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을 위해 120으로 달려가는 사람. 민호의 뜨거움, 그 에너지로 완성한 새 음악 <Make it hot>.

NEU_IN, 약지에 낀 실버 링 eoustudio, 소지에 낀 실버 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늘 야외 촬영을 하는데 비 예보가 있어서 걱정했거든요. 내내 맑아서 다행이긴 한데, 너무 더웠죠?

이게 더 좋죠. 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특히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오히려 더운 게 나아요. 열을 쉽게 빼앗기는 체질이라 비보다는 무더위가 괜찮아요.

늘 솔로 앨범은 한겨울에 냈는데, 이번 앨범은 처음으로 여름에 공개할 예정이에요.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Make it hot’이 먼저였나요? 아니면 여름과 어울리는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나요?

후자가 먼저였어요. 계속 겨울에만 냈으니 한 번은 여름에 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시기와 잘 맞아떨어진 음악을 만난 거죠.

생일이 12월이죠. 그래서 겨울에 내는 솔로 앨범은 나에게도, 팬들에게도 ‘선물’이라는 표현을 했었는데, 이번 앨범에는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요?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확장’인 것 같아요. 연차가 쌓이고, 경험치가 늘어나면서 딜레마에 빠질 때가 있어요. 부족한 게 무엇인지, 잘하는 건 무엇인지 잘 알기 때문에 답이 확실한 길로만 가려는 거죠.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이미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렸고, 그래서 뻔하지 않은 새로움을 찾아야지 하면서도,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어떤 건지 알기 때문에 더 갇히게 될 때도 있거든요. 재작년에 솔로로 첫 콘서트를 한 후에 이제 꾸준히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좋아하고 잘하는 것만 하면 무조건 한계가 오겠다는 자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탈피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다양하게 반대 지점에 있는 것부터 찾아보자, 좀 부족하고 자신이 없더라도 과감하게 시도를 많이 해보자 하며 노력한 것이 이번 앨범에 모두 담겨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확장이라 말할 수 있는 앨범이에요.

‘확장’은 이번 앨범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과감한 시도를 해낸 자신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할 거예요.

맞아요. 작업하면서 역시 해보지 않고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그간 ‘나는 열려 있어’라고 생각만 했지, 막상 큰 결정을 할 때는 스스로를 가둬둔 부분이 있었다는 걸 깨달은 거죠. 그러면서 저라는 사람 역시 확장된 것 같아요.

복슬복슬한 카디건 Acne Studios, 팬츠 NEU_IN, 선글라스 Prada x Gentle Monster, 실버 링 eoustudio,
안에 입은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Make it hot’이라는 제목에서부터 가열찬 에너지가 느껴져요. 어떤 음악인가요?

느껴지는 그대로예요. 짧고 굵게 뜨겁다, 그게 딱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이 곡을 타이틀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듣자마자 이건 타이틀이다 싶었어요.(웃음)

여지 없이요?

네. 좋은 곡은 초반 몇 초만 들어도 느낌이 오는데, ‘Make it hot’이 그랬어요. 후렴 시작하려는 순간 더 들을 필요 없겠다, 이거다 싶었어요. 무대에 대한 아이디어도 이것저것 떠오르면서 이 곡으로는 해볼 수 있는 게 많겠다 싶었던 거죠.

공연을 기대하게 만드는 말인데요?

저를 비롯해서 SM 아티스트들의 힘이 공연에서 발현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앨범을 준비하면서 무대를 염두에 두죠. 음악 자체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비주얼과 퍼포먼스가 합쳐진 무대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짠 하고 공개하는 시점이 남아 있으니 아직 구체적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웃음)

팬츠 stu, 실버 링 Engbrox, 실버 브레이슬릿 eoustudio, 화이트 테리 소재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연기나 예능, 유튜브 등 활동의 범주가 다채로워지고 있어요. 그럼에도 ‘나의 출발점이자 코어는 결국 음악이다’라고 선언하는 것이 솔로 앨범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의 코어이자 평생 가져갈 것은 ‘샤이니’이고, 솔로 앨범은 팬들을 위한 이벤트로 시작된 거예요. 실은 2년 전에 정규 앨범을 내고 공연하면서, 당분간은 솔로 앨범을 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제 스스로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죠. 그러니까 모든 걸 갈아 넣자는 각오로 최선을 다했는데, 그렇게 오롯이 저의 것을 만들고 나니 뭔가 다른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팬들의 응원과 지지가 저를 바꿔놓은 거예요. 또 하나의 열망이 생긴 거예요. 그간 느끼지 못한, 예상치 못한 새로운 성장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그래서 계속해보고 싶다, 나의 코어로 가져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결론은 팬들 말을 잘 들어야겠다.(웃음)

그것이 다 약이 되고 살이 되고.(웃음)

진짜 약이 되더라고요. 제가 뭐든 잘 안 바뀌는 편인데, 저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존재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그래서 그분들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게, 지금 저의 신념이 됐어요. 음악이든, 무대든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써서 봐주는 이들이 없이는 완성될 수 없잖아요. 가끔 우스갯소리로 “아니, 왜 아직까지 우리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 거야”라는 말을 하는데, 진짜 좀 신기해요. 그러니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20대 때보다 기운을 내야 하고, 꿈을 좇던 연습생 때만큼 노력해야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렇게 쏟아부어야 계속하지 못하는 순간이 와도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아요.

니트와 팬츠 모두 NEU_IN,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첫 솔로 앨범 공개를 앞두고 만났던 4년 전에도 지금도, 건강하고 성숙한 태도는 그대로네요. 어떻게 그리 단단하게 같은 태도를 견지해온 건가요?

어릴 때는 부모님 영향이 가장 컸고, 이후에는 운동을 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를 잘 다스리려고 해요. 살다 보면 부정적인 기운이나 생각이 아예 없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이를 빨리 자각하고, 덜어내어 건강하게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같아요.

일종의 연습인가요?

연습이라기보다는 생각의 정리가 맞는 것 같아요. 좋지 않은 점이 발현된 날이 있으면, 그날 바로 다음부터는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같은 상황에서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식으로요.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쌓이니까 저 자신이 더 단단해지는 것 같고, 그래야 저와 일하는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같이 일하는 분들이 일하면서 즐겁고 그 과정에서 얻는 게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결과 못지않게, 좋은 과정을 만들고 싶은 거죠. 과정을 중요시해야 도태되지 않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으면서 성취감도 크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솔선수범해서 움직이려고 해요. 다만 너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계속 저라는 사람을 갈고닦는 중이에요.

이보다 건실하고 부지런한 삶이 또 있을까 싶네요. 새삼 제 삶을 돌아보게 돼요.(웃음)

그렇지 않아요. 부지런해 보이는 거지. 사실은 되게 게으르다는 걸 알기 때문에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해서 부지런해 보일 뿐이에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만 해도 매번 사투예요. 그냥 오늘 쉴까, 매일 그래요.

그렇지만 결국 일어나는 사람이잖아요.

진짜 성실한 사람은 그런 고민도 없이 발딱 일어날걸요? 저는 아직도 알람을 1분 간격으로 맞춰두는데도, 30분씩 걸려요. 진짜 죽을 맛이에요.(웃음)

그럼에도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일도 하는 삶을.

오늘은 안 하고 왔어요. 날이 너무 더워서 한바탕 뛰고 나면 촬영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나가지 않았어요.

운동을 거르는 날도 있긴 하네요.

촬영 끝나고 가야죠. 안 간다는 말은 아니었어요.(웃음)

브이넥 니트 톱, 안에 입은 터틀넥 니트 톱, 팬츠 모두 Ferragamo.
스트라이프 셔츠 Ami.

앨범 공개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100을 가득이라 했을 때,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비축해두었나요?

저는 항상 100이 가득이라면 120을 비축해둡니다.

그래야 실전에서 100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렇죠. 그렇게 해야 100이 겨우 나올까 말까예요. 100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최소한 120의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거죠.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거죠?

다 하면 됩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