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라다의 디렉터, 소메야 신타로가 말하는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가치를 지닌 옷에 대하여.

오블라다(Oblada)의 국내 공식 론칭을 기념해 디렉터 소메야 신타로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셀렉트 숍 비샵(Bshop)에서 진행 중인 팝업 공간에서 만난 그에게 오블라다의 데님과 빈티지, 그리고 옷을 만드는 따뜻한 마음에 대해 물었습니다.



셀렉트 숍 비샵(Bshop)에서 오블라다(Oblada)의 국내 공식 론칭을 기념한 팝업이 진행 중입니다. 이번에 특별히 한국을 찾은 이유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한국 음식을 좋아해요. 콩국수 같은 거요.(웃음) 또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잖아요. 한국을 찾는 해외 팬들에게도 오블라다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비샵과는 오래전부터 깊은 관계를 이어오고 있죠.
맞아요. 사실 한국을 찾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해요. 비샵은 일본에서부터 저희와 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베스트 파트너’거든요. 지난해 한남동에 비샵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팝업을 계획하고 있었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고객들에게 일본 데님의 매력을 제대로 전하고 싶고요.
오블라다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브랜드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맨즈 라이크, 레디스 패션(Men’s Like, Ladies Fashion)’이에요. 남성복이 지닌 실용적이고 견고한 디테일을 여성복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브랜드죠. 예를 들면 데님 포켓이 그래요. 여성복 데님은 포켓이 작게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오블라다는 이와 다르게 남성복 데님처럼 넉넉한 포켓 사이즈를 적용해요. 보기 좋은 옷을 넘어, 실제로 입었을 때 편하고 쓸모 있는 옷을 만들고 싶기 때문입니다.


왜 여성복이었나요?
20년 동안 저희 아버지와 함께 여성복 브랜드 신존(Shinzone)을 운영했어요. 여성복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쌓이는 것이 당연했죠.그리고 남성의 시각에서 만드는 여성복이 어패럴 시장에서 조금 새로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블라다’ 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비틀즈의 노래 ‘오블라디 오블라다(Ob-La-Di, Ob-La-Da)’에서 차용했어요. 소박한 일상을 편안하게 흘러보내며 노래하는 가사처럼, 일상에서 매일 편안히 입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길 바랐어요.
어쩐지, 오블라다의 옷을 보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은 늘 힘들지 않나요? 제가 그래요.(웃음) 그래서 사람들이 월요일 아침마다 오블라다의 옷을 입고 기분 좋게 일주일을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의 옷이 에너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티셔츠의 그래픽 디자인과 데님의 만듦새에 빈티지에 깊은 이해도와 애정이 묻어나요.
10대 시절에 처음으로 리바이스 505 데님 팬츠를 구입하면서 빈티지의 매력에 빠졌어요. 그리고 1998년에 1년간 잠깐 영국에서 유학 생활을 할 무렵에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이끌던 발렌시아가에 한창 빠져서 즐겨 입었는데, 항상 리바이스 빈티지 데님을 매치했던 것 같아요. 잘 어울렸거든요. 그때부터 빈티지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어디에나 매치해도 쿨해 보이는 그런 매력에요.
옷장에 가장 오래토록 남아 있는 빈티지 의류가 뭐예요?
1970년대 초반에 생산된 리바이스 505 ‘빅 E’ 데님 팬츠예요. 남들이 보기엔 낡은 옷일지 몰라도, 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입니다.
빈티지 마니아들에게 빈티지 리바이스 데님은 특별한가 봐요. 특히 ‘빅 E’ 데님이요.
맞아요. 1870년부터 1970년대 초까지 생산된 리바이스 ‘빅 E’ 데님 팬츠는 다른 제품과 엄연히 달라요. 당시의 뛰어난 원단의 퀄리티 덕분에 세월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워싱이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죠.


일본의 오카야마현과 히로시마는 세계 최고의 데님을 생산하죠. 오블라다의 데님도 거기서 시작되고요. 그 지역에서 생산하는 데님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카야마현과 인근에 위치한 히로시마 지역은 로컬 데님 브랜드와 공방이 밀집해 있어요. 실을 고르는 단계부터 염색, 직조, 워싱, 봉제에 이르기까지 데님이 완성되는 모든 과정이 이곳에서 이루어지죠. 오래전부터 데님을 생산해온 지역인 만큼, 특히 워싱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했어요.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을 거치다 보니, 셀비지 데님 한 벌이 고객을 만나기까지 약 2년의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웃음)
일본 생산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해 원단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경우가 많아요. 실을 고르는 단계부터 염색, 직조, 워싱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확인하죠. 옷 한 벌이 얼마나 많은 공임과 복잡한 공정을 거쳐 완성되는지 알기 때문에, 그만큼 퀄리티에 자부심이 있습니다. 또 일본에는 직업 정신과 기술력이 뛰어난 장인들이 많아요. 그분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좋은 옷은 결국 섬세한 기술과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완성된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오블라다의 티셔츠 그래픽 디자인이 흥미로워요.
빈티지 티셔츠를 좋아해요. 1년에 한 번씩은 LA로 떠나서 빈티지 티셔츠를 수집할 정도로요. 그때 봤던 흥미로운 그래픽들을 레퍼런스로 활용하죠.
한국의 패션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해요. 국내 고객에게 오블라다의 진정한 가치를 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게 어려워요. 저에게 알려주면 안 될까요?(웃음)
오블라다의 신념을 믿는 거요.
맞아요. 한국에서 오블라다처럼 천천히 가치를 전하는 브랜드가 자리 잡기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일수록, 옷을 대하는 진중한 태도는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의 가치를 꾸준히 전하는 것. 그것이 오블라다만의 방식입니다.

‘진정성’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마련이죠. 이번 팝업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데님과 쉽게 매치할 수 있는 에센셜한 아이템을 준비했어요. 실 중간중간에 굵고 얇은 부분을 만들어서 빈티지한 질감을 의도한 슬럽 원단의 티셔츠, 체인 스티치로 로고 자수를 더한 티셔츠와 볼캡같은 캐주얼한 아이템이요. 그리고 한국인들은 루스한 데님 팬츠를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아주 큰 사이즈의 데님 팬츠도 준비했어요. 각자의 취향에 맞게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도록요.

오블라다를 처음 경험하는 고객이라면 어떤 아이템을 입어보면 좋을까요?
아무래도 데님이요. 직접 착용해 보면 제가 추천하는 이유를 체감할 거예요. 그래픽 티셔츠도 빠질 수 없고요.
오블라다가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라요?
‘미래의 빈티지’를 만들고 싶어요. 먼 미래에 빈티지 숍에서 우리의 옷이 판매되기를 바라요. 시간이 지나도 어디선가 사랑받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거잖아요. 그것만큼 좋은 게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