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쉬베놈 충청도 랩 굴젓 VVS 굴젓 G+Jus 옜다
재킷 존 로렌스 설리반(John Lawrence Sullivan), 셔츠, 팬츠, 선글라스, 반지와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왜 이리 시끄러운 것이냐.” <쇼미더머니 8>을 통해 재치 있는 랩을 선보이며 주목받기 시작한 래퍼 머쉬베놈. 어린 시절 조부모님과 함께 생활했던 그의 랩에는 충청도 방언과 억양이 담겨 있어 독창적인 개성이 드러난다. ‘버르장멋’, ‘보자보자’를 비롯한 여러 싱글과 게임 광고 음악 ‘두둥등장’ 등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지난해 <쇼미더머니 9>에 출연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멋이 밴 놈’이라는 뜻을 지닌 랩 네임처럼, 머쉬베놈은 특유의 멋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중이다.

 

머쉬베놈 충청도 랩 굴젓 VVS 굴젓 G+Jus 옜다
재킷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 셔츠, 선글라스, 반지와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인터뷰 요청 메일을 보낸 후 회신에 적혀 있는 연락처로 전화했을 때 본인이 받아 조금 놀랐다. 섭외와 관련한 소통은 대부분 직접 한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지만, 예전부터 혼자 도맡다 보니 습관이 됐고 주변에서 여러 조언을 얻으며 하고 있다.

회사에 들어갈 마음은 없나? 인디펜던트를 고집하는 편은 아니라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든다면 소속사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연락을 몇 번 받은 적은 있는데, 아직 결정된 건 없다.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는 중이다.

충청도 방언을 활용한 랩과 목소리의 거친 톤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았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지금의 나와 잘 맞는 스타일을 찾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며 발전해나가야 하지 않나 싶다.

<쇼미더머니 8>으로 크게 주목받기 시작한 후 여러 곡을 발표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쇼미더머니 9>에 도전한 계기가 궁금하다. <쇼미더머니 9>은 여덟 번째 시즌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걸 선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 느꼈다. 나갈까 말까 하다가 그동안 <쇼미더머니>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저스디스가 프로듀서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시청률이 나오겠다’는 생각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

프로듀서로 구성된 네 팀 중 그루비룸과 저스디스의 팀을 선택했다. 2차 예선을 통과한 후 래퍼와 프로듀서의 팀을 매칭하는 과정이 있었다. 그때 고민 끝에 그루비룸과 저스디스의 팀, 일명 ‘굴젓’ 팀에 들어가겠다고 결정했다. 나와 잘 어울리는 팀이었다고 생각하고 함께 작업하며 배운 점도 많다.

1월 12일 그루비룸과 저스디스가 발매한 <굴젓(G+Jus)>의 타이틀곡 ‘옜다’에 참여했다. 앨범 소개를 보니 ‘옜다 굴젓톤으로’라고 적혀 있다. ‘옜다’는 내가 머릿속으로 구상 중이던 신곡으로, 저스디스와 같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쇼미더머니 9>이 끝난 후 그와 이 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함께 팀을 이뤘던 그루비룸이 프로듀싱한다면 더 뜻깊을 거라고 느꼈다. 내가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과 협업해 개인적으로 곡이 마음에 든다.

경연에 참여하며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 재미를 떠나 곡 작업을 하느라 아주 바빴다. 방송으로만 봤을 땐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없을 거다. <쇼미더머니> 결승에 오른 래퍼들이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래퍼로서 <쇼미더머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준비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쇼미더머니>는 자신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반면 준비 없이 참가하면 ‘악’이 될 수도 있다. 조금이라도 편하게 임하면 그 모습이 그대로 방송을 통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음원 미션 곡이었던 ‘VVS’가 음원 차트 1위를 여러 번 달성했고, 발매된 후 약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1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지금도 신기하다. 아마 그 곡이 가진 힘과 음원 미션의 진행 과정에 담겨 있는 드라마가 하나가 된 덕분이 아닐까 한다. 당시 두 명의 래퍼와 함께 크루를 결성해 ‘VVS’ 무대를 준비했는데, 경연을 하루 앞두고 한 명이 하차하게 되며 나와 미란이만 남는 상황이 벌어졌다. ‘어떻게든 해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둘이서 빈자리를 채웠고, 멋진 무대를 완성할 수 있었다. 나를 비롯해 모두가 고생했기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쇼미더머니 9>에서 했던 모든 무대 중 ‘VVS’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직접 무대를 구상해나가는 모습 또한 돋보였다.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한다. 무대에 올랐을 때 어떻게 해야 더 각인될 수 있고, 보는 사람들도 즐거울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춘다.

<쇼미더머니 9>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과에 만족하나? 충분히 만족하고 아쉬움도 없다. 원래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인데, 경연을 통해 빠르게 곡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겼다. 그리고 ‘듣는 맛’이 있게끔 만드는 법도 알게 됐다.

곡 작업을 할 때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건 무엇인가? ‘이 노래가 공감이 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들었을 때 ‘진짜 재미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 쓴다. 스스로 100퍼센트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는데, 완벽주의 기질이 있어 싱글부터 광고 음악까지 어떤 곡이라도 절대 대충 만들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녹음하는 데 시간이 몇 배는 더 걸린다고 확신한다. 여러 번 반복하며 스스로 만족이 되었을 때 곡을 공개하고 있다.

머쉬베놈의 가사에는 유쾌한 매력이 있는 한편 자세히 살펴보면 삶에 대한 나름의 고민이 담겨 있는 듯하다. 맞다. 마냥 웃기기보다는 가사 안에 뼈가 있다. 내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일상 속에서 영화와 드라마 등 여러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보며 영감을 얻으려고 한다. 이를테면 ‘왜 이리 시끄러운 것이냐’는 드라마 <태조왕건>에서 궁예가 “누가 소리를 내었는가”라고 말하는 장면을 본 이후 탄생했다.

‘궁예 플로우’라는 별명도 있다. 특색 있는 별명이라 좋아한다.

자신을 가리키는 여러 수식어 중 무엇이 가장 마음에 드나? 백만 제조기. 나와 관련 있는 영상 콘텐츠들이 대부분 유튜브에서 1백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뮤직비디오도 항상 ‘백만은 넘겨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든다. 이젠 백만을 넘어 천만 제조기로 갈 거다.

어린아이부터 중·장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머쉬베놈의 음악을 좋아한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가사와 플로우 등의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누구나 흥미를 느낄 만하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듯하다.

래퍼 머쉬베놈과 실제 본인의 모습에 차이가 있나? 딱히 그렇진 않다. 음악 이외의 다른 것들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고, 시간이 날 때마다 곡을 계속 만든다. 출퇴근의 개념도 아니니 작업이 그냥 내 일부분이 된 셈이다. 계속 집중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지만 이렇게 해야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것 같다.

이름을 알리는 것에 대한 욕심이 있는 편인가? 그런 욕심은 진짜 없다. ‘사람들이 내 노래를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유튜브 채널로도 흥미로운 콘텐츠들을 보여주기 위해 계획 중인데, 그보다 앨범 작업을 먼저 해야 해 아직 자세한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새 앨범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3월 이전에 내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쇼미더머니 9>에서 ‘고독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요즘도 고독함을 느끼나? 고독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질적인 성공보다 성취감이나 만족도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 부분들이 아직 완벽하진 않다. 앞으로는 이런 것들을 채워나가는데 중점을 두려고 한다.

들어오는 일들은 대체로 하려고 하나? 나는 하고 싶은 것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돈을 줘도 하지 않는다.

머쉬베놈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음악을 만들고 무대를 구상하는 아이디어. 이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 있다. 혼자 겪어나가다 보니 당장은 더딜 수 있지만, 나중에는 분명 피와 살이 될 거라고 믿는다. 지금은 발전해나가는 단계고 점점 더 올라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종합예술인’이 되는 것이 꿈이다.

그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꼭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있나? 자신만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이 ‘멋’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더라도 그대로 따르진 않으려고 한다. 스스로 ‘맞다’고 느껴지는 곡만 내고 싶다. 그렇게 탄생한 음악을 대중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내게 주어진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