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로 문빈 산하 유닛 문빈 & 산하

산하 수트 셋업과 터틀넥 모두 우영미(WooYoungMi),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문빈 재킷과 슬리브리스, 팬츠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스트로 문빈 산하 유닛 문빈 & 산하

아스트로 문빈 산하 유닛 문빈 & 산하

산하는 지난 <마리끌레르> 1월호에서 MJ와, 이번에는 문빈과 호흡을 맞췄어요. 지난번에 MJ와는 놀‘ 때 케미가 좋은 조합’이자 멋‘ 있는 형제’라고 했는데, 문빈과의 조합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산하 남다른 분위기를 가진 형제. 이유는 모르지만 같이 있는 모습이 왠지 잘 어울리고 분위기가 묘한 것 같거든요.

누구랑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산하 빈이 형이요. 옆에 있어서 그런 거죠? 문빈 그럴 수 있어요. 요즘 사회생활 요령이 좀 늘었더라고요. 산하 아니에요.(웃음) 둘 다 같이 찍어본 결과 화보 촬영은 빈이 형이랑 할 때 좀 더 편한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유닛 활동도 두 사람이 하게 된 거겠죠? 아스트로의 첫 번째 유닛으로 앨범을 냈어요. 문빈 전부터 콘서트에서 꼭 산하랑 무대를 꾸며봐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러던 차에 회사에서 유닛 활동을 제안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그만큼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어쨌든 저는 처음부터 산하와 유닛 활동을 하는 데 긍정적이었어요. 산하 저는 반대로 걱정이 많았어요. 4년 반 동안 무대에서 아스트로 6명이 함께하는 모습만 보여줬는데, 단둘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니까 긴장됐어요. 그런데 곡이 정해지고 첫 연습을 하면서 걱정을 덜어냈어요.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거든요.

음악적 방향성부터 컨셉트, 퍼포먼스 등 준비 과정에서 대단히 많은 의견이 오갔다고 들었어요. 문빈 유닛 활동이지만 어쨌든 아스트로의 이름을 걸고 나오기 때문에 음악도 퍼포먼스도 무조건 좋고 멋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아스트로랑 비슷한 느낌으로 나올지, 아니면 확실히 다른 면모를 보여줄 것인지를 시작으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산하 결과적으로는 아스트로가 가진 것에 새로운 모습을 많이 덧입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문빈 말하자면 아스트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에 저와 산하의 것을 융합한 형태인데, 사실 저희도 처음 시도해보는 거라 걱정이 있었어요.

이번 앨범을 일종의 모험이라고 생각했나요? 문빈 약간요. 준비하면서 저희도 정확히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몰랐고, 그걸 대중이 좋아해줄지도 장담할 수 없었으니까요. 지난 <Blue Flame> 앨범 때 좋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이전 아스트로 음악의 청량미를 좋아하는 분들은 어‘ ! 이런 그룹이 아니었는데?’ 하며 반감을 보이기도 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모험인 것 같았고, 걱정한 거죠.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아스트로 문빈 산하 유닛 문빈 & 산하

코듀로이 코트와 셔츠, 니트 베스트, 팬츠 모두 프라다(Prada).

아스트로 문빈 산하 유닛 문빈 & 산하

오버사이즈 니트 스웨터와 셔츠, 팬츠 모두 지방시(Givenchy).

유닛의 이름을 따로 짓는 경우도 있는데, 문빈 & 산하(아스트로)로 활동했어요. 산하 우리 둘이 산(딴)하의 딴, 문빈의 빈(bean)을 붙여서 ‘딴콩’이라는 별명이 있어요. 그걸로 할까 잠깐 생각했는데, 음악에 비해 너무 가볍게 느껴지더라고요. 문빈 이니셜도 생각했었어요. 약자로 MS? 그런데 그건 MS오피스 때문에 좀 그렇고. 그럼 바꿔서 SM? SM으로 할 순 없잖아요.(웃음) 생각해보니까 저희 이름이 예쁘고 흔치 않아 그대로 가는 편이 좋겠다 싶었어요.

오래 알고 지냈지만, 유닛 활동으로 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을 것 같아요. 산하 빈이 형이 잠이 아주 많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어요. 쉬는 시간에도, 대기할 때도, 차에서도 계속 자요. 문빈 이번 활동을 하면서 좀 많이 자긴 했어.(웃음) 의외로 산하에 대해서 제가 모르는 게 많더라고요. 우리 팀의 막내고, 오랜 시간을 함께했고, 많이 아끼니까 나름 잘 안다고 자부했는데, 이번에 둘이 활동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익숙해지니까 소홀해지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산하도 그렇고 다른 멤버들한테도 신경을 써야겠다고 느꼈어요. 가족 같은 사람들이니까요.

아스트로의 첫 유닛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이에요. 끝나면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산하 활동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 아닌데, 이번에는 둘이서 무대를 채워야 한다는 긴장감이 컸어요. 그래서 끝나면 여유롭게 산책하고 싶어요. 원래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밖에서 걷는 것 자체로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그리고 요즘 취미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데, 활동하느라 한 번도 못 탔거든요. 한강 변 산책하다 스케이트보드 타고 그럴 것 같아요. 문빈 춤이든 노래든 연습할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어요. 준비해놓은 게 많아야 무대를 즐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시간이 있을 때 뭐라도 더 해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음악 외적으로 해보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해 뜨기 전에 한 시간 정도 러닝을 한 다음 일출을 감상하는 거예요. 어떤 만화에 그런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로 해보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요. 산하 어제 몇 시에 일어나셨죠?(웃음) 오후 5시에 일어나던데.

아스트로 문빈 산하 유닛 문빈 & 산하

재킷 우영미(WooYoungMi).

아스트로 문빈 산하 유닛 문빈 & 산하

오버사이즈 재킷과 수트 셋업, 터틀넥 모두 프라다(Prada).

일상에서는 어떤 모습이에요? 문빈 평상시엔 영락없는 스물한 살, 스물세 살짜리 백수죠.(웃음) 일 없을 땐 그냥 노는 거랑 먹는 거,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 애들이에요.

그럴 때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인가요? 가장 나답다고 느낄 땐 언제인가요? 문빈 숙소에서 멤버들과 편하게 있을 때도 그렇지만 무대 위에서도 ‘나답다’고 느끼는 순간은 있어요. 완벽히 준비되어 있어 동작의 디테일이나 곡의 음정, 박자 따위를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무대를 즐길 때 진짜 내 모습이 나오는 것 같거든요. 꼭 노래를 하지 않더라도 무대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자체가 꾸미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산하 맞아요. 저도 어떻게 들릴지 고민하거나 무대를 신경 쓰지 않고 가사에 집중하면서 노래하다 보면 뭔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있어요. 그런데 사실 가장 나다울 때는 형들이랑 있을 때죠.

평상시와 활동할 때 모습에 거리를 두려고 하는 편인가요? 산하 일할 때와 평상시 제 모습이 크게 다르진 않아요. 의도적으로 어떻게 보이려고 애쓰는 건 없어요. 문빈 딱히 거리를 둔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어느 순간 ‘내가 너무 감춰진 채로 살아가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 뭔가를 꾸며놓고 그대로 맞추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정해진 틀에 맞추려고 하면 오히려 더 안 맞고요. 그걸 깨달은 순간부터 스스로 옭아매지 말고 편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아이돌이고, 아스트로라는 그룹에 속해 있기 때문에 신경 쓰는 지점들이 있었던 걸까요? 문빈 조금요. 제가 내성적인 편인데 아이돌 활동을 하다보니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어요. 사실 사람들 앞에 나서서 뭔가를 하는 걸 두려워하거든요.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황은 물론이고, 준비돼 있어도 그런 느낌이 들어요. 예능 프로에 출연하는 것도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까 맨땅이 파이긴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고, 또 이건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계속 노력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 앞에 서서 뭔가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스스로를 응원하고 믿어주는 노력도 필요할 거예요. 문빈 요즘 그런 시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이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건데, 돌이켜보니까 정작 제 자신은 그다지 아껴주지도, 위로해주지도 않은 것 같더라고요. 산하 연습생 때는 노래에 대해서 크게 고민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데뷔하고 라디오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더럭 겁이 나더라고요. 직업이 가수인데,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너무 무섭고 걱정되는 거예요. 가수가 되기 전에는 편하게 부르던 노래도 걱정할 정도로 많이 변한 거죠. 그래서 매번 무대에 오를 때마다 스스로 잘해왔다는 걸 계속 상기하면서 할 수 있다고 자기최면을 걸어요. 무대에서 내려올 때나 자기 전에 되도록 스스로 나 자신을 칭찬해주려고 하고요.

칭찬 잘하고 잘 받아들이는 거 맞아요? 아까 촬영할 때 보니까 작은 칭찬에도 엄청 민망해하던데? 산하 다른 사람에게 받는 건 쑥스럽잖아요.(웃음) 절대 익숙해지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