔들림 없이 빛났던 그의 모습은 앞으로의 글로벌 활동을 더욱 기대되게 만들었죠.

Louis Vuitton

4년 만에 멧 갈라로 돌아온 루이비통의 뮤즈, 정호연

2022년 이후 4년 만에 멧 갈라에 돌아온 정호연. 그는 이번 멧 갈라에서 루이비통의 블랙 레더 드레스를 입고 톱모델다운 장악력을 선보였습니다. 밀착되는 보디수트 위에 구조적인 뷔스티에 드레스로 조형적인 실루엣을 완성하고, 그 위 꽃봉오리 형태의 케이지 오버스커트로 마무리한 이 룩은 강렬하면서도 조각 같은 그의 존재감을 고스란히 담아냈죠. 특히 그의 이번 드레스는 2017년 루이비통 봄-여름 패션쇼에서 선보였던 피스를 재해석해 새롭게 탄생시킨 것으로, 수년간 루이비통과 함께해온 정호연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 드레스이기도 했습니다. 그와 루이비통이 함께 써 내려온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더없이 빛나는 무대였죠.

뉴욕의 밤을 빛낸 한국의 존재감

모두가 고대하던 완전체 블랙핑크부터 에스파 카리나와 닝닝, 안효섭, 그리고 정호연까지. 이번 2026 멧 갈라는 그 어느 해보다 한국 셀럽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무대였습니다. 전 세계 수많은 셀럽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레드카펫을 수놓은 가운데, 한국 셀럽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코스튬 아트’, 즉 예술적인 복식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냈죠. 세계 최대의 패션 무대에서 K-컬쳐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알린 이 밤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