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도르 로르 50ml, 28만원대.

 

지난 6월 말, 도쿄의 중심에서 새로운 쟈도르의 시작을 알리는 프레젠테이션이 열렸다. 호스트는 세계적인 조향사이자 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퍼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새롭게 부임한 프란시스 커정. 그는 약 15년간 디올 하우스에서 활약해온 프랑수아 드마쉬의 업적을 잇는 영광과 막중한 책임감을 동시에 안고 있었다. 사실 크리스챤 디올 뷰티와 프란시스 커정의 만남은 처음은 아니다. 그는 에디 슬리먼과 함께 ‘라 콜렉시옹 프리베 크리스챤 디올’의 ‘오 누와르’와 ‘코롱 블랑쉬’ 두 가지 향수 탄생시킨 바 있다. 하지만 온전히 A부터 Z까지 그의 손길과 감각만을 거쳐 위대한 유산이라 불리는 ‘쟈도르’를 해석하고, 크리스챤 디올의 여성 향수를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시작의 순간을 앞두고 무대에 오른 그의 얼굴에서 약간의 긴장감과 벅차오르는 환희를 느낄 수 있었다. 금빛 베일을 벗고 공개된 쟈도르의 새 얼굴은 바로 ‘쟈도르 로르’. 1999년 출시 이후 디올 하면 쟈도르라는 말이 자연스럽 게 흘러나올 정도로 시대의 아이콘 자리를 지켜온 쟈도르에 ‘금(gold)’이라는 매혹적인 아이디어가 더해졌다. “쟈도르에 접근하기 위한 시작은 방대한 디올 하우스의 역사 속으로 흠뻑 빠지는 것이었습니다. 무수한 걸작 속에서 가장 빛나는 정수를 찾는 과정은 마치 금을 채굴 하는것과 같았죠.” 디올 하우스의 모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전설적인 바 수트의 실루엣을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했듯, 프란시스 커정 또한 과거의 유산에 현재의 비전을 접목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 그는 자신의 시그니처를 쟈도르에 새기는 탐구를 이어가며 이 말을 곱 씹었다고 전했다. “작업하는 내내 ‘유산을 존중하고 무모한 도전을 즐겨라. 이 둘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라는 크리스챤 디올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위대한 역사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한 걸음 떨어져 현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지켜나갔죠.” 쟈도르는 다채롭고 풍부한 플로럴 부케가 특징이다. 복잡한 공식 안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노하우처럼 놀라우리만큼 수많은 꽃이 어우러지며 독특한 패턴을 형성한다. 프란시스 커정은 이런 풍성함과 복합성을 극도의 미니멀리즘으로 풀어내며 포뮬러를 파격적일 만큼 단순화했다. 마치 금속을 계속해서 가열하면 결국 가장 순수한 본질만을 얻게 되는 것처럼, 쟈도르의 플로럴 시그니처를 간결하면서도 현대적인 모습으로 다듬는 과정을 반복했다. 점묘화에서 현대미술로 이동하듯 무수했던 부케가 몇 가지 핵심적인 꽃으로 선별되는 급격한 변화를 이루어냈다. “드라마틱한 서사를 위한 조율처럼 주가 되는 향기는 조금 더 명확하게 짚으며 강조했고, 나머지는 그 향을 더 선명하게 조명하는 장치로 활용했습니다. 포뮬러는 점점 단순해졌지만, 단 한 방울이 지니는 존재감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었죠.” 그의 말처럼 향기의 핵심이 되는 로즈와 재스민의 풍부한 부케는 마치 손으로 만져질 듯 가깝게 다가왔고, 은방울꽃과 바이올렛이 지닌 순수한 분위기가 이를 더 화사하게 만들었다. 관능미를 더하는 선플라워가 뒤따르며 센슈얼한 감각을 일깨우고, 촉촉한 그린 노트가 풍성한 잔향을 선사하며 마침내 완벽한 균형 이 맞춰지는 듯했다. 부드럽고 농밀한 황금빛 포뮬러를 담기 위해 쟈도르의 암포라도 변신했다. 네크리스에는 막 녹여낸 듯한 금이 잔잔한 물결을 이루며 보디를 타고 흐르는데, 마치 풍요로운 디올 하우스를 상징하는 듯하다. 유려한 곡선의 끝에 위치한 글라스 비즈는 따스한 포뮬러와 극명히 대비되는 맑고 깨끗한 자태로 찬란한 태양 빛을 한 몸에 받으며 영롱함을 더한다. 프란시스 커정의 현대적인 관점, 그리고 크리스챤 디올의 미학과 하우스의 정수를 한 병 에 담은 쟈도르 로르. 지금까지의 쟈도르가 그러했듯, 쟈도르 로르는 디올 하우스의 서사를 잇는 또 하나의 명작이 될 것임을 확신하기에 충분했다. 다가오는 9월 1일, 국내 출시를 앞둔 이 매혹적인 향수는 전설적인 쟈도르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갈 준비를 마쳤다.

 

샤를리즈 테론은 시대를 초월하는 강렬함과 눈부신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쟈도르의 영혼을 표현한다.

 

“쟈도르의 플로럴 시그니처를 간결하면서도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접근으로 재해석하고 싶었습니다. 다채로운 터치로 가득 찬 인상파 화가의 걸작처럼 쟈도르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했습니다.”

-프란시스 커정(Francis Kurkdjian), 크리스챤 디올 퍼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물결치는 눈부신 골드 빛 포뮬러, 황금빛 광채를 펼쳐내는 부드럽고 따뜻한 향수 쟈도르 로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