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성은 사진

장편 독립영화 영화 <십개월>이 처음 출연한 장편 독립영화다. 남궁선 감독님의 전작을 좋아하는 터라 기대되는 작품이었고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인다. ‘미래’를 처음 만났을 때 임신과 출산이 크게 와닿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이해해보려는 마음으로 다가갔다. 지금은 주변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사람이 하나둘 늘어 예전보다는 미래의 상황을 좀 더 이해한다. 촬영할 때 머리로 이해했다면 지금은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

영화를 통해 보는 세상 작품을 하다 보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된다. 그래서 나라는 사람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그동안 몰랐던 내 모습을 알게 되기도 하고 무심코 흘려보냈던 과거의 어떤 순간들을 파고 파내서 내가 맡은 역할에 대입해 쓰기도 한다. 나라는 사람 안에 있는 우물을 계속 파고 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에는 우물 바닥에 닿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럴 때면 또 새로운 방향을 찾아 나에게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나갈 것이다. 한때 ‘내가 연기를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연기를 하고 싶으면 열의에 불타서 신나는 마음으로 해야 할 것 같은데 즐기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내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5일 내내 촬영하고 일상으로 돌아온 어느 날 촬영장에 너무 가고 싶었다. 무엇이 나로 하여금 연기하고 싶게 하는지 특정 단어로 정의할 순 없지만, “액션” 하는 디렉션과 함께 그 장면에 빠져드는 순간의 몰입감 때문에 연기가 재미있다.

나에게 독립영화는 날것인 원석의 느낌. 하지만 원석을 갈고닦아 보석을 만들어간다기보다는 막 발굴한 싱싱한 날것의 느낌에 더 가깝다. 그리고 독립영화는 비주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감독의 색깔을 자유롭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창작자들이 활발하게 소통하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끌린다.

<벌새> <윤희에게> 오늘 생각나는 독립영화는 <벌새>와 <윤희에게>. 인상적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에 눈길이 간다. 영화를 관객으로서만 볼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여자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게 더 재미있고 뭔가 많이 얻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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