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 배우 18 어게인 넷플릭스 스위트홈

이도현 배우 18 어게인 넷플릭스 스위트홈
프린트 슬리브리스 블라우스와 블랙 맥 코트 모두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페니 로퍼 에스.티. 듀퐁(S.T. Dupont), 블랙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도현 배우 18 어게인 넷플릭스 스위트홈
블랙 셔링 톱과 블랙 팬츠 모두 우영미(WooYoungMi), 오블리크 로우 스니커즈 디올 맨(Dior Men).
이도현 배우 18 어게인 넷플릭스 스위트홈
아이보리 리본 블라우스 셀린느 옴므 바이 에디 슬리먼(Celine Homme by Hedi Slimane).
이도현 배우 18 어게인 넷플릭스 스위트홈
브라운 체크 수트 우영미(WooYoungMi).

 

배우 이도현은 화보 촬영을 즐기는 편인가? 노출도 약간 있었고, 무용 동작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거리낌 없이 해내서 조금 놀랐다. 전에는 어렵고 어색했다. 대사도 없는 데다 아무것도 없는 스튜디오에 혼자 서 있으니까 뭘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곤 했다. 다행히 몇 번 해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도 이따금 듣고, 그러면서 조금씩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촬영할 때 음악을 틀어준다는 사실도 얼마 전에 알았다. 초반에는 긴장해서 ‘삐’ 소리만 들렸는데 많이 변했다.

클로즈업 컷을 보니 왼쪽 얼굴과 오른쪽 얼굴이 꽤 다르더라. 왼쪽이 순해 보이고, 오른쪽은 날카로워 보인다. 그래서 어느 각도에서 찍느냐에 따라 인상이 완전히 다르다.

어느 쪽이 더 본인의 실제 모습에 가깝다고 생각하나? 왼쪽인 것 같다. 그렇지만 오른쪽 같은 모습도 어딘가에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드러나는 것과 반대되는 성정을 하나씩 품고 있으니까.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18 어게인>에서는 어떤 면을 자주 드러냈나? 내가 의도한 건 없었는데, 감독님이 정면과 오른쪽을 좋아하셨다.

어느 쪽이든 이 작품에서 배우 이도현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몸은 열여덟 학생, 마음은 자식이 둘인 아저씨 캐릭터는 흔치 않으니까. 이 캐릭터를 구체화하기 위해 부부 관계나 부성애처럼 실제 경험하지 못한 것을 내밀하게 표현해야 했다. 감독님이 많이 끌어내주셨다.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고 있는데, 감독님이 강아지를 생각하는 마음의 1백 배즘 되는 게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하시더라. 그 말을 곱씹다 보니 부성애가 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 외에는 아이가 있는 윤상현 선배와 김하늘 선배가 아이를 생각할 때 보이는 표정이나 행동을 꾸준히 관찰했다. 한번은 김하늘 선배에게 만약 아이가 눈이 안 보인다면 엄마로서 기증할 수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해야지”라고 대답했다. ‘자식을 향한 사랑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마음을 담아 연기했다.

연기에 대한 해답을 관찰로 얻는 편인가? 관찰하는 걸 워낙 좋아한다. 처음 연기를 배울 때 선생님이 ‘관찰 일지’를 써보라고 해서 거의 매일 통유리로 된 햄버거 가게 창가에 앉아 사람들을 관찰했다. ‘저 사람은 연인과 싸울 때 저런 행동을 하는구나’, ‘저 사람은 기분이 좋을 때 자기도 모르게 저런 웃음을 짓는구나’ 하는 식으로 일지를 썼는데, 그게 지금도 연기할 때 도움이 된다.

자신을 관찰할 때도 있었나? 거의 안 한다. 그런데 가끔 화를 내거나 울면서 극단적인 감정을 드러낼 때 ‘아, 내가 이렇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그 순간부터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한다. 그게 싫다. 본능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살고 싶다.

누구든 들여다볼 기회가 있다면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나? 어릴 때 아르바이트를 꽤 많이 해봤는데, 막노동은 못 했다. 그걸 하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관찰해보고 싶다. 막노동하는 분의 대다수가 일급이 꽤 높은 편인데도 쉬지 않고 일을 나온다고 하더라. 그분들은 어떤 가치를 위해서 자기 몸을 바쳐가면서 그렇게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곧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이 공개된다. 이 작품에선 어떤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동안 보여준 모습과 완전히 상반된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표정도 없고 냉철하고 차가운, 한마디로 내 오른쪽 얼굴을 제대로 드러낸 캐릭터다. 너무 낯설게 느껴질 것 같아 걱정도 되는데, 그보단 기대가 크다. 작품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나온 적 없는 신선한 형태이기도 하고, 스스로 내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연기를 하면서 자신에게서 색다른 모습을 발견한 적이 있나?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마냥 해맑은 역할을 맡았는데, 그때 웃는 모습이 예쁘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그 전에는 웃음이 많지 않은 편이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캐릭터에 익숙해지기 위해 자꾸 웃다보니 ‘예쁘다, 좋아 보인다’는 말을 듣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성격도 조금 밝아졌다.

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그런 편이다. 연기를 하면서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기도 하고, 안 하던 것을 시작하기도 한다.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은 어떤 건가? <소라별 이야기>라는 연극. 시골 마을의 아이들과 동물 이야기를 그린 마스크 극인데, 따뜻하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재수생 때 보고 너무 행복해져서 언젠가 저 작품의 일원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도 학교에 들어가서 그 작품의 역할을 하나 맡게 됐다. 시골 개 역할이라 대사가 ‘왈왈’뿐이었지만, 연기하는 내내 참 좋았다.

연기하는 데 기반이 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체력. 촬영은 대부분 시작 시간은 있지만 끝나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은 데다, 한참 화를 내거나 눈물을 쏟아내면서 격앙된 감정 연기를 한 후에도 다음 신 촬영이 남아 있을 때가 많다. 힘들고 지칠 법한 순간에도 연기를 할 수 있으려면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를 관찰하고 연기 연습을 하는 것만큼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연기에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능력 하나가 생긴다면 어떤 걸 바라나? 항상 하는 생각인데 눈빛 하나로 다 되게 만드는 연기를 꿈꾼다. 내가 나름대로 자신 있는 건 목소리와 발성, 발음인데 언젠간 이런 걸 쓰지 않고 눈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굳이 길게 말하지 않아도 눈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면 어떤 작품이든 무섭지 않을 것 같다. 체력이 아니라 눈 힘을 키워야 하나?(웃음)

배우로서 관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나? 성공한 배우란 뭘까? <18 어게인> 8회에 아버지와 만나는 장면이 있다. 그걸 보고 자기 아빠가 생각나 결국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소감을 보고 굉장히 뿌듯했다. 매번 그럴 순 없겠지만, 그렇게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하게 만든다면 성공한 게 아닐까 싶다.

어떤 면에서는 이미 성공한 배우라고 봐도 되겠다. 맞다.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 이 작품을 만나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