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철

백성철

화이트 티셔츠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베이지 니트 스웨터 자크뮈스(Jacquemus),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백성철

그린 피케 셔츠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그린 더블브레스트 블레이저 재킷 문선(Moonsun), 블랙 와이드 팬츠 로톨(Rotol).

백성철

베이지 와이드 칼라 셔츠와 브라운 벨티드 팬츠 모두 르메르(Lemaire), 브라운 니트 베스트 렉토(Recto), 화이트 스니커즈 아디다스(adidas).

2019년에 패션모델로 데뷔해 올해부터 배우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화보 촬영은 오랜만일 것 같아요. 한동안 드라마에 집중하다 보니까 화보와 점차 멀어진 듯해요. 그래도 화보를 찍을 땐 어느 스튜디오를 가더라도 비슷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잖아요. 새하얀 공간,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 등이 정겹게 느껴져서 오랜만에 왔는데도 편하게 촬영했어요.

모델과 배우, 각각의 역할로 카메라 앞에 설 때 기분이 다른가요? 모델로 카메라 앞에 선 경험이 많아서 드라마 촬영 현장이 크게 낯설진 않았어요. 다만 모델은 포즈를 통해 옷을 보여준다면 배우는 대사와 행동, 감정 등을 바탕으로 더 폭넓게 표현해야 하죠. 그래서 연기가 참 재미있어요.

연기의 어떤 점에 마음이 끌려 배우 활동을 시작했나요? 모델로 활동하면서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적이 몇 번 있어요. 그때 드라마를 비롯한 작품에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 초에 공개된 제 첫 작품 <아직 낫서른>의 촬영 초반에는 한 신을 여러 앵글로 바꿔가며 촬영하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당황하기도 했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웃음)

상상하던 드라마 촬영 현장에 배우로 함께해보니 어떤가요? 너무 좋아요.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현장에 있는 모든 분이 저를 잘 챙겨주시거든요. 촬영장에 가면 선배님들이 성철이 왔냐, 밥 먹었냐 하면서 반갑게 맞아주시죠. 이런 현장에 있다 보니까 내성적인 성격이 조금 밝아진 듯해요.

작품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아직 조금 부끄러워요. 그래도 스스로 피드백을 하면서 성장해나가야 하니까 자주 다시 보는 편이에요.

세 번째 작품이 방영을 앞두고 있죠. 드라마 <구경이>에서 ‘산타’라는 캐릭터를 맡았어요. <구경이> 대본의 일부를 처음 받은 날, 집으로 돌아와 단숨에 다 읽었어요. 산타가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 ‘구경이’(이영애)의 팀원이 되는 과정이 참 흥미롭더라고요. 또 항상 웃는 산타의 모습이 저와 닮았다고 느꼈어요. 지금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잘 보이지 않을 텐데, 제가 사람들이랑 대화할 때 잘 웃는 편이거든요.

눈만 보여도 웃고 있는 게 느껴지는데요. (웃음) 전작들을 살펴보니 지금까지 연기한 인물들의 성향이 저마다 달라요. <아직 낫서른>에서는 카페 겸 펍의 아르바이트생 ‘형준영’을,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에서는 반 아이들을 괴롭히는 권력의 핵심 ‘고현우’를 맡았죠. 맞아요. 그중 <구경이>의 산타가 실제 저와 가장 가까워요. 그래서 산타한테 더 애정이 가요.

산타를 이해하고 잘 표현하기 위해 참고한 작품이 있나요? 산타가 말이 많지 않은 캐릭터라 영화 <소리도 없이>를 여러 번 봤어요. 주인공 ‘태인’(유아인)이 대사가 없는 캐릭터라는 점이 산타와 비슷하고, 평소 유아인 선배님을 존경해서 작품 속 모든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구경이>는 이영애 배우가 약 4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성철 씨에게도 이 작품이 좋은 기회일 것 같아요. 이영애 선배님과 같이 연기한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이죠. <구경이> 첫 촬영 날에 제가 너무 긴장해서 NG를 많이 냈는데, 선배님이 특유의 우아한 말투로 “잘할 수 있을 거야” 하고 격려해주신 덕분에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에 임할 수 있었어요. 많은 대사는 물론 액션까지 훌륭히 소화하는 선배님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선배님과 함께할 때마다 무언가를 배우게 돼요. 제가 선배님과 한 작품에 출연하니까 부모님도 좋아하세요. 지난 추석에는 온 가족이 <구경이>의 첫 방송일이 언제인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산타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 예정인가요? 산타가 선보일 반전의 순간들이 있어요. 또 산타가 구경이 옆에 계속 붙어 있어서 시청자들의 눈에도 잘 띌 거예요.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웃음)

기대하겠습니다.(웃음) 요즘 일상에서 새롭게 찾은 취미가 있나요? 몇 달 전에 필름 카메라를 사서 틈틈이 사진을 찍고 있어요. 제가 옛 감성을 좋아하거든요. 생생한 화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스마트폰도 일부러 몇 년 전 기종으로 바꿨어요.
성철 씨가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게 만드는 대상은 뭐예요? 풀과 나무, 바다 같은 자연의 풍경이요. 전 다시 태어나면 바다가 되고 싶어요. 아무 생각 없이 둥둥 떠다니고 싶거든요. 제가 생각이 많은 편이라서요.

생각이 많지 않을 땐 주로 뭘 하나요? 대본 봐요. 봐야 하는 거고,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아요. 일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주변에서 걱정하는데, 전 괜찮아요. 연기가 재미있으니까요.

언젠가 꼭 맡아보고 싶은 캐릭터를 상상해본다면요? 액션 장르 작품에 군인 역할로 출연할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어요. <공조>의 ‘임철령’,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원류환’처럼요.

액션에 자신이 있어요? 네.(웃음)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자주 하거든요. 특히 축구, 배구, 야구 등 공을 다루는 스포츠를 즐겨요. 경기가 진행되는 순간에 몰입하고, 함께 뛰는 사람들과 팀플레이를 펼친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드라마도 일종의 팀플레이라고 할 수 있죠.

일상을 팀플레이에 비유한다면, 성철 씨는 어떤 포지션일까요? 축구로 치면 미드필더요. 주변 사람들을 돕고 긍정적인 말들도 전해주고 싶어요.

그러다가 가끔씩 골도 넣고요? 그럴 수 있다면 좋겠어요.(웃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시간이 흘러도 열심히, 끝없이 노력하는 배우요.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길 바라요. 그 노력을 바탕으로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성장해나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