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린

핑크 재킷 케이수 바이 김연주(Kaysu by KimYeonJu), 그래픽 티셔츠스티브 J 앤 요니 P(Steve J & Yoni P), 볼드한 브레이슬릿과 비니에 장식한 네크리스 모두 피버리쉬(Feverish), 골드 메탈 시계아르키메데스(Archimedes), 골드 링 모두러브캣 비쥬(Lovcat Bijoux).

씨스타가 데뷔했을 때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은 대개 앳되고 귀여운 이미지로 대중에게 어필했었다. 그 사이에서 이들은 햇볕에 잘 그을린 듯한 피부에 운동으로 잘 가꾼 몸매, 발랄한 성격 등 여러모로 한강에서 조깅하다 마주칠 듯한 건강 미녀가 연상되는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런 씨스타의 효린을 다시 보게 된 건 노래 경연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였다. 그녀가 허스키한 목소리와 표정에서도 드러나는 풍부한 감정 표현으로 우승을 차지했을 때, 사람들은 마침내 효린을 보컬리스트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겨울왕국> 주제가 ‘Let It Go’의 한국어 버전을 부르고, 시상식 공연에서 스티비 원더와 한 무대에 서는가 하면 여전히 씨스타로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그녀는 이제 ‘믿고 보는’ 가수 중 하나가 되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는 효린은 무대에 설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목을 한껏 젖히고 크하하 웃거나 싫다, 좋다 똑부러지게 말하는 모습은 쾌활하고 유머러스하다. 관리가 열악한 유기동물 보호시설을 불시에 찾아가 분기탱천하는가 하면 경연에서 탈락하고는 분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그녀는 화끈하고, 솔직하고, 그래서 때로는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겉과 속, 앞과 뒤가 똑같은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어쩐지 마음에 더 와닿는 듯하다.

 

효린

프린지 장식 골드 재킷 맥앤로건(Mag & Logan), 니트 트임 드레스 로우클래식(Low Classic), 레오퍼드 오픈토 힐 지니 킴(Jinny Kim), 레드 스냅백 에이티씨(ATC), 골드 링 러브캣 비쥬(Lovcat Bijoux).

<나는 가수다3>에서 첫 번째로 탈락했어요. 아쉽지 않았나요? 아쉽고, 분하고, 안타까웠죠.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제 자신 때문에요. 저도 몰랐는데 제가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었나봐요. 탈락한 후 출연하던 리얼리티 프로그램 스태프들과 회식을 했는데 술 마시다 열 받아서 울었어요. <나는 가수다>는 이름 그대로 아, 내가 가수구나 하는 걸 깨닫게 해준 프로그램이었거든요. 모든 스태프가 음향, 마이크, 무대 등 오로지 ‘사운드’에만 집중하니까 저도 노래에만 몰두할 수 있었어요. 직업이 가수인데, 제가 하는 일에 대한 능력을 평가받으려니 부담감이 정말 컸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JYP 오디션에서 1등을 차지한 게 가수로 데뷔하는 계기가 되었잖아요. 그 전에도 노래 잘한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노래방에서 친구들한테 칭찬받기는 했지만, 크게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열아홉 살 즈음이 되어서야 노래를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이왕이면 잘하는 걸로 부자 돼야지, 하는 생각이 컸죠. 그런데 노래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다른 욕심이 생겼어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이 일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비로소 노래를 진짜로 좋아하게 된 거 같아요.

 

효린

스팽글 테일러드 재킷 그리디어스(Greedilous), 블랙 메시 원피스 스티브 J 앤 요니 P(Steve J & Yoni P), 유니크한 패턴 원피스 모스키노 칩앤시크(Moschino Cheap & Chic), 진주 장식 네크리스 피버리쉬(Feverish), 메탈 시계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화이트 미러 선글라스 카린(Carin), 레이스 장갑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얼마 전에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로랑 코르샤의 무대에 특별 게스트로 섰었죠? 작년에는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마이클 볼튼 앞에서 그의 노래를 불렀고, 재작년에는 MAMA 시상식 무대에 무려 스티비 원더와 듀엣으로 섰어요. 씨스타로 데뷔한 게 2010년인데, 이렇게 빨리 세계적인 뮤지션과 함께 노래할 기회가 연이어 오다니 본인도 얼떨떨했을 것 같아요. 와, 정말 제가 생각해도 운이 끝내준다 싶었어요.(웃음) 특히 스티비 원더와 무대에 설 때는 정말 전화기에 불이 났었어요. 가수 동료들, 선후배들의 부러움을 엄청 샀어요. ‘미쳤어! 스티비 원더라니!’ 이런 반응이었죠. 일을 시작하고 여러 좋은 경험을 많이 하면서 성격도 완전히 바뀌었어요. 예전엔 부정적인 사람이었거든요. 난 뭘 해도 안 돼, 왜 이런 일만 생기지, 그런 생각뿐이었는데. 제가 가진 나쁜 면을 하나씩 다듬고 고치고 바꾸니까 지금의 긍정적인 모습이 생긴 것 같아요. 전 소소한 일들에 금방 반응하거든요. 그래서 빨리 변할 수 있었어요. 이래서 사람이 눈치도 빨라야 하고 경험도 많이 해야 한다고 하나봐요.

대중이 바라보는 효린은 무대에서든 방송에서든 항상 에너지 넘치고 밝은 사람인데, 그런 사람일수록 숨겨진 고민이나 어두운 면을 남들에게 내보이기가 더 힘들 것 같아요. 힘든 순간도 있지만 전 티를 잘 안 내요. 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 앞에서 제 기분이 안 좋다고 짜증을 부리면 같이 있는 스태프들이 얼마나 제 눈치를 보겠어요. 진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더 미친 듯 웃어요. 그렇게 마음속의 화를 순화시켜요.

감정이 풍부하고 남에게 잘 공감하는 스타일일 것 같은데, 사람들 앞에 나서고 항상 평가받는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면 좀 무뎌져야 할 때도 있잖아요. 힘든 일은 잘 잊어버리는 편인가요? 네. 씨스타 멤버인 소유가 제 그런 면을 부러워해요. 가끔은 그냥 놓아버려야 할 때도 많은데, 소유는 생각이 너무 많거든요. 전 버려야 할 것들은 빨리 버리고 다음으로 넘어가요. 그게 쉬운 일이 아닌데, 어떤 건 쿨하게 넘기는 융통성이 필요하더라고요.

 

효린

레오퍼드 블루종 푸쉬버튼(pushBUTTON), 핑크 톱 폴 앤 앨리스(Paul & Alice), 가죽 레깅스 어나더맨(Anotherman), 핑크 스틸레토 힐 페르쉐(Perche), 칼라 장식 네크리스와 볼드한 실버 링 모두블랙 뮤즈(Black Muse), 블랙 메탈 시계 라도(Rado), 볼드한 핑크 이어링 케이트앤켈리(KatenKelly).

이른 나이에 일을 하면서 또래보다 빨리 성숙해진 것 같아요. 어울리는 사람들이 저보다 훨씬 연상이에요. 다 언니들이에요. 메이크업·헤어 아티스트 언니, 뮤직비디오 감독해준 언니, 고양이 분양해준 언니, 매니저 언니까지.

그래도 한창 연애할 나이인데, 남자친구 만날 생각은 없어요? 남자들이 저를 좀 무서워하더라고요. 제가 인기가 많은 타입이었다면 연애 많이 하고 다녔을 거예요. 근데 그런 상황이 아니다 보니까.(웃음)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난 쉬운 여자로 보이는 게 아닌 거지, 하고 제멋대로 생각해요. 제 식대로 긍정 마인드를 유지하는 방법인 거 같아요. 제가 예쁜 척 꾸미는 걸 싫어해서 남자들 앞에서도 평소와 완전 똑같아요. 좋은 사람 나타나겠죠.

그런 가식 없는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한 프로그램에서 멤버들에게 ‘사람들이 모르는 효린의 또 다른 모습이 뭐가 있을까?’라고 질문했더니 아무도 말을 못하는 거예요. 언니는 앞뒤가 똑같다면서, 사람들이 보는 그대로라고 대답하더라고요. 맞는 것 같아요. 카메라 앞에서 친한 척, 아닌 척 하면 꼭 거짓말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그렇게는 못 하겠더라고요. 눈 딱 감고 하면 팬이 더 많이 생길 텐데도 그게 잘 안 돼요.

 

효린

블랙 재킷 서리얼 벗 나이스(Surreal but Nice), 그래픽 셔츠 빅팍(Big Park), 하이웨이스트 쇼츠 일레븐 파리(Eleven Paris), 레터링 클러치 백 지니 킴(Jinny Kim), 볼드한 브레이슬릿과 이어링 모두 피버리쉬(Feverish), 레이어드 링 러브캣 비쥬(Lovcat Bijoux).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죠? 세 마리 키우고 있는데 얼마 전에 ‘심바’라고 3개월 된 고양이를 데려왔어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옆에서 넷이 자고 있으면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신기한 게 같은 고양이라도 성격이 다 달라요. 첫째 ‘레고’는 묵묵하고 듬직한 장남 스타일인 반면 둘째 ‘리노’는 여우 같은 여자 스타일이에요. 길고양이던 ‘흥녀’는 새끼 때 참 흥이 많아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는데 다 크고 나니 흥이 없어져버렸어요. 심바는 완전 천방지축이고요. 얘기하자면 끝이 없어요. 얘네들이랑 지내면서 혼잣말이 진짜 많이 늘었어요. 얘네들한테 애교도 피우고, 말도 많이 걸어요. 부끄러워도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많이 표현해야겠다고 느끼게 된 게 고양이랑 생활하면서부터예요.

자신을 가장 슬프거나 화나게 하는 건 무엇인가요? 동물 학대. 진짜 증오해요. 저를 가장 기분 나쁘게 하는 일 1순위예요. 2순위는 없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대접을 못 받거나 마땅히 화풀이를 할 데가 없는 사람들이 동물에게 해코지를 많이 한다고 들었어요. 비겁하고 파렴치한 사람들이에요. 전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한 사람이고 싶어요.

그러고 보니 얼마 전 방송에서 유기견 보호소에 가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었는데. 흥녀를 분양해준 분이 운영하는 사설 보호소가 있어요. 봉사 다닌 지 한 2년 정도 됐는데 제대로 도움을 준 게 없는 것 같아서 사람들한테 알려야겠다는 마음에 찍게 됐어요. 한번은 다른 보호소에 갔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고 물도 사료도 다 떨어져서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담당자한테 전화했더니 알바생이 한 시간 안에 갈 거라면서, 다음번에는 오기 전에 미리 연락을 하라는 거예요. 기가 막혔어요. 근데 그 곳이 동물 보호 단체와 연결되어 있어서 후원금을 받는 곳이었어요. 충격 많이 받았죠. 나중에 개인적으로 애견미용 자격증 같은 것도 따서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대로 머무르지 않고 더 올라가는 거요. 실력, 인지도, 인기, 여러 가지로요. 지금 당장 해보고 싶은 건 레게 머리요. 소속사에서 안 된대요.(웃음) 스케줄 없을 때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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