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김향기
아직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배우 김향기는 ‘젠더 프리’ 영상을 위해 영화 <베테랑>의 대사를 준비했다. 여러 번 패러디되긴 했지만 대사가 워낙 강렬하기도 했고 괴상한 캐릭터를 어린 여자아이가 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원작보다 좀 더 참고 누르는 느낌으로 대사를 해보고 싶었다. “언젠가 다중 인격을 가진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드라마 <킬미 힐미>의 주인공이나 <23 아이덴티티>에서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한 캐릭터인 다중 인격자 같은. 작품에서는 한 명의 인물이지만 상대가 느끼는 인물은 여럿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그런 연기를 할 기회를 만난다면 배우로서 엄청난 경험이 될 것 같다.”
여섯 살에 첫 영화 <마음이…>를 촬영할 당시 아직 글자를 읽을 줄 몰라 엄마가 동화책처럼 대본을 읽어주었다. 그 시절을 지나 이제는 연기를 시작했을 때의 초심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차분하게 배우의 길을 가고 있다. “엄마가 현장에 함께하지 않은지 1년도 안 됐다. 아직은 엄마랑 연기에 대해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영화와 드라마도 같이 본다. 어느 날은 엄마에게 ‘남자 배우들은 좋겠다’라고 얘기했다. 남자 배우들에게 훨씬 다양한 캐릭터를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나. 가령 누아르 장르만 하더라도 자연스레 남자 배우들이 연기한 캐릭터들이 떠오른다. 그래도 앞으로는 여자 배우들에게도 점점 더 다양한 캐릭터를 할 기회가 많아지리라 믿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그런 노력이 쌓이다 보면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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