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REAK

워치스 앤 원더스의 부스 컨셉트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우아하거나 흥미롭거나. 후자에 해당하는 부스 중 올해 가장 큰 화제를 낳은 브랜드는 단연 율리스 나르당(Ulysse Nardin)이다. 다이얼도, 시침과 분침도, 용두도 없는 신개념 타임피스로 2001년 세상을 놀라게 한 프릭(Freak) 워치의 개발자 루트비히 외슬린(Ludwig Oechslin)에게 찬사를 표하기 위해 이들은 디지털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만든 그의 극사실주의 두상 조형물을 부스 한가운데에 설치했다. 그 질감과 표현이 어찌나 실제 같은지, 매일같이 몰려드는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을 정도. ‘괴짜 워치메이커’라는 애칭이 붙은 이유를 수긍하게 되는 시노그래피였다.

WATCHING COCO

진지하기 그지없는 시계 사이에서 독보적 사랑스러움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코코 게임 롱 네크리스. 올해 공개한 캡슐 컬렉션 ‘샤넬 코코 게임(CHANEL COCO GAME)’에 속한 이 시크릿 워치는 가브리엘 샤넬을 마치 게임 캐릭터처럼 픽셀화한 디자인이 특징이며, 뒷면에 작게 숨겨놓은 다이얼을 통해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TIME IN A SHELL

워치스 앤 원더스의 또 다른 묘미는 올해의 ‘워치 위시 리스트’를 누구보다 빠르게 정할 수 있다는 것. 어떤 스타일에나 어울릴 디자인, 옐로 골드 케이스와 블랙 페이턴트 가죽 스트랩의 클래식한 조화, 그리고 견고한 만듦새로 나의 마음속 쇼핑 카트에 저장된 시계는 바로 까르띠에의 똑뛰(Tortue). 거북이 등딱지의 형태에서 영감 받은 모양새 역시 너무나 인상적이다.

WAY TO LE SENTIER

워치스 앤 원더스의 마지막 날, 예거 르쿨트르의 초대로 르상티에에 위치한 매뉴팩처에 다녀왔다. 한쪽으로는 평온한 주 호수(Lac de Joux)를, 다른 한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접한 이 공간에서 예거 르쿨트르의 타임피스가 장인정신과 기술력뿐만 아니라 이토록 아름답고 고요한 환경, 서로를 향한 작은 배려와 마을의 삶이 주는 평화로움 속에서 탄생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워치메이커의 워치메이커’, 예거 르쿨트르의 역사와 현재 속에서 보낸 하루는 꽤 오래도록 기억에 머물 것 같다.

FLAVORS OF HOME

국경을 넘어 세를 확장하는 K-컬처의 위력 덕분에 2주에 달하는 스위스 출장 내내 고향의 맛을 그리워할 틈이 없었다. 사진은 워치스 앤 원더스 내 프레스룸에서 제공한 김밥, 그리고 스와치 뮤지엄 방문차 들른 비엘의 어느 유러피언 식당에서 마주한 김치와 고기덮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