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이 오픈AI와 손잡고 제품 발견, 가상 메이크업 체험, 연구개발, AI 광고까지 뷰티의 다음 장면을 설계합니다.

© L’Oréal 

글로벌 뷰티 그룹 로레알(L’Oréal)이 오픈AI(OpenAI)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뷰티 산업의 생성형 AI 전환에 속도를 냅니다. 로레알은 파리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 비바테크(VivaTech)에서 이번 협업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찾고, 비교하고, 체험하고, 구매를 고민하는 전 과정을 AI 기반으로 새롭게 설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핵심은 ‘제품 발견’인데요. 지금까지 뷰티 소비자는 검색엔진, 브랜드 공식몰, 온라인몰, 리뷰 콘텐츠, SNS를 오가며 제품 정보를 확인해왔죠. 하지만 챗 GPT처럼 대화형 AI가 쇼핑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떠오르면서 브랜드가 소비자 앞에 나타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로레알은 미국 시장에서 랑콤(Lancôme), 케라스타즈(Kérastase) 등 주요 브랜드의 상품 정보가 챗GPT 안에서 더 정확하고 맥락 있게 발견될 수 있도록 오픈AI와 협력하게 됩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검색 결과 상단에 오르는 일만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AI에게 피부 고민, 모발 상태, 사용 목적을 설명했을 때 그 답변 안에 어떤 제품이 어떤 이유로 등장하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오고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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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체험하는 메이크업

이번 협업에서 가장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은 가상 메이크업 체험입니다. 로레알은 메이블린 뉴욕(Maybelline New York)을 시작으로 챗GPT 안에서 가상 메이크업 체험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죠. 소비자는 AI와 대화하며 자신의 피부 톤, 원하는 분위기, 메이크업 상황을 설명하고, 그에 맞는 룩을 실시간으로 적용해 볼 수 있게 됩니다. 로레알은 이미 2018년 증강현실과 AI 뷰티 기술 기업 모디페이스(ModiFace)를 인수하며 가상 메이크업, 피부 진단, 컬러 시뮬레이션 기술을 강화해 왔죠. 이번 협업은 그동안 축적한 뷰티테크 역량을 챗GPT라는 대화형 환경으로 확장하는 움직임으로 보이는데요. 별도의 앱을 켜거나 여러 페이지를 이동하지 않아도, 대화 안에서 제품을 추천받고 얼굴 위에 시각화해 보는 경험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AI 검색 시대의 새 키워드, GEO

로레알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변화는 GEO, 즉 생성형 엔진 최적화입니다. 기존 디지털 마케팅에서 SEO(검색 엔진 최적화)가 검색엔진에 맞춰 콘텐츠를 정리하는 일이었다면, GEO는 생성형 AI의 답변 안에 브랜드와 제품 정보가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만드는 작업이죠. 제품명, 성분, 사용법, 피부 타입, 사용 상황 같은 정보가 더 촘촘하게 정리되어야 AI도 제품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데요. 로레알 최고 디지털 및 마케팅 책임자 아스미타 두베(Asmita Dubey)는 AI 시대의 쇼핑 경험을 설명하며 흥미로운 ‘11분의 역설’을 언급했습니다. AI가 쇼핑을 더 빠르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비자는 대화형 AI 안에서 더 오래 머무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죠. “오늘 날씨는 어떤가요?”에서 “습도는 어느 정도 인가요?”, “그런 날씨엔 어떤 뷰티 제품이 좋을까요?” 등의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제품 탐색은 짧아지는 대신 질문은 더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방향으로 깊어지게 되죠. 피부는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립스틱도 조명과 피부 톤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며, 헤어 케어 역시 모질과 손상도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죠. 그렇기에 대화형 AI와 뷰티의 만남은 꽤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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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연구개발, 콘텐츠 제작까지

이번 파트너십은 소비자 경험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AI 대화 환경에서 광고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할지 역시 실험하는 단계인데요. 소비자가 구매 의도를 드러내는 순간에 맞춰 관련 제품이나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립니다. 동시에 광고 표기, 추천 기준의 투명성, 개인정보 보호 같은 기준 역시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죠.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AI는 조용히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로레알은 오픈AI의 생명과학 특화 모델 GPT-로잘린드(GPT-Rosalind)를 활용해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진행합니다. 성분 조합과 효능 검증,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AI가 연구의 속도와 정밀도를 높이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죠. 콘텐츠 제작 역시 변화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로레알은 내부 생성형 AI 콘텐츠 제작 플랫폼인 크리에이텍(CreAItech)에 오픈AI의 최신 모델을 통합합니다. 브랜드가 쌓아온 시각적 정체성과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환경에 맞는 이미지와 영상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하기 위한 시스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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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뷰티가 넘어야 할 질문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AI 추천이 특정 브랜드에 유리하게 작동한다는 인식이 생기면 소비자 신뢰가 흔들릴 수 있고, 피부나 건강 관련 정보는 개인정보와 민감하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AI가 생성한 제품 설명이 과장되거나 부정확할 경우 규제 리스크도 뒤따를 수 있죠. 그래서 로레알과 오픈AI의 협업은 기술 도입의 속도만큼이나 투명성과 책임 있는 운영 방식이 중요한 프로젝트로 읽힙니다. 한때 뷰티 카운터에서 이뤄지던 상담은 온라인 리뷰와 튜토리얼 영상으로 옮겨갔고, 이제 다시 대화형 AI 안에서 새로운 형태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 상담원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화의 맥락을 이어가고, 얼굴 위에 컬러까지 입혀볼 수 있다는 점이죠. 립스틱 하나를 고르는 일이 이렇게 미래적인 장면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로레알과 오픈AI가 그리는 뷰티의 다음 챕터는 이미 챗창 안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