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가 선보이는 새로운 아이코닉 주얼리 컬렉션,
<클래쉬 드 까르띠에>를 소개합니다.
뾰족해 보이지만 부드럽고 편안한 착용감을 자랑하며,
기하학적이지만 우아한 매력을 발산하는 클래쉬 드 까르띠에.
두 개의 대립적인 코드를 보여주는 반전 매력을 갖고 있으며
정형화된 주얼리 디자인에서 벗어나
강렬한 개성과 자유로움을 부여하는 컬렉션입니다.
마리끌레르와 9개월 만의 만남입니다. 지난겨울엔 계절이 만들어낸 분위기를 담았다면, 이번엔 클래쉬 드 까르띠에와 함께 두 가지 상반된 분위기를 보여줬어요. 상반된 두 가지 컨셉트를 한 화보에 담는 방식이 흥미로웠어요. 사실 이런 촬영은 처음이라 고민이 많았죠. 집에서 혼자 손동작을 연구했는데, 연습한 걸 조금이나마 활용할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어요.
촬영하면서 느낀 클래쉬 드 까르띠에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반전이 있다는 점이에요. 정적인 이미지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면도 있더라고요.
반전은 확실히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제게는 여운이 많이 남는다는 뜻이기도 해요. 어떻게 상반된 모습을 가지게 된 건지, 누군가에겐 어떤 모습이 더 크게 다가올지 계속 질문하면서 되짚게 되니까요.
배우 송강에게서 반전을 찾는다면 어떤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까요? 글쎄요. 가까운 사람들 말로는 장난기가 많은 편인데, 진지한 얘기를 할 때는 또 한없이 파고든다고 하더라고요. 대화 중에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느낌을 받으면 저도 모르게 진심이 되나 봐요.
9개월 전 인터뷰를 다시 봤습니다. 그땐 <스위트홈>과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가 공개되기 전의 떨림을 이야기했어요. 이후 <나빌레라>와 <알고있지만,>까지 공개되었으니,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짧은 기간에 여러 가지 경험을 했고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특히 <스위트홈>은 공개 1~2주 만에 반응이 매우 커서 좀 얼떨떨했어요. 길에서 알아보는 분도 많고, 식당에 가면 서비스를 주기도 하고.(웃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네 작품이 연이어 공개되는 동안 최대한 들뜨지 않고 겸손하려고 스스로를 다독였어요.
촬영장에서 틈틈이 <나빌레라>를 위해 발레 연습을 하던 모습이 기억나요. 당시에 고민하던 ‘채록’의 모습은 어떻게 완성한 건가요? 완성이라는 단어를 써도 될지 모르겠어요. 채록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거든요. 그렇지만 작품 자체는 준비하면서 의도한 부분이 잘 나온 것 같아 만족해요.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공통적으로 ‘따뜻함’을 떠올렸는데, 실제로 <나빌레라>를 본 분들이 ‘따스한 드라마였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을했다’는 말을 많이 해줘서 뿌듯했어요. 원하던 방향으로 잘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기쁘고, 그래서 지금도 자주 회상하는 작품이에요.
<나빌레라>만의 따스함이 잘 담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떤 장면인가요? 마지막 회의 공항 신이요. 오디션을 보러 가는 채록을 배웅해주는 장면인데, 원래 지문에는 덤덤하게 보내주는 거였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무덤덤하게 인사하는 건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하셔서 현장에서 우는 걸로 방향을 바꿨거든요. 처음엔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막상 ‘덕출’ 할아버지를 마주하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 실제로 서로를 걱정하며 떠나보내는 상황으로 다가와 무척 슬펐어요.
채록을 비롯해 <좋아하면 울리는>의 ‘선오’, <스위트홈>의 ‘현수’, <알고있지만,>의 ‘재언’까지 완전히 다른 인물 4명을 연기해야 했어요. 각각의 인물을 이해하는 시간, 그리고 빠져나와 또 다른 인물이 되는 과정이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제 성격 때문인지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해요. 주어진 시간 내에 최대한 저와 캐릭터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데 쉽진 않았어요. 더 빠르고 효과적인 방식이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대본을 반복해 읽으면서 지문과 대사 뒤의 배경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는 편이에요. 반대로 빠져나올 때는 크게 의도하지 않아요. 다음에 연기하는 인물을 생각하다 보면 저절로 비워지더라고요.
유달리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인물이 있었나요? 채록이요. 덕출을 만나면서 변하기 전까진 삶에 부정적이고 회의적인데 그 점이 저와 많이 달라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이 됐어요. 캐릭터에 접근할 때 저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앞서 언급한 네 작품을 보면서 송강 배우의 눈에 집중하게 됐어요. 대부분 말수가 적은 인물을 연기한 때문인지 눈을 보면서 감정을 납득하게 되는 장면이 많았어요. 제가 그랬나요?
처음 듣는 말은 아닐 것 같은데요.(웃음) 감독님들께도 듣긴 했습니다.(웃음) 확실히 연기하면서 말보다 눈의 감정을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긴해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배우의 눈을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
지금까지 연기한 인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눈이 있다면요? <스위트홈>에서 현수의 눈이요. 대사가 워낙 적은 인물인 데다 감정의 변화가 커서 고민이 많았어요. 특히 처음에 식탐 괴물을 만났을 때의 눈이 가장 기억나요.
지난 작품들을 자주 다시 보는 편인가요? 네. 제 연기를 보려고 본다기 보다는 지난 추억을 상기하는 게 좋아서 보는 쪽이에요. 여행 다녀와서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계속 다시 보잖아요. 그런 마음이에요. 다시 가볼 세트장도 없으니 작품을 다시 보면서 ‘그땐 저랬었지’ 하며 회상하는 거죠.
대략 몇 번쯤 다시 보는 것 같아요? <좋아하면 울리는>은 셀 수 없이 많이 봤어요. 두 시즌을 이어간 터라 추억이 아주 많거든요. 그런데 <스위트홈>이나 <나빌레라>도 그에 못지않게 많이 봤어요. 아마 <알고있지만,>도 그만큼 볼 거예요.
작품이 쌓일수록 다시 보는 게 버거워지겠는데요?(웃음) 아마도요. 쉬는 날이 제일 바쁠 거예요.
계속해서 새로운 인물을 마주하고 연기하는 과정에서 찾은 단련의 방식이 있을까요? 영화랑 드라마를 많이 봐요. 보면서 마음에 남는 장면은 그때 저 배우는 어떤 현장에서 어떤 마음으로 연기했을지 상상해보기도 하고요. 저라면 어떨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거죠. 그런데 이게 옳은 방식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시도하려고 해요. 이를테면 평상시에 제 걸음걸이나 친구와 만나서 얘기하면서 주고받는 반응을 살피기도 해요. 그냥 매 순간 저를 관찰하는 것 같아요. 내가 누군지 살피기도 하고요. 제 안에서 꺼낼 게 많아야 어떤 감정을 연기하든 생경한 느낌이 없이 적용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일과 삶의 균형을 ‘워라밸’이라고 부르잖아요. 배우 송강은 워라밸이 맞지 않는 삶을 살 것 같아요. 연기를 벗어난 삶의 영역이 거의 없어 보이거든요. 그러게요. 연기 생각을 하지 않을 때는 운동하는 시간 정도예요. 한 번은 ‘내가 왜 이렇게 살지? 쉬는 날에 잠도 많이 안 자고’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그게 제 방식인 것 같아요. 연기하는 것 말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도 일의 영역일 수 있지만, 심지어 운동을 하는 것도 배우로서 단련하는 방식일 수 있지만 그게 제 삶의 즐거움이기도 하거든요. 저는 가만히 누워
있기보다 뭔가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같아요. 나름대로 건강하게 살고 있어요.(웃음)
여전히 추리소설을 즐겨 읽나요? 이전 인터뷰에서 <집안의 타인>을 거의 다 읽어간다고 했잖아요. 그건 다 읽었어요. 그땐 추리소설에 빠져 있었는데, 요즘은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읽으려고 해요. 다른 장르의 소설도 보고, 인문학 서적도 읽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몇 권씩 두고 돌아가면서 읽고 있어요.
잠들 수 없는 삶이네요.(웃음) 그렇죠. 하하. 할 게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