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끝나고 안판석 감독님을 다시 만났을 때 ‘너는 분명히 좋은 배우가 될 테니, 지금은 아무 걱정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거 잘 하고 있으면 된다. 나는 너를 믿는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자리에서는 이 꽉 물고 참았지만 JTBC 건물을 나오자마자 주저앉아 울었어요. ‘나 연기 계속 해도 되나 보다, 다행이다’ 하고요. 못 참겠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평을 들으면 ‘정말 못하나 봐 큰일났다’ 하고, 오디션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대체 뭐가 문제일까’하며 자책하던 때에 들은 선물 같은 말이었으니까요.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드라마 <구해줘>와 <매드독>에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배우 윤종석. 3월부터는 안판석 감독의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촬영 전까지 목표는 체중 3kg 감량과 힘 빼기. “맡은 역할이 여유로운 캐릭터라 잘하려는 의욕도 덜어내려고 해요. 조금 전 사진 찍을 때도 잘하고 싶고 피해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앞서니까 입술에 힘이 들어가잖아요. 그보다는 충분히 준비한 뒤 열심히 연습했고, 나쁘지 않았으니까 하는 마음으로 대수롭지 않은 듯 연기하고 싶어요. 원래 큰일은 그렇게 하는 거니까 하면서요.”
배우 윤종석의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몇 편의 대중 드라마보다 얼굴을 알리기 전 묵묵히 연기해온 수십 편의 독립영화 목록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얼마나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배우인지도. 올해는 스크린에서 크고 작은 역할로 그를 자주 만나게 될 듯하다. 배우 공효진 주연의 스릴러영화 <도어락>이 크랭크인 했으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민평론가상을 받은 <누에치던 방>,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단편영화 부문에 출품됐던 <레드스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가상과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얼굴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그에게 영화 <얼굴들>의 개봉을 기대하며 되고 싶은 ‘얼굴’에 대해 물었다. “늘 입에 달고 살다시피 하는 말이 있어요.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걸 본 적이 없거든요. ‘저 사람 참 괜찮다, 저 사람이 나오는 건 좋은 작품일 거야’ 하는 인상을 주는 얼굴을 갖고 싶어요. 그러려면 먼저 건강하게 살아야겠죠.” 배우 윤종석, 2018년 우리가 감탄하며 보게 될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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