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랜도 노리스가 2026 F1 헝가리 그랑프리에서 예선과 결승을 모두 석권하는 '폴 투 윈'으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 데뷔 후 오랜 무관의 시간을 거쳐 월드 챔피언에 오른 그는, 이번 우승으로 다시 한번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입증했습니다.
- F1은 드라이버의 기량뿐 아니라 전략과 기술력이 승부를 좌우하는 스포츠로, 전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디펜딩 챔피언’ 랜도 노리스가 헝가리에서 압도적인 질주를 펼치며, 좀처럼 잡히지 않던 이번 시즌 첫 승을 마침내 손에 넣었습니다.


랜도 노리스, 헝가리 그랑프리 ‘폴 투 윈’으로 시즌 첫 우승!
지난 26일(한국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모조로드의 헝가로링에서 2026 F1 시즌 11라운드 헝가리 그랑프리가 펼쳐졌습니다. 예선 마지막 주행에서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하며 폴 포지션을 확보한 랜도 노리스(Lando Norris)는 결승에서도 1시간 39분 56초 18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종료를 알리는 체커기를 받으며 ‘폴 투 윈(Pole to Win, 예선 1위로 폴 포지션을 차지해 출발한 뒤 해당 레이스에서 우승까지 하는 것)’을 완성했는데요. 출발 직후 팀 동료 오스카 피아스트리(Oscar Piastri)에게 잠시 선두를 내주는 장면도 있었지만 두 번째 피트 스톱(pit stop, 경주 중 차량이 피트 구역으로 들어가 재급유, 타이어 교체 등을 위해 잠시 정지하는 것)을 여섯 바퀴 늦추는 전략으로 다시 선두를 되찾았습니다. 이후 그는 흔들림 없는 페이스를 유지해 2위 막스 페르스타펜(Max Verstappen)을 15초 넘는 격차로 따돌리며 홀로 결승선을 통과했죠. 이는 지난해 11월 상파울루 그랑프리 이후 거둔 랜도 노리스의 첫 승이자, 맥라렌에게도 이번 시즌 첫 그랑프리 우승이었습니다. 그는 경기 후 “오늘 페이스는 지금까지 보여준 것 가운데서도 손꼽힐 만큼 좋았다. 다시 숫자 1을 보게 돼 기쁘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습니다.


7년 만의 챔피언에서 시즌 첫 승까지, 랜도 노리스가 걸어온 길
이번 우승이 유독 뜻깊게 다가오는 이유는 랜도 노리스가 걸어온 길 때문입니다. 1999년생인 그는 2019년, 만 19세의 나이로 맥라렌 소속 F1 드라이버로 데뷔했는데요. 데뷔 이후 꾸준히 포디움(podium, 결승 순위 3위 이내에 들어 시상대에 오르는 것)에 오르며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이상하리만치 첫 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아 한동안 ‘우승 없는 최다 포디움’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달고 다녀야 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바뀐 건 2024년 마이애미 그랑프리. 데뷔 110경기 만에 생애 첫 승을 신고한 그는 이후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며 시즌 4승을 쌓았고, 최종 순위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마침내 자신의 이름 앞에 ‘월드 챔피언’이라는 수식어를 새겼죠. 시즌 7승과 포디움 18회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데뷔 7년 만에 생애 첫 드라이버 챔피언에 등극한 것인데요. 하지만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새 시즌 들어 메르세데스의 신예 키미 안토넬리(Kimi Antonelli)가 폭풍 성장하며 앞서 나가는 사이, 정작 우승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맞이한 이번 11라운드 헝가리에서, 랜도 노리스는 통산 12승째이자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디펜딩 챔피언다운 클래스를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습니다.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된 모터스포츠
한 대의 머신을 둘러싼 이 치열한 경쟁이 매 시즌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속 350km를 넘나드는 속도와 내부 온도 50도에 가까운 머신 속에서 레이스 한 번에 2~3kg의 체중이 빠질 만큼 극한의 체력을 소모하는 드라이버들. F1은 이렇게 최첨단 공학 기술과 인간의 한계가 맞부딪히는 스펙터클한 스포츠인데요. 여기에 단 2초 만에 이루어지는 피트 스톱 전략, 타이어 마모도와 날씨까지 계산해야 하는 팀 간의 지략 싸움까지 더해지며 매 순간이 하나의 드라마가 됩니다. 20명의 드라이버만이 설 수 있는 이 무대에서 0.012초 차이로 폴 포지션의 주인이 갈리고, 단 한 번의 피트 스톱 타이밍이 우승과 순위 밖을 가르는 장면들은 각본 없는 스포츠가 줄 수 있는 긴장감의 정점을 보여주죠. 실제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본능의 질주(Drive to Survive)’는 이 치열한 경쟁과 그 이면에 숨겨진 드라이버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전 세계에 전하며 신규 팬층을 대거 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기술과 인간, 그리고 각본 없는 드라마가 한데 얽힌 스포츠이기에, F1은 레이싱 마니아들만의 취향을 넘어 전 세계 셀럽과 팬들이 함께 열광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랜도 노리스의 이어지는 질주
헝가리 그랑프리에서의 이번 랜도 노리스의 우승은 단순한 1승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견디며 좀처럼 나오지 않던 승리를 폴 투 윈이라는 가장 완벽한 방식으로 되찾았다는 것, 그리고 그 승리가 각본 없는 드라마로서 F1이라는 스포츠가 가진 매력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다는 것. 이 두 가지가 그의 이번 질주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죠. 시즌 상반기 내내 그를 짓눌렀던 부담감을 걷어내고, 그와 맥라렌이 다시 왕좌를 향해 반격할 준비가 되었음을 알린 레이스였습니다. 내달 21일, 네덜란드 잔드보르트에서 재개될 하반기 챔피언십 경쟁에서 이 기세를 몰아갈 랜도 노리스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