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rien dirand for Parfums Christian Dior
쟈도르 캠페인에서 착용한 황금빛 드레스들과 penny slinger가 제작한 30 몽테뉴 드레스.

©adrien dirand for Parfums Christian Dior
쟈도르 로르를 분자 형태로 재해석한 레피크 아나돌의 디지털 아트.

©Thomas Chéné for Parfums Christian Dior
디지털 미디어 아티스트 레피크 아나돌.

©adrien dirand for Parfums Christian Dior
골드 비즈를 활용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장 미셸 오토니엘.

©adrien dirand for Parfums Christian Dior
장 미셸 오토니엘의 골드 비즈를 활용한 플라워 케이스.

©adrien dirand for Parfums Christian Dior
다카기 유리코가 포착한 쟈도르의 다양한 면면.

©adrien dirand for Parfums Christian Dior
7 프레드 에르데켄스가 빛과 그림자로 조각한 작품.

지난 9월 26일, 파리의 유서 깊은 미술학교인 보자르(Beaux-Arts de Paris) 일대가 황금빛 물결로 일렁였다. 바로 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아이코닉한 여성 향수 ‘쟈도르(J’adore)’의 이야기를 담은 <DIOR J’ADORE!> 전시가 열렸기 때문. 유유히 흐르는 센강을 지나 도착한 보자르는 쟈도르 향수의 시그니처인 골드 컬러로 건물 전체가 도배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출 정도로 장관을 이뤘다. 설레는 마음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향수 보틀이 연상되는 금빛 구조물의 포토 존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전시장 입구부터 모든 오브제와 공간을 상징적인 골드빛으로 물들여 본격적인 쟈도르의 여정을 알리고 있었다.

예술을 사랑하는 크리스챤 디올 뷰티답게 이번 전시 또한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한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장의 2층으로 올라가면 가장 먼저 장 미셸 오토니엘이 직접 디자인한 ‘쟈도르 로르(l’Or de j’adore)’ 향수의 플라워 케이스를 만날 수 있었다. 골드 비즈를 활용한 암포라 형태의 작품은 쟈도르의 정체성인 꽃처럼 구현해 마치 향수가 활짝 핀 꽃 속에서 피어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 작품은 형태가 균일해 공산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일일이 수작업으로 완성한 것이라 더욱 놀라움을 자아냈다. 전통적인 로스트 왁스 주조 기술을 사용하는 공장에서 브론즈로 제작한 비즈를 하나하나 골드 배스에 담그는 작업을 거쳐 완성했다. 장 미셸 오토니엘의 작품을 지나면 거대한 황금 물결의 그래픽으로 가득 메운 방을 만날 수 있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상상 속 이미지를 구현하는 디지털 아티스트 레피크 아나돌(Refik Anadol)이 작업한 작품으로, 쟈도르 로르가 가진 플로럴 부케의 화려하고 짙은 향취를 무한히 확장되는 분자 형태로 형상화했다. 어두운 공간 속 휘몰아치는 금빛의 디지털 아트를 바라보고 있으니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압도되는 느낌이 들었다. 레피크 아나돌의 방 뒤편으로 가면 일본의 사진작가 다카기 유리코(Takagi Yuriko)가 본인만의 시선으로 쟈도르의 서사를 해석한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쟈도르 향수의 변천사와 향수를 이루는 꽃, 의상 등을 여러 장의 사진 아카이브로 보여주어 쟈도르의 아름다운 스토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했다. 이뿐 아니라 전시장의 1층과 2층 사이를 잇는 공간에서 마주한 카트리나 제브(Katerina Jebb)의 그림과 쟈도르를 한마디로 정의한 문장을 빛과 그림자로 조각한 프레드 에르데켄스(Fred Eerdekens)의 작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거장 아티스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마주할 수 있는 매혹적인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