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드레아스 크론탈러가 지난 여름의 무더위에서 출발한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2027 S/S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 이번 쇼는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인연을 맺어온 자선 단체 ‘바디 앤 소울’과 함께하며 연대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 레오파드와 체크, 패치워크부터 스윔웨어와 빅 보우, 페더, 거대한 토란 잎까지 다양한 요소를 자유롭게 조합했습니다.
안드레아스 크론탈러가 무대 위에 불러낸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연대 정신.
무더위에서 시작된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여름
지난 10월 3일(현지 시간), 파리에서 안드레아스 크론탈러(Andreas Kronthaler) 포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2027 S/S 컬렉션이 공개됐습니다. 100년간 파리 시민들의 사회적 지원과 주거 복지를 지켜온 상징적인 공간, 팔레 드 라 팜에서 펼쳐진 이번 쇼는, 안드레아스 크론탈러의 지난 여름 기억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지난 여름 유럽은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혼란을 안겨주었죠. 숨 막힐 정도로 뜨거웠던 그 여름, 안드레아스 크론탈러는 너무 더운 탓에 아무 것도 입지 않고 헐렁한 나이트 셔츠 한 벌로만 버텨냈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을 실마리 삼아 그는 2027년의 새로운 여름 패션을 완성해냈습니다. 무더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만큼 매혹적이고 가벼운 옷을요. 모두가 겪었던 일상의 기억도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무대 위에서는 특별한 장면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듯 말이죠.


‘바디 앤 소울’,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남긴 연대의 또 다른 이름
쇼를 예고한 티저 이미지에는 자선 단체 ‘바디 앤 소울(Body & Soul)’과의 협업을 알리는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20여 년 전 처음 인연을 맺었던 이 단체는, 위기에 놓인 이들의 곁에 오래 머물며 삶을 지켜내는 활동을 해온 곳입니다. 평생 환경 보호와 인권 옹호, 그리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연대에 목소리를 내왔던 비비안 웨스트우드에게 이 단체와의 인연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죠. 신체의 아름다움과 표현의 자유를 추구했던 디자인 철학 역시 그와 맞닿아 있었고요. 그리고 그 뜻을 이어받은 안드레아스 크론탈러는 이번 시즌 쇼의 이름을 ‘바디 앤 소울’로 짓고, 단체를 위한 기금 마련에 쓰일 한정판 티셔츠를 함께 선보였습니다. 신체의 해방과 영혼의 치유, 비비안이 평생 지켜온 두 가치가 이렇게 하나의 컬렉션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층 더 경쾌하고 가벼워진 2027 S/S
이번 컬렉션은 브랜드의 상징적인 유산 중 하나인 대담한 레오파드 프린트와 그 안의 ‘바디 앤 소울(Body & Soul)’과의 협업 티셔츠로 시작되었습니다. 다만 소매에 솟아난 뿔 형태의 디테일과 각기 다른 크기의 패턴으로 독특함을 놓치지 않았죠. 이어지는 룩들 역시 깅엄 체크나 슬래시 디테일, 패치워크 등 하우스의 상징적인 요소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들은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신체와 달라붙지 않는 여유로운 실루엣들로 이어졌어요. 벌룬 실루엣의 팬츠들은 경쾌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바닥에 닿을 듯 길고 풍성한 볼륨감을 자랑하는 오버사이즈 코트는 걸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휘날리며 산뜻한 바람을 그려냈습니다. 그 와중에도 플라워 프린팅과 시퀸, 반짝이는 광택 소재들은 화려한 비비안 웨스트우드만의 여름 분위기를 더했고요. 쇼의 분위기는 스윔웨어가 등장하며 한 번 더 바뀌었습니다. 비비드한 블루 위에 번개 모양의 레드 프린팅이 더해진 비키니를 착용한 모델은 가볍게 흩날리는 롱 가운과 양쪽으로 길게 늘어뜨려진 노란색 마리골드를 목에 걸친 채 등장해 여름의 시작을 알렸는데요. 이후 보디수트에 반짝이는 메쉬 소재의 타이즈를 더하거나 서스펜더 형식의 스윔 웨어에 베이직한 티셔츠를 더하는 등 성별도, 스타일도 경계를 허문 자유로운 피스들이 이어져 런웨이를 한층 더 강렬하게 물들였습니다. 중간중간 보이던 빅 보우 디테일이나 페더 디테일 또한 빼놓을 수 없고요. 여기에 안드레아스 크론탈러가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연인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상징하는 울새(robin)가 그려진 파자마 룩까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자유롭고 발랄한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2027년 봄여름이었습니다.

상상력 속에 숨겨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진심
유럽의 기록적인 무더위에서 시작된 이번 여름은, 레오파드 프린트와 토란 잎, 성별의 경계를 허문 수영복에 이르기까지 종잡을 수 없는 상상력으로 번져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화려하고 유쾌한 혼돈 이면에는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평생 지켜온 연대의 정신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죠. ‘바디 앤 소울’과 함께한 한정판 티셔츠는 몸의 해방을 노래했던 그의 철학이 상처 입은 영혼을 보듬는 손길로도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요. 100주년을 맞은 팔레 드 라 팜에서, 안드레아스 크론탈러는 그렇게 가벼운 여름의 기억과 따뜻한 연대의 메시지를 하나의 무대 위에 함께 그려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