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판타지

인간의 본능에는 아름다움을 향한 열망이 있다. 길을 걷다 막 피어난 꽃을 보고 멈춰 서서 사진을 찍게 되는 것처럼, 많은 뷰티 브랜드가 ‘아름다움의 일상적 추구’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내 매 순간을 환기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팁토우를 론칭하며 단순히 예쁜 것을 보았을 때 느끼는 기쁨, 무의식적 쾌감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가장 작지만 과감한

색조 브랜드로서 시작은 매니큐어였다. 우리 몸에서 가장 작은 영역이지만, 어떤 부위보다 과감한 컬러를 칠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무슨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순전히 즐거움을 위해 갖가지 컬러와 글리터를 바르다니, 놀랍지 않나! 용기 디자인도 차별화했다. 기존의 원통형이나 사각형을 벗어나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장난감 같은 동글동글한 셰이프와 고급 향수 보틀의 뉘앙스를 동시에 담았다. 

성장의 동력

감사하게도 출시 1년 만에 큰 사랑을 받았다. 다들 ‘매니큐어’를 잊고 살다 옛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장난스러운 감각의 네일 제품을 보니 반갑지 않았을까. 독한 냄새에서 해방된 수성 베이스 네일, 부드러운 텍스처와 다양한 컬러, 섬세하게 커팅한 U자형 브러시 등 많은 여성이 일상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부분이 모여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온라인 콘텐츠에 특화된 팀 구성도 큰 힘이 됐다. 주로 패션 브랜드에서 쓰던 이미지 문법을 차용해 제품이 지닌 매력을 온전히 전달하려고 했다. 올해는 카테고리를 확장해 기능성 글로시 립스틱 ‘젤리스틱’과 함께 쓰기 좋은 립 라이너 ‘스테이 온 라이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주기 바란다.

영감의 바탕이 된 취향

유년 시절 나는 패션 매거진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즐겨 읽고 마니악한 밴드 음악을 찾아 듣던 아이였다. 귀여운 걸 좋아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막상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철들기 전, 스스로 어른이라 느끼던 시절의 취향이 지금 팁토우의 ‘소녀 감성’을 이루고 있다. 많은 영감을 안겨주는 이와이지와 미셸 공드리의 작품도 빠뜨릴 수 없다. 영화와 브랜드는 비슷한 점이 참 많은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늘 제품과 고객 간의 내러티브와 미장센을 생각한다. 

K-인디 뷰티 브랜드의 지금

일본에서 한국 인디 뷰티 브랜드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일본 소비자는 거대 자본을 배경으로 어느 순간 가판대를 점령한 브랜드보다 SNS에서 우연히 본 후 관심을 갖게 된 브랜드에 더 애정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팁토우는 지난 5월 일본 온라인 몰에 입점하며 큐텐과 아마존 재팬을 통해 고객을 만나고 있는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 OTT와 스트리밍 서비스로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 닿고 있고, K-뷰티는 그 주인공이 되는 얼굴의 이미지를 만든다. 다양한 국가에서 ‘한국식 메이크업’이라는 이미지적 키워드가 인지되고 있고, 기초 브랜드만큼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색조 브랜드도 곧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팁토우가 추구하는 미적 연대감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속감도 느끼고 싶은 것이 지금 대중이 공감하는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다양성을 배척하지 않고 서로 존중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절대적 ‘기준’이 무색하다. 팁토우는 구태여 완벽해지려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강점을 매력적으로 드러내는 이들을 응원한다. 팁토우가 섬세하게 고안한 제품을 통해 사랑스럽고 때론 짓궂은 매력을 발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