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같은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고점 너머로 나아가는 너드커넥션의 지금.

너드커넥션, 파도의고점, 인터뷰
너드커넥션, 파도의고점, 인터뷰

7월 3일, 여름 한가운데 세 번째 EP <파도의 고점>을 공개했어요.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앨범에 대해 어떤 마음이 남아 있나요?

영주 발매 직후부터 많은 분들이 천천히 곱씹으며 들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앨범의 사운드처럼 마음에 은은하게 남을 앨범이에요.

재현 반응을 살펴보니 잘 들어주고 계신 거 같던데, 하루빨리 라이브로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이번 앨범에서는 강렬한 록 사운드보다 한층 담백하고 여유로운 결로 표현했다고요. 힘을 덜어내는 쪽으로 나아가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승원 이번 앨범에는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욱 솔직하게 담으려 했어요. 지금의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하면서 사운드적인 면에서 자연스럽게 힘을 빼게 됐죠.

영주 굉장히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어요. 함께 의논하거나 계획한 건 아니지만 멤버들 모두 어렴풋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앨범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었죠. 그렇게 최대한 꾸미지 않은 지금의 너드커넥션을 표현하다 보니 앨범이 완성됐어요.

앨범의 이름, <파도의 고점>이 인상적이에요. 고점은 그 순간에는 알기 어렵고, 지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알아차리기도 하잖아요. 너드커넥션으로서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봤을 때 고점이었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나요?

영주 저희 팀의 고점은 한 번뿐인 변곡점이라기보다 파도처럼 여러 차례 찾아왔던 것 같아요. 그중 하나를 꼽자면 2018년 독일 타우베르탈 페스티벌 무대에 한국 대표로 함께 올랐던 순간이 가장 선명하게 떠올라요. 모두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 경험이었거든요.

승원 이번 앨범의 작업 기간만 두고 보면, 발매 당일이 가장 고점이었던 것 같아요. 작업하는 내내 과연 좋은 앨범을 만들고 있는가에 대한 의심이 많았어요. 페스티벌과 공연 문화가 다시 활기를 띠는 시점에 차분한 음악을 내놓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고점을 지나온 지금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이번에도 결국 해냈으니, 앞으로는 우리가 어떤 음악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Sunset’과 ‘타다 남은 별’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택했는데요. 여섯 곡 중 두 곡을 고르기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합니다.

영주 타이틀곡을 정하는 건 이번뿐만 아니라 늘 어려웠어요. 활동을 위해서라기보다 하나의 작품으로서 앨범을 내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타이틀곡은 앨범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선 이 두 곡부터 들어보세요’라고 제안하는 셈이죠. 여러 의견이 오갔지만… 사실 1번과 2번 트랙으로 배치하면 더 많이 듣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웃음)

연태 맞아. 별의별 의견이 왔다 갔다 했었지. 그런데 신중할수록 끝이 없더라고요. 

서로 다른 의견을 어떻게 수렴하는 편인가요?

영주 시간이 해결해 주는…

승원 데드라인이 가까워지면 한 두 명씩 포기하면서 의견이 모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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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 리스트를 보면 해, 별, 달과 같은 천체가 곡 제목에 등장하는 점이 눈에 띄어요. 천체를 제목에 담은 이유가 있다면요?

영주 ‘Sunset’이라는 곡이 이번 앨범에서 중심이자 기준점이 됐어요. 승원이 형이 가져온 데모에서 출발했는데, 처음부터 제목이‘Sunset’이었거든요. 이 곡을 시작으로 다른 곡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천체를 가사와 제목에 자연스럽게 녹이게 됐죠.

승원 이번 앨범의 주된 정서가 무력함과 두려움이에요. 두 감정을 떠올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주가 연상됐어요. 일상을 살다 보면 문득 광대한 우주 앞에서 내가 한낱 미물처럼 느껴지거나,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무력해질 때가 있잖아요. 그런 심상을 우주 속 천체의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었죠. 

연태 천체를 바라보며 서로 다른 감상을 나누는 걸 좋아해요. 같은 하늘을 보더라도 각자의 마음이나 상황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잖아요. 듣는 사람마다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이번 곡들도 천체와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멤버들 전부 천체를 좋아하는 거 같은데…

영주 재현 군도 천체 좋아하시나요?

재현 좋아하죠.(웃음)

‘Sunset’ 퍼포먼스 비디오는 ‘일몰’이라는 제목과 달리 해가 떠오를 무렵의 장면이 담겼어요. 새벽부터 속초로 향해 촬영했다고요.

재현 다들 밤을 새우고 출발했어요.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정신이 몽롱한 상태였죠.

연태 덕분에 저희와 곡의 텐션이 비슷해졌어요. 나른한 느낌으로.

영주 맞아. 새로운 경험이었어. 영상에서도 곡의 오묘한 분위기가 느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의도한 대로 잘 담긴 것 같아요. 어쩌면 그 시간대에 촬영을 잡은 스태프들의 큰 그림이었을지도 모르죠.(웃음)

부산을 시작으로 여러 도시를 잇는 전국 클럽 투어가 7월 25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하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영주 팬들에게 받을 에너지요. 클럽에서 공연한 적은 많지만, ‘클럽 투어’는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관객과 더 가까이 호흡하는 만큼 더 큰 에너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어요.

연태 기존 곡들과 이번 신곡들이 어떻게 어우러질지가 궁금했어요. 모두 저희가 만든 곡이지만,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결이 조금씩 다르잖아요. 서로 내외 안 하고 잘 어울리면 좋겠습니다.(웃음)

재현 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달에게 물어봐’의 라이브 무대요. 무대에 올렸을 때 매력이 더욱 살아날 곡이거든요. 지금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요.

남은 여름을 더욱 뜨겁고 바쁘게 보내실 것 같은데요. 앞으로 이 계절이 어떻게 기억될까요?

연태 올해 들어 유독 멤버들과 붙어 지낸 시간이 많았어요. 투어까지 잘 마무리하고 나면, 이번 여름은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든 계절로 남을 거 같아요.

영주 그러고 보니 투어를 마치면 여름도 끝나겠네. 저희와 함께 파도를 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재현 2026년 여름은 <파도의 고점>.

너드커넥션, 파도의고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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