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래퍼 고등래퍼4 이상재 황세현
세현 트랙 재킷과 쇼츠, 발 토시 모두 하이퍼 루나 프로젝트(Hyper Lunar Project), 선글라스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블로퍼 로스트가든(Lostgarden). 상재 트랙 재킷과 팬츠 모두 하이퍼 루나 프로젝트(Hyper Lunar Project), 이어 커프 희수(HeeSoo), 링 모두 불레또(Bulletto), 롱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난 4월 말 막을 내린 <고등래퍼 4> 참가자 사이에서 남다른 ‘케미’로 주목받은 이상재와 황세현. 두 사람은 3년째 한집에서 같이 살고 있다. 음악을 하기 위해 고향 전북 완주를 떠나 혼자 서울로 향한 이상재에게 황세현은 기꺼이 가족이 되어주었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한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 개성과 실력을 입증한 이들은 이제 막 켜진 ‘그린 라이트’를 향해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을까? “달려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비해 속도가 빨라졌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고 느껴요.”(이상재)

<고등래퍼 4>가 끝난 지 한 달쯤 지났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세현 ‘팀 대항: 교과서 랩 배틀’에서 탈락한 후 일주일은 신나게 놀았어요. 이후 바로 작업에 몰두했고, 5월 10일에 첫 앨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발매했어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곡을 포함해 총 8곡을 수록했죠. 상재 <고등래퍼 4> 파이널 무대를 마친 후 여러 아티스트의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했어요. 세현이의 앨범 수록곡 중 ‘GREENLIGHT’와 ‘I DESERVE IT’에 함께했고, 다른 곡들도 곧 공개할 거예요. 제 앨범도 구상이 거의 끝나 8월 발매를 목표로 준비 중이에요.

GREENLIGHT’는 <고등래퍼 4>에서 세현의 지원 영상, 상재의 ‘출석 체크 랩 탐색전’으로 일찍이 화제가 되었죠. 세현 지난해 6월에 만든 곡이에요. 상재랑 “작업이나 할까?” 하다가 우연히 이 곡의 비트를 들었는데 좋더라고요. 그때부터 작업을 시작해 한 시간 만에 완성했어요. 잘 알려진 ‘우우우우~’ 하는 부분도 이때 탄생했고요. 상재 둘이 함께 훅을 만들었고 벌스도 그 자리에서 바로 썼어요. 우리끼리 재미로 만든 곡이었어요. 세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줘 기뻐요.

방송에서 상재와 세현이 한집에 사는 모습이 공개되었어요. 둘이 처음 만난 순간을 기억하나요? 세현 기억해요. 너는 기억하냐? 상재 저도 기억해요. 세현 중학생 때였어요. 랩 하는 사람들이 모인 페이스북 그룹이 있었는데, 저는 그 그룹에 속해 있었고 상재가 함께 음악을 하고 싶다며 직접 녹음한 랩을 보냈어요. 그게 인연의 시작이에요.

서로 첫인상은 어땠어요? 상재 서울에 와서 음악 하는 사람을 처음 만나니 신기하다는 감정이 들긴 했어요. 음악을 깊이 사랑하고, 재미있게 놀 줄 아는 친구라고 느꼈죠. 세현 상재의 첫인상은 ‘잘생겼다’였어요. 지금은 오래 봐서 그런지 아무렇지도 않은데, 당시 셔츠를 입은 말끔한 모습을 보고 ‘얘는 인기가 많겠구나’ 싶었어요. 상재 사실 인기는 별로 없었어.(웃음) 세현 이후 한 1년 정도는 그럭저럭 친한 사이로 지냈어요. 그런데 상재가음악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완전히 서울에 올라오며 저와 한 공간에서 지내게 되었죠. 상재 처음에는 스쳐가는 인연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함께 생활하며 우리 관계는 물론 음악도 점차 발전했어요.

이젠 서로 가족처럼 느껴지겠어요. 상재 친구끼리는 ‘네가 있어 좋다’는 말을 하잖아요. 저와 세현이의 관계는 그보다는 가족에 가까워요. 아주 소중한데, 항상 곁에 있어 익숙한 존재죠. 세현 둘만 있으면 아무 말도 안해요. 각자 휴대폰 보고, 종종 일 얘기를 나누고요. 룸메이트이자 음악적 동료이기도 하고요. 세현 아, 그런데 이제 룸메이트는 아니에요. <고등래퍼 4> 세미파이널을 앞두고 있을 때 제가 다른 방으로 피신했어요. 상재가 방 안에 옷을 산더미처럼 쌓아놓더라고요. 상재 변명하자면, <고등래퍼 4> 녹화를 위해 옷장을 헤집어놓은 후 귀찮아서 한쪽에 전부 밀어놓았어요. 방송이 거듭되다 보니 걷잡을 수 없었고요. 조만간 날 잡아 대청소 한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세현 저와 상재의 라이프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요. 오늘처럼 일정이 있을 때도 저는 몇 시간 전부터 준비하는데, 상재는 시간을 딱 맞춰 움직여요. 상재 누워 있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지각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웃음)

오늘은 다행히 시간에 맞춰 촬영장에 도착했죠.(웃음) 두 사람이 같이 살 때의 장점은 뭔가요? 세현 많아요. 일단 열여덟 살에 친구와 사는 게 흔한 경험은 아니잖아요. 가끔은 인생을 재미있게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과 떨어져 살다 보니 더 빨리 어른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상재 우리끼리 살면 직접 끼니를 해결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잖아요. 단둘이 생활하며 아빠, 엄마에게 감사한 마음을 더 크게 느끼고 있어요.

<고등래퍼 4>에서 서로 의지가 되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세현 녹화 첫날이요. 대부분의 참가자와 알고 지내는 사이이긴 했지만, 아주 친하진 않았거든요. 상재가 있어 편하게 임할 수 있었어요. 상재 <고등래퍼 4>에 지원하기 전부터 우리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세현이는 ‘맘따남’(마음만은 따뜻한 남자) 컨셉트로 저를 챙겨줬다는 걸 보여주고, 저는 가사 등을 통해 과거의 힘들었던 시기에 대해 들려주는 식으로요.

방송 당시 멘토들이 해준 조언 중 어떤 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세현 멘토 형들이 해주신 말의 핵심은 ‘음악을 항상 1순위로 두어야 한다’예요. 방송이 끝난 후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많아졌다는 이유로 들뜨지 말고, 하던 대로 계속 음악을 만들면 될 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상재 이 분야에서는 정상에 가까운 자리에 있는 아티스트이니만큼 조언 하나하나가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걸 꼽자면 세현이가 말했듯 음악을 대하는 진정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해요.

고등래퍼 고등래퍼4 이상재 황세현

두 사람이 함께 소속되어 있는 ‘마이티링스(MIGHTYLYNX)’는 어떤 팀인가요? 세현 대외적으로 마이티링스를 설명할 땐 ‘2004년생 6명이 결성한 팀’이에요. 그런데 우리끼리 있으면 딱히 의미가 없어요. 동갑내기 친구들이 만든 일종의 산악회나 다과회 같은 느낌이죠.

팀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어요? 세현 수유역 근처에 있는 빵집 지하 1층에서…. 상재 나 어제 케이크 사러 그 빵집 갔다 왔어. 세현 오, 진짜? 어땠어?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상재 응, 그리고 여쭤봤더니 그 빵집에 지하 공간이 생긴 지 오래되지 않았대. 세현 거기에 다 같이 앉아 팀 이름을 지었거든요. 웃긴 후보가 아주 많았어요. 상재 농구 팀처럼 멋진 이름을 짓고 싶었는데, 찾아보니 동물 이름을 많이 사용하더라고요. 그래서 스라소니를 뜻하는 ‘링스’를 골랐어요. 동물 자체가 멋있을 뿐 아니라 어감도 마음에 들었거든요. ‘강력한’이라는 의미를 더해 결과적으로 마이티링스가 되었고요.

마이티링스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뭘까요? 세현 개인 활동에서는 각자의 색이 돋보이지만, 팀으로서 무언가를 할 땐 하나로 합쳐지는 지점이 있어요. 상재 원초적인 힙합 사운드를 많이 들어온 덕분에 그 느낌을 잘 살리는 듯해요. 세현 저와 상재의 작업실에 6명 중 서너 명은 항상 있어요. 음악감상회를 하듯 새로 나온 음악을 듣거나 우리가 앞으로 뭘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요. 대화 중 음악 관련 내용의 비중이 60%는 돼요. 상재 심지어 제가 자고 있을 때도 커다란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흘러나와요. 이렇게 계속 음악이랑 살았어요. 세현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마이티링스 멤버들이 가진 유일한 공통점이에요. 상재 그 공통점이 있기에 서로 잘 맞는 것 같아요. 각자의 음악에 대한 존중도 있고요.

두 사람은 서로의 음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상재 세현이는 톱 라인을 잘 짜요. 멜로디를 만드는 실력이 뛰어나니까 곡 하나하나가 매력 있어요. 음악적 스펙트럼도 넓고요. 세현 상재는 한 우물을 잘 파요. 이 부분에서는 비교할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상재 영서그의 음악을 하루에도 몇 시간씩 듣고, 그런 생활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거든요. 그의 음악 스타일을 보다 대중적이거나 제 톤에 어울리도록 바꿔가며 곡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힙합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닐까 해요. 최근에는 가사를 쓸 때 무엇에 중점을 두나요? 세현 저는 요즘 ‘교훈 랩’을 좋아해요. <고등래퍼 4>에서 꿈을 주제로 진행한 ‘일대일 주제 배틀’에서도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제 앨범 수록곡 중 상재가 피처링한 ‘I DESERVE IT’에도 교훈이 있는데,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으니 성공할 자격이 있다’는 이야기를 다뤄요. 상재 저는 교훈이 아닌 랩이요.(웃음) 공감할 수 있는 가사로 사람들에게 강한 여운을 남기고 싶어요.

힙합 신에 재능 있는 어린 래퍼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죠. 10대 래퍼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세현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미국의 유명한 래퍼들이 고등학생 때 낸 곡과 40대가 되어 발표한 곡의 분위기가 굉장히 다르잖아요. 10대는 나이가 어린만큼 새로운 시도를 하며 신선한 음악을 만들어갈 수 있는 시기라고 느껴요. 상재 맞아요. 특유의 패기와 열정이 있다고 생각해요.

상재와 세현이 음악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상재 재미있어서요. 세현 그게 가장 큰 이유예요. 사실 음악이 의식주처럼 인생에 꼭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음악이 너무 좋아요. 계속 음악을 하고 싶고요.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할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세 ‘GREENLIGHT’ 뮤직비디오를 찍을 거예요. 그리고… 그거 말할까? 상재 그건 아직 안 돼. 세현 그럼 지금 구상 중인 무언가를 같이 할 거라고 이야기할게요.

상재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죠.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인가요? 상재 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고 싶어요. 세현 재미없을 것 같은데….(웃음) 상재 재미있을 때만! 유튜브는 개인적인 일상이나 흥미로운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하기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유튜브를 통해 저라는 사람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을 거예요.

세현의 유튜브 콘텐츠 또한 기대해도 좋을까요? 세 아직 계획은 없어요. 기회가 된다면 먹방을 해도 괜찮을 듯해요. 야무지게 먹을 수 있거든요. 상재 먹방 괜찮다. 내 유튜브 콘텐츠로 같이 한번 할래? 세현 나쁘지 않아. 상재 아무 말 없이 먹기만 하자.(웃음) 메뉴는 면종류가 좋겠어. 세현 국밥도 재미있겠다.(웃음)

마지막 질문이에요. 각자 마음속에 품고 있는 제일 큰 꿈은 뭔가요? 세현 오, 훅 들어오는 질문이다. 상재 저는… 안정적인 삶이요. 그리고 제 삶을 스스로 완벽하게 책임지고 싶어요. 제가 열심히, 잘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삶을 살기를 바라요. 세현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은 유치원생이 되는 거예요. 가사를 통해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 가만히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다 해줬으면 좋겠어요. 상재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 그런데 유치원생은 역경을 딛고 성장하거나 무언가를 이룰 순 없잖아. 난 그러면 오히려 재미없을 것 같은데? 세현 내가 말한 유치원생의 의미는 돈을 엄청 많이 벌어놓은 다음에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한다는 거야. 그게 모든 사람의 꿈이지 않을까? “오늘은 심심한데 패러글라이딩이나 하러 갈까?” 이런 식으로.(웃음)

고등래퍼 고등래퍼4 이상재 황세현
재킷 막시제이(MAXXI J), 선글라스 레이밴 바이 룩소티카(Ray-Ban by Luxottica), 팬츠 낫노잉(Not Knowing), 화이트 부츠 후망(Humant), 네크리스 불레또(Bulletto), 링 모두 희수(HeeSoo),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고등래퍼 고등래퍼4 이상재 황세현
재킷, 크롭트 티셔츠, 팬츠 모두 써저리(sur8ery), 네크리스와 이어 커프 모두 희수(HeeSoo), 파이톤 가죽 부츠 로스트가든(Lostgarden), 실버 링 포트레이트 리포트(Portrait 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