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트 쿠튀르의 예술적 디테일이 돋보이는 고급스러운 레이스 아플리케 웨딩드레스 주하이르 무라드 바이 마이도터스웨딩(Zuhair Murad by My Daughter’s Wedding).

오트 쿠튀르의 예술적 디테일이 돋보이는 고급스러운 레이스 아플리케 웨딩드레스 주하이르 무라드 바이 마이도터스웨딩(Zuhair Murad by My Daughter’s Wedding).

모든 것이 잔잔했다. 배우 성유리와 골프 선수 안성현의 4년에 걸친 연애기간도 부침 하나 없이 조용했고, 결혼 소식은 갑작스러웠지만 소란스럽지 않았다. 10명 남짓한 가족이 모여 즐겁게 식사를 하며 축복의 시간을 함께하는 자그마한 결혼식은 소문날 새도 없이 조용히 진행됐다. 그리고 지금 성유리에겐 몇가지 변화가 생겼다. 매일 살뜰히 끼니를 챙겨주시던 부모님 대신 서툴지만 마음이 담긴 음식을 만들어 남편과 둘이 먹고, 시기가 잘 맞지 않아 아직 신혼여행을 다녀오진 못했지만 둘이 함께 자유롭게 다니는 여행을 계획하며, 이러한 걱정에서 벗어나 자신을 자유롭게 할 용기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

 

플라워 프린트 실크 원피스, 골드 메탈 간치오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세련된 바이올렛 컬러의 탈리아 백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플라워 프린트 실크 원피스, 골드 메탈 간치오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세련된 바이올렛 컬러의 탈리아 백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모노톤 보태니컬 프린트의 크루넥 니트 톱, 로즈 골드 컬러가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키는 메탈 소재의 페라가모 간치노 브레이슬릿 워치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모노톤 보태니컬 프린트의 크루넥 니트 톱, 로즈 골드 컬러가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키는 메탈 소재의 페라가모 간치노 브레이슬릿 워치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아플리케 레이스가 페미닌한 무드를 살려주는 슬림 핏 원피스 래트 바이티(LÄTT BY T).

아플리케 레이스가 페미닌한 무드를 살려주는 슬림 핏 원피스 래트 바이티(LÄTT BY T).

아티스틱한 페인팅 프린트의 소프트 레이온 셔츠,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바캉스 스타일을 완성해줄 투 버튼 쇼츠 모두 래트 바이티(LÄTT BY T), 상큼한 컬러 블록의 스웨이드 샌들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아티스틱한 페인팅 프린트의 소프트 레이온 셔츠,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바캉스 스타일을 완성해줄 투 버튼 쇼츠 모두 래트 바이티(LÄTT BY T), 상큼한 컬러 블록의 스웨이드 샌들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레이저 커팅된 코튼 소재의 포플린 셔츠, 허리의 바라 리본 잠금 장식이 포인트인 심플한 화이트 팬츠, 멀티컬러 가죽 패치워크가 유니크한 에일린 백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레이저 커팅된 코튼 소재의 포플린 셔츠, 허리의 바라 리본 잠금 장식이 포인트인 심플한 화이트 팬츠, 멀티컬러 가죽 패치워크가 유니크한 에일린 백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드레이프성이 뛰어나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몸매를 살려주는 산뜻한 블루 컬러의 슬리브리스 원피스 래트 바이티(LÄTT BY T), 청량한 컬러 블록의 스웨이드 샌들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드레이프성이 뛰어나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몸매를 살려주는 산뜻한 블루 컬러의 슬리브리스 원피스 래트 바이티(LÄTT BY T), 청량한 컬러 블록의 스웨이드 샌들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결혼사진만으로 갑작스럽게 결혼 소식을 전했다. 집에서 가족끼리 모여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에 대한 로망은 있었지만 화려한 결혼식에 대한 로망은 없었다. 가족끼리 예배드리면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고 남편도 뜻이 같았다. 부모님과 시부모님에게 작은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도 모두 둘을 위한 세리모니이니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다.(웃음) 계획한 건 아니고 모든 게 자연스러웠다. 결혼식 규모가 작으니 준비할 것도 별로 없었고, 막연히 5월의 신부가 되고 싶어 날짜도 쉽게 정했다.

결혼하고 일상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아직 큰 변화는 못 느끼고 있다. 굳이 꼽자면 끼니 챙기는 거? 결혼 전에는 매일 아버지가 갓 구운 빵과 따뜻한 커피, 세 가지 과일을 아침으로 챙겨주셨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당연한 일상이었는데 결혼하고 직접 그렇게 챙기려니 쉽지 않더라.

결혼을 앞두고 배우로서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한번은 전인화 선배님과 식사를 하는데 선배님이 ‘넌 왜 결혼을 하지 않니?’ 하고 물으셨다. 내가 좀 더 작품을 한 다음에 결혼하고 싶다고 대답했더니 선배님은 너무나 쿨하게 ‘결혼하지 않는다고 안 들어올 작품이 들어올 것 같으니?’ 하고 되물으셨다. 그때만 해도 결혼이 배우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내가 배우로서 누군가 찾고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결혼이 그다지 중요한 변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건 내 자존감이었다. 자존감이 높아지고 그 덕분에 내가 더 행복해진다면 배우의 삶에도 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존감의 위기는 왜 온 걸까? 가수로서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세계에 들어왔다. 그러다 보니 내가 나 자신을 판단할 때 늘 단점만 찾았다. 내 단점을 제대로 알아야 고칠 수 있고 그래야 좀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늘 나쁜 점만 보니 자존감이 몹시 떨어져 있었다. 연기도 점점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내가 나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인정해주겠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 장점을 찾기 시작했다. 긍정적으로 변하고 좋은 점을 많이 발견하다 보면 많은 것이 나아지겠지. 지금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다. 그렇게 마음먹으니 이런저런 큰 결정을 하는 데 좀 더 여유가 생긴다.

당신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편안함.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을 만나는 게 좋고, 늘 먹던 음식을 먹는 게 좋고, 그렇다. 익숙한 것들을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일할 때는 좀 다르다. 아마 편안한 일상에서 오는 지루함을 일로 푸는 것 같다. 내 일상과 다른 결을 가진 일이 자극이 된다.

결혼식을 소박하게 하는 대신 예식 비용을 기부했다고 들었다. 유기견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했다는 소식도 자주 들린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늘 봉사하러 다녔다. 기부와 봉사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자연스레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기쁨이 오히려 덜했던 것 같다. 그리고 봉사하는 연예인이라는 이미지가 부담스러웠다. 그런 모습이 부각되면 난 늘 핑클에서 ‘화이트’를 담당하는 멤버에 머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부와 봉사활동을 하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런 활동을 하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나 혼자서 할 수 없는 활동을 널리 알려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함께 하자고 권하고 싶다. 좋은 일은 같이 하면 더 좋은 것 아닌가.

그러고 보면 핑클로 살 때와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겠다. 그 시절의 경험이 지금 어떤 영향을 미치나? 그때는 정신없이 바빴다. 스케줄이 하도 빡빡해 하루에 기껏해야 두 시간 정도 자고 활동했다. 그런데 사실 핑클로 활동 한 기간이 3~4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핑클로 살아가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정말 화려한 무대에 서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는 건 핑클의 ‘화이트’를 맡았던 나를 인터뷰했던 기자들이 답변이 부쩍 길어진 나를 낯설어한다. 그때는 내 밝은 면만 보여줘야 했고 인터뷰할 때면 개인적인 이야기를 자제하고 ‘네’ 하고 짧게 답하는 정도였다.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혼란스럽기도 했다. 내 안에는 차분하고, 회색 톤의 무언가가 있는데 사람들에게 밝고 명랑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다.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지 못해 배우의 길에 들어설 때 때늦은 사춘기가 오기도 했다.

요즘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있다면? 운동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전에 연기할 때는 발성과 목소리를 많이 지적받아서 그 부분을 트레이닝 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그러다 책을 한 권 읽었는데 배우는 몸을 잘 써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 전에는 표정이 드러나는 클로즈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몸을 쓸 줄 알아야 발성도 좋아지는 걸 그때 알게 됐다. 그래서 요즘에는 요가나 발레를 하며 그동안 쓰지 않았던 근육을 키워가는 중이다.

가장 큰 고민은 뭔가? 자존감 찾기. 그리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지 아니면 오늘 하루를 즐기며 내일을 맞이할지 답 찾기.

답을 찾았나? 아직. 그래도 내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정해진 스케줄대로 움직였다. 갑자기 누가 만나자고 하면 그날 말고 약속을 따로 잡았다. 결혼하고 부모님과 따로 사니까 친구들이 갑자기 만나자고 하면 바로 집에 초대하기도 하고 그런다. 또 예전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신경 썼다. 아버지가 신학대 교수이다 보니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다. 나 자신에게 스스로 엄격했다. 나를 스스로 제한하는 부분을 조금씩 줄이려고 하는데 나 역시 본래 그런 사람인지 쉽진 않다.

결혼 후 달라지고 싶은 모습이 있나? 결혼 전에는 일하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힘든 점이 있으면 그게 내 삶의 전부인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서도 계속 괴로웠다. 그러다 한번은 결혼한 선배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더니 현장에 있다가 남편이 있는 집에 돌아가면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모두 잊는다고 하더라. 그리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면 또 그대로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다. 나에게도 그런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연기 말고 넓혀보고 싶은 영역이 있을 것 같다. 예전에 MC로도 활동했으니 말이다. 새로운 것에 늘 흥미를 느낀다. 예전에는 다른 활동을 하는 데 부담이 있었다. 가수의 이미지를 벗기도 힘들었는데 이제 와서 다른 활동을 하면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데 굳이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 사이에서 고민했다. 지금은 좀 더 유연해졌다. 고민을 산더미처럼 싸 들고 찾아가도 늘 명쾌한 답변을 해주는 선배가 많아져서 더 그런 것 같다. 물론 모든 결정은 내가 해야 하지만 그래도 주변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

마흔이 넘은 자신을 상상해본 적 있나? 전에 30대를 앞두고 스물아홉 살이 중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일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스물아홉 살 때는 1년간 두세 작품을 연이어 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그렇게 서른이 되었는데 연기하지 않고 쉬는 시간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왠지 내려갈 일만 남은 것 같고 우울했다. 지금은 나이 드는 게 딱히 두렵지 않다. 누군가 젊은 에너지를 가진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냐고 물으면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한다. 지금이 좋다. 그렇다고 앞으로의 모습을 미리 상상하지도 않는다.

 

뒤로 길게 퍼지는 드레스 라인과 심플한 바스트 라인이 세련되고 우아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튜브톱 드레스 마이도터스웨딩(My Daughter’s Wedding).

뒤로 길게 퍼지는 드레스 라인과 심플한 바스트 라인이 세련되고 우아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튜브톱 드레스 마이도터스웨딩(My Daughter’s Wedding).

location 리츠칼튼 레지던스 와이키키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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