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텔라 맥카트니가 바다의 아름다움과 해양 생태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2027 S/S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 인어공주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티저와 데이비드 아텐보로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해 바다를 바라보는 인간의 모순적인 시선을 짚었습니다.
- 유기적인 실루엣과 바다를 닮은 컬러, 파도와 산호를 떠올리게 하는 디테일로 바다와 해양 생물의 아름다움을 표현했습니다.
동화처럼 아름답게 시작된 스텔라 맥카트니의 쇼, 그 안에 담긴 바다를 향한 진심.
인어공주 애니메이션으로 시작된 바다를 향한 질문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간), 파리 패션위크에서 스텔라 맥카트니의 2027 S/S 여성복 컬렉션이 공개됐습니다. 쇼는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자아냈는데요. 영상은 우리가 어린 시절 즐겨보던 고전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체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어망에 걸려 끌어 올려지는 바다 동물들을 갈매기가 발견해 인어에게 알리고, 인어가 그물을 끊어 친구들을 구해내는 짧은 이야기가 담겼죠.
런웨이는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방송인 데이비드 아텐보로(David Attenborough)가 내레이션을 맡은 2025년 다큐멘터리 ‘오션(Ocean with David Attenborough)’의 프롤로그로 문을 열었습니다.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생태적 중요성을 조명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육지가 아님을 일깨우며 큰 반향을 일으킨 화제작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이어받은 스텔라 맥카트니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바다를 인간만을 위한 자원이 아닌, 저마다의 삶을 지닌 생명들의 세계로 바라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우리는 광활하고 신비로운 바다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찬양하면서도, 동시에 바닷속 생물들을 매일 포획하고 먹죠. 마치 바다가 가진 그 가치와 바다 속의 생물들을 먹는 행위는 관계가 없는 별개의 일인 것처럼요. 이 모순이 옷 위로 고스란히 옮겨진 스텔라 맥카트니의 이번 2027 S/S는 관객들에게 불편한 진실을 다시 상기시켜주며 선명한 질문을 완성해냈습니다.








유기적인 실루엣과 바다를 닮은 컬러웨이
쇼의 실루엣은 바다와 해양 생물에서 가져온 유기적인 곡선과 유연한 드레이핑이 두드러졌습니다. 퍼스트 룩은 웨이스트라인에 스트링 디테일로 볼륨을 넣어 벌룬처럼 부풀린 미디 드레스. 마치 바다 표면을 연상케 하는 일렁이는 벌룬 디테일과 여유로운 핏, 가벼운 질감을 자랑하는 포플린 소재, 그리고 부드러운 크림빛의 아이보리 컬러로 바다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완성했습니다. 이어서 블랙, 부드러운 핑크, 베이지 등 차분한 컬러들로 연결된 여유로운 룩들은 모델들의 걸음과 함께 자연스럽게 흩날려 바람의 결을 더했습니다. 쇼는 페일 민트 컬러의 보디 수트와 탑이 등장하며 더욱 활력이 생기는데요. 마치 붉게 물든 노을빛에 비춰진 반짝이는 윤슬이 생각나는 그라데이션 글리터 보디 수트와 생동감 넘치는 바다의 움직임을 표현한 비비드한 블루 탑, 아름다운 산호초의 컬러를 닮은 코랄 컬러의 코트가 등장하며 컬렉션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이후 여러 번 등장하는 짙은 브라운 컬러들은 바다의 깊이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요. 스텔라 맥카트니 특유의 실용성과 위트를 살리면서도 동시에 바다의 역동성이 결합된, 감각적인 컬러 웨이였습니다.







디테일 속에 녹아든 환경 메시지
디테일 곳곳에는 이번 컬렉션이 던지는 메시지가 보다 직접적으로 녹아 있었습니다. 카라와 드레스 밑단, 혹은 프론트 전체에 파도를 닮은 입체적인 장식이 더해졌고, 니트에는 산호를 닮은 구불구불한 텍스처가 자리 잡았습니다. 이어서 여러 드레스의 드레이프와 섬세한 플리츠 디테일들은 우리가 아는 그 바다 표면의 결을 떠오르게 했고요. 관객들의 시선을 가장 사로잡은 프린팅 티셔츠나 팬츠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유년 시절 바닷가에 놀러 갔을 때 기념 티셔츠를 사 와본 적이 있다면, 이번 스텔라 맥카트니의 컬렉션이 그 향수를 불러오게 만들 것입니다. 사두고 몇 번 입지 않았던, 그 귀엽지만 촌스러운 돌고래와 해변 프린팅이 더욱 아이코닉하게 다시 태어났으니까요. 돌고래 드레스와 티셔츠는 다른 피스와 결합되어 새롭게 업사이클링되었고, 노을 진 해변이 프린팅된 데님 팬츠를 비롯한 이번 컬렉션의 모든 팬츠들은 재활용 소재로 제작되어 스텔라 맥카트니가 이어온 지속 가능성에 대한 오랜 원칙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습니다. 디테일부터 이를 만드는 방식도 모두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죠.
아름다움으로 완성한 바다를 향한 찬사
스텔라 맥카트니가 이번 쇼에서 보여준 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옷이 아니었습니다. 유기적인 곡선과 바다를 닮은 컬러, 산호와 윤슬의 디테일 하나하나는 그 자체로 바다를 향한 찬사였어요. 그리고 이 모든 아름다움이 재생 폴리에스터와 데드스톡 같은 지속 가능한 소재로 완성됐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바다를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예찬하는 동시에, 그 바다를 오염시켜 온 인간의 욕심을 조용히 되돌아보게 만들었죠. 2001년 브랜드를 시작한 순간부터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던 그의 신념은, 이번 시즌 역시 패션이라는 가장 설득력 있는 언어로 다시 증명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