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장마철 내 헤어
장마철이면 자기주장이 더 강해지는 곱슬머리와 힘없이 축 처지는 얇은 모발. 공기 중 습기를 한껏 빨아들인 모발의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려는 특성 때문에 평소 드라이어나 고데기로 잘 스타일링되던 헤어도 금세 부스스해지거나 볼륨이 꺼지곤 한다. 헤어 기기도 무색해지는 지금, 차라리 모발을 근본적으로 길들여보는 건 어떨까? 그 첫 단계는 머리를 제대로 말리는 것. 축축하게 젖은 두피는 모발을 쉽게 컨트롤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평소 머리를 말릴 때 1차로 수건으로 강하게 닦는 습관이 있다면 지금은 잠시 멈추길. 머리를 거칠게 비비면 모발의 큐티클이 일어나 더욱 부스스해지므로 수건으로 꾹꾹 누르듯 가볍게 물기를 제거해 모발에 가해지는 마찰을 줄이자. 둘째는 모발이 공기 중 습기를 빨아들이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을 공급하는 단계. 수분감이 풍부한 젤 텍스처의 헤어 세럼을 머리카락에 골고루 바르며 바탕을 촉촉하게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습기에 노출되면 금세 부풀어 오르고 더욱 곱슬거리는 모발은 빗질만으로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모발이 자란 방향대로 위에서 아래로 곧게 빗질하며 중간 온도로 드라이해보세요. 부담스럽게 부푼 모발이 비교적 차분해지며 내추럴한 웨이브 헤어처럼 보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어뉴 헤어 한지호 스타일리스트는 곱슬머리를 무조건 쫙 펴려 하는 대신 새로운 스타일로 변신시키는 방법을 제안했다. 부푼 헤어가 오히려 부러우리만큼 축 처지는 얇은 모발의 소유자라면, 헤어의 볼륨을 살려줄 조력자로 워터 제형의 트리트먼트 스프레이가 제격. “드라이하기 전 모발에 수분이 약간 있는 상태에서 트리트먼트 스프레이를 3~5회 충분히 뿌리세요. 그런 다음 머리카락을 가르마 반대 방향으로 넘기며 뜨거운 바람과 찬 바람을 번갈아 쐬어주면 뿌리 볼륨이 자연스럽게 살아나죠.” 불행히도 곱슬머리와 얇은 모발이라는 악조건을 모두 갖춘 에디터가 다년간 터득한 팁을 더하자면, 계절마다 스킨케어를 달리하듯 장마철에도 그에 맞춘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 샴푸 후 두피 강화 세럼을 바르고 꾸덕꾸덕한 질감의 헤어 마스크와 고농축 헤어 오일을 잘 섞어 모발 끝부터 집중적으로 바르면 튼튼한 보호막을 형성해 방습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방법은 모발이 건조한 이들에게도 효과적인데, 케어를 마치면 모발에 수분과 영양이 꽉 차올라 90%대의 높은 습도에서도 헤어스타일이 하루 종일 유지된다. 바쁜 학교나 직장 생활에 쫓겨 머리를 공들여 관리할 시간이 없다면 헤어 토닉과 괄사 마사지라는 간편한 방법도 있다. “현대인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두피가 딱딱하게 굳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쿨링 효과 있는 토닉 제품을 사용해 두피 열을 내리고, 경직된 피부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면 영양 성분이 잘 흡수돼 모근부터 모발 끝까지 건강해지죠.” 벨라체스파 김은경 원장은 괄사 대신 손으로 두피를 지그시 누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꼭 시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