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데뷔해 꾸준히 영화계에서 활약한 정우는
단역부터 시작해 점차 자신의 존재감을 확장했고
‘다찌마와리’ ‘숙명’ ‘못된 사랑’을 통해 조연으로 발돋움했습니다.
2009년 영화 ‘바람’은 정우라는 배우를 확실하게 각인시킨 작품입니다.
정우의 실제 학창시절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인 이 ‘하이퍼 리얼리즘’ 청춘 성장극은, 누구나가 다 한 번은 느껴봤을 혼란스러웠던 학창시절, 철없는 영웅심리와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며 공감대를 형성했죠.
“내 서른마흔다섯살이다”
“그라믄 안돼”
정우의 차진 네이티브 사투리로 만든
수많은 명대사는 유행어가 되어 지금도 회자되곤 합니다.
‘바람’을 발판으로 정우는 ‘응답하라1994’의 주연을 꿰차며
단숨에 대세 배우로 발돋움합니다.
‘응답하라1997’의 성공에 이어 제작된 ‘응답하라1994′(‘응사’)는
당시 전국 팔도의 학생이 모인 서울 신촌의 한 하숙집을 배경으로,
당시를 살았던 청춘들,
그리고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인생을 일군 이들을
웃고 울게 만든 드라마입니다.
정우는 별명 ‘쓰레기’로 불렸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가 이상한지도 모르고 벌컥 벌컥 마시고,
수건인지 걸레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무덤덤한 성격 때문에 붙은 별명.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죠.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의대 에이스, 동생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배려심 많은 맏형, 그리고 나정에게는 친오빠만큼 가까운 오빠이자, 짝사랑하는 남자였습니다.
그야말로 ‘지지고 볶던’ 남매같은 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이 되고 마침내 진짜 가족이 되는 애틋한 러브스토리는 ‘응사’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후 영화 ‘쎄시봉’ ‘히말라야’ ‘재심’ 등 다시 충무로에서 활약하던 그가 8년만에 드라마로 돌아왔습니다.
카카오TV ‘이 구역의 미친 X’의 휘오가 그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이 구역의 미친X’는 분노유발여자와 분노조절 0%의 남자가 만나 펼치는 코믹 유발 로맨스.
왠지 모르게 억울한 표정과 뭘 해도 웃긴 디테일한 연기,
여기에 자신의 전매특허 츤데레 캐릭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미친X’에 빠져들게 만들고 있죠.
처음에는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댔지만
각자의 아픔과 상처를 공유하며 더욱 가까워지는 두 사람.
정우는 오연서의 ‘민폐’와 ‘진상’의 이유가 전 남자친구로부터 받은 상처때문에 생긴 증상이라는 걸 알고, 외로운 그의 유일한 ‘내 편’이 되어줍니다.
우리가 아니라 세상이 ‘미친’ 것 같다는 두 사람.
나를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내 편 하나만 있어도 세상의 편견이나, 주변의 오해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이 미친 사랑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위로를 주고 있습니다.
정우는 매사 틱틱 대고 화만 내기 일쑤이지만, 평범한 일상에서도 공포를 느끼는 오연서의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줍니다. 이 구역의 ‘츤데레’ 매력의 끝판왕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죠.
‘응사’ 이후 8년, 정우는 더욱 깊어진 감정과 쫄깃한 연기력으로 새로운 ‘인생캐’를 선보이고 있는 정우. 이 ‘미친 남자’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