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를 모으는 취미 덕에 수많은 향수를 가지고 있다.
그중 조 말론 런던의 ‘다크 앰버 앤 진저 릴리 코롱 인텐스’는 내 향 컬렉션의 시작이 된 향수.
대학생 시절, 당시 만나던 남자친구에게 내가 좋아하는 향수를 선물하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향이 난다니. 상상만 해도 행복하지 않나.
그렇게 향수를 받고 좋아할 그의 얼굴을 떠올리며 향수 매장을 돌아다니던 중
머리가 띵 울릴 만큼 매혹적인 향의 향수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스파이시한 진저 향이 진하게 퍼지다가 그 뒤로 햇살을 가득 머금은 커다랗고 듬직한 나무가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 같은 포근한 앰버 향이 이어졌다.
여기에 블랙 보틀이 주는 묵직한 존재감까지.
말끔하게 수트를 차려입은 어른이 뿌릴 것 같은 향수였다.
주저없이 그 향수를 구입해 남자친구에게 선물했고, 예상대로 참 잘 어울려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은 내가 이 향을 뿌리고 있다.
뿌릴때마다 멋진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안겨주는 내 인생의 가장 의미있는 향수.
-<마리끌레르> 뷰티 어시스턴트 송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