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마리봇의 요점 정리
  • 발렌시아가가 ‘자유의 산호’를 주제로 쿠튀르의 정교함과 일상의 편안함을 결합한 2027 S/S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 산호를 연상시키는 오렌지를 비롯해 비비드한 블루와 핑크, 틸 그린 등의 컬러와 다채로운 텍스처로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레더 재킷과 셔츠, 트렌치코트 같은 일상적인 아이템에 쿠튀르적 요소를 더하며 자신만의 발렌시아가를 그려냈습니다.

오트 쿠튀르와 일상이 공생하는 순간, 발렌시아가가 그려낸 자유의 빛깔.

산호처럼 피어난 발렌시아가의 메시지

지난 10월 1일(현지 시간), 파리의 테니스 클럽 드 파리에서 발렌시아가의 2027 S/S 컬렉션이 공개됐습니다.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Pierpaolo Piccioli)가 하우스에 합류한 뒤 세 번째로 선보이는 무대였죠. 이번 쇼의 제목은 ‘자유의 산호(Les Coraux de la Liberté)’. ‘움직임’의 자유와 ‘선택’의 자유를 뜻하기도 하는 이 주제는, 역설적으로 홀로 설 수 없는 산호에게서 그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산호는 동물(자포동물)에 속하지만, 스스로 광합성을 하지 못해 미세조류와 공생해야만 비로소 제 색을 드러낼 수 있는데요. 급변하는 해양 환경과 기후 변화 속에서도 산호초 생태계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동력이 혼자가 아닌 ‘함께함’에 있었다는 사실에서 쇼의 배경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서로를 지켜주고,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지 않고서는 그 무엇도 홀로 피어날 수 없다는 그 사실 말이죠.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이 하우스 역시 정형화된 공간이 아닌 살아 숨 쉬는 하나의 생태계로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쇼장 한가운데 놓인 작품은 그 시선에 구체적인 형태를 입힌 결과물이었고요. 새하얀 공간에 매달린 텍스타일 아티스트 오드 프랑주(Aude Franjou)의 거대한 산호 작품은 아름답고도 거대해, 현장의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오트 쿠튀르의 정교한 기법이 일상복 곳곳에 스며든 이번 컬렉션 역시, 서로 다른 존재가 어우러져야 빛나는 산호의 모습과 꼭 닮아 있었죠.

오트 쿠튀르가 스며든 발렌시아가의 일상

컬렉션은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Cristóbal Balenciaga)의 바스크 실루엣을 오마주한 룩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코르셋처럼 잘록한 웨이스트 라인, 스캘럽 엣지로 다시 퍼지는 쿠튀르적 실루엣은 클래식한 화이트 셔츠와 만나 단숨에 일상적인 느낌으로 바뀌었죠. 여기에 부드러운 크림 컬러의 팬츠를 매치해 세련되면서도 더욱 감각적인 퍼스트 룩이 완성되었습니다. 이후 케이프나 코쿤 형태의 재킷, 둥글게 부푼 벌룬 팬츠, 페더 스커트 등 다양한 형태를 만난 화이트 컬러는 비비드한 블루와 핑크, 틸 그린 등으로 점차 대담하게 변해 갔는데요. 그중에서도 산호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오렌지는 런웨이 곳곳에서 등장해 쇼장을 생동감 넘치는 바다 속 생태계로 완성했습니다. 텍스처에서도 산호의 형상은 이어졌습니다. 수많은 마름모 형태의 비즈를 이어붙여 프린지처럼 만들어낸 드레스는 모델이 걸을 때마다 유기적인 생동감을 더했고, 길거나 짧거나 혹은 뒤로 갈수록 늘어지는 형태의 페더 스커트 역시 다양한 모습으로 일렁였죠. 하늘거리는 시폰과 얇은 저지 소재들은 물결에 흔들리는 산호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고, 블랙 컬러의 반짝이는 시퀸 드레스는 바다의 깊이감과 신비로운 어둠을 보여주었고요. 다만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이 극적인 실루엣들에 우리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레더 재킷이나 셔츠, 트렌치 코트, 그리고 보머 재킷 등을 섞어 쿠튀르와 일상의 공존을 만들어냈습니다. 라스트 룩으로 등장한 속이 환히 비치는 하이넥 시폰 드레스 역시 오트 쿠튀르의 섬세한 손길과 신체를 숨쉬게 하는 가벼움이 하나로 엮여, 컬렉션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긴 봄과 여름을 완성했죠.

발렌시아가 쇼장에 등장한 더보이즈 주연과 노윤서

이날 쇼장에는 더보이즈의 주연과 배우 노윤서가 참석해 많은 시선을 모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이전부터 발렌시아가의 쇼에 여러 차례 참석했던 만큼, 이날도 하우스가 사랑하는 글로벌 아이콘다운 존재감을 보여줬는데요. 주연은 대형 레더 카라가 돋보이는 블랙 재킷 안에 니트나 집업을 여러 겹 매치해 캐주얼하면서도 시크한 무드를 완성했습니다. 그가 평소 보여주던 여유로운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는 룩이었죠. 노윤서는 풍성한 볼륨과 넥라인의 타이 디테일이 돋보이는 레더 소재의 재킷을 택했습니다. 여기에 매치한 블랙 팬츠와 포인티드 토 슈즈는 입체적인 재킷에 세련됨을 더했고요. 일상의 요소에 쿠튀르적 호흡을 불어넣는다는 이번 시즌의 철학을 두 사람 모두 각자만의 디테일로 보여주었습니다.

@ balenciaga 발렌시아가 인스타그램.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가 그리는 다음 발렌시아가는?

이번 컬렉션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가 발렌시아가에서 자신의 방향을 더 선명하게 그려냈다는 데 있습니다. 하우스에 합류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도 그는 쿠튀르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바라보는 태도를 놓지 않았고, 그 정교한 손길을 데님과 티셔츠, 가죽 재킷 같은 일상의 언어로 옮기는 작업을 계속해 나갔습니다. 역사와 기대에 짓눌리기보다 한결 가벼워진 이번 시즌의 룩들은 서로 다른 존재가 공생해야만 비로소 고유의 색을 틔운다는 ‘산호’의 메시지를 그대로 닮아 있었죠. 발렌시아가다움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이 실험이 앞으로 어떤 색으로 번져갈지, 그의 다음 시즌이 궁금해집니다.

Q&A
AI 마리봇의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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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가의 바스크 실루엣은 잘록한 허리와 넓게 퍼지는 스커트, 구조적인 어깨선​이 특징으로, 스페인 전통 의상의 강한 윤곽을 현대적인 쿠튀르 실루엣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말합니다.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 의상의 볼레로 재킷과 코르셋처럼 몸을 잡아주는 구조, 풍성한 스커트 등의 요소를 자신의 디자인에 활용했는데요. 이러한 조각적인 실루엣은 발렌시아가 특유의 여성적인 볼륨과 건축적인 형태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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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 프랑주는 섬유를 평면적인 직물에 머물게 하지 않고 입체적인 조각으로 만드는 작업을 전개합니다. 미술사를 공부한 뒤 파리의 뒤페레 응용미술학교에서 태피스트리를 배운 그는 식물의 뿌리와 덩굴, 산호처럼 자연에서 발견되는 유기적인 형태를 주요 모티프로 삼는데요. 특히 리넨 섬유를 같은 소재의 실로 반복해서 감싸며 형태를 쌓아 올리는 ‘조각된 리넨(sculpted linen)’ 기법을 발전시켜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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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2025년 7월부터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으며, 이전 뎀나 바잘리아 시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하우스의 여성복과 색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2026년 첫 쿠튀르 컬렉션부터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아카이브를 적극적으로 들여다보면서도 강렬한 컬러와 섬세한 장식을 활용했으며, 2027 S/S에서는 보다 가볍고 일상적인 옷까지 그 범위를 넓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