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미언 허스트가 직접 자신의 작업 세계를 이야기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오는 6월 10일 특별 대담 프로그램 ‘데이미언 허스트와의 대화’가 열립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오는 6월 10일 서울관 MMCA 영상관에서 특별 대담 프로그램 ‘데이미언 허스트와의 대화’를 진행합니다. 이번 대담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와 연계해 마련된 프로그램인데요. 허스트가 직접 참석해 자신의 작업 세계와 예술관, 그리고 최근 회화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눌 예정입니다. 이번 대담이 뜻깊은 이유는 허스트가 자신의 작업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직접 설명하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작품 이미지 자체가 워낙 강렬하다 보니, 사람들은 종종 그의 작업을 ‘충격적인 현대미술’ 정도로만 기억하곤 하죠. 하지만 허스트의 작품을 오래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훨씬 집요하고 철학적인 질문들이 숨어 있습니다. “인간은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왜 끝없이 영원함을 갈망하는가” 그리고 “왜 종교와 과학, 의학과 자본 같은 시스템에 기대어 불안을 통제하려 하는가” 같은 질문들 말이죠.


상어와 해골, 현대미술의 가장 강렬한 장면들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업은 늘 삶과 죽음의 경계를 중심으로 움직여왔습니다. 대표작인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은 바로 그런 질문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실제 상어를 포름알데히드 용액 속에 넣은 설치 작업으로, 공개 당시부터 엄청난 충격을 안겼죠. 살아 있는 듯 생생한 상어를 바라보고 있으면 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됩니다. 분명 죽은 존재인데도 눈앞에서는 여전히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허스트는 바로 그 감각을 통해 인간이 죽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바로 ‘다이아몬드 해골’입니다. 실제 인간 두개골 위에 수천 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이 작품은 공개 직후 전 세계 미술계를 뜨겁게 달궜는데요.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 위에 가장 화려하고 값비싼 보석을 뒤덮는다는 발상 자체가 굉장히 도발적이었기 때문이죠. 동시에 이 작품은 인간이 가진 욕망과 공포를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드러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심과 영원히 존재하고 싶은 그 욕망을 허스트는 작품 안에 노골적으로 담아내죠.

최근 회화 작업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번 특별 대담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허스트의 최근 회화 작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설치미술 작가로 기억합니다. 상어, 해골, 약장 같은 상징적인 작업 이미지가 워낙 강렬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허스트는 최근 몇 년간 회화 작업에 상당히 몰두해왔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서도 런던 작업실 일부를 재현한 ‘작가 스튜디오: 진행 중인 연작’ 섹션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물감이 묻은 바닥과 대형 캔버스, 작업 도구들이 그대로 놓인 공간에서는 허스트가 지금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는지를 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최근 회화 작업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감각적이고 유기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반복되는 패턴과 화려한 색채, 나비와 자연의 상징들이 화면 위를 가득 채우죠. 특히 ‘스핀 페인팅’ 연작에서는 원심력을 활용해 물감을 흩뿌리며 우연성과 에너지를 극대화했는데요. 차갑고 냉정했던 초기 설치 작업과는 또 다른 방향의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번 대담은 허스트가 왜 지금 회화에 집중하고 있는지, 작업 방식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직접 들을 수 있는 흥미로운 자리가 될 전망입니다.

데이미언 허스트의 목소리로 듣는 현대미술
이번 특별 대담에는 작품 뒤에 숨겨진 작가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작가 자신의 언어로 직접 들을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될 전망입니다. 이 밖에도 사회학자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와 송수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도 함께 참여하는데요. 특히 이진경 교수는 이번 전시 도록 집필에도 참여해 허스트 작업 속 ‘죽음과 무상함’, ‘영원성에 대한 욕망’, ‘희생’ 등의 키워드를 분석한 바 있죠. 삶과 죽음, 믿음과 자본이 교차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보다 깊이 있게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장에서는 관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됩니다. 평소 작품을 보며 궁금했던 질문들을 직접 던질 수 있는 드문 기회인 셈이죠.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업은 늘 논쟁적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지나치게 상업적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동시대 인간의 불안을 가장 정확하게 시각화한 작가라고 평가하죠. 하지만 분명한 건 그의 작품이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강렬한 감정과 질문을 동시에 남긴다는 사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