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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연인>

감독 한인미 출연 황보운, 서영희, 홍사빈

엄마(서영희)가 남자친구(전석호)의 아이를 임신해 집을 떠나고,
유진(황보운)은 피자 가게에 일자리를 구한다.
가게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에 안정을 찾아가는 동시에 사랑도 찾는다.
하지만 연인 관계도 엄마와의 관계도 풀기 쉽지 않고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유진은 자신이 모든 걸 망치고 있는 것만 같다.

안에 입은 셔츠 질샌더(Jil Sander), 레이어드한 셔츠 자크뮈스(Jacquemus), 팬츠 유킴(Yookim), 운동화 나이키(Nike),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첫 영화 <만인의 연인>은 나의 첫 영화다. 처음이라 무섭고 부담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던 작품이다. 경험이 전무한 터라 촬영 한 달 전부터 매일 감독님과 만나 질문을 주고받으며 준비의 시간을 가졌다. 그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유진을 연기할 수 있었다.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하며 영화에 가까워지는 시간도,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 노력한 순간들도, 이 작품으로 영화제에 다녀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꿈인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험이 되었다. 처음이라는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나에겐 좋은 추억이 많아 애정이 큰 작품이다.

끊임없이 질문하며 유진을 연기했다.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이럴 땐 왜 가만히 있는 거지? 유진이는 왜 웃지 않는 걸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일까? 계속해서 물음표를 달고 살았다. 그래야 연기하는 인물에 한 발짝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짧은 대사 한 줄에도 그 말을 하기까지 전후 상황을 질문하며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나아갔다.

독립영화의 매력 영화 안에 담긴 메시지를 찾아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배웠고, 독립영화는 유달리 그 즐거움이 크다는 것도 알게 됐다. 더불어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현장을 경험하며 ‘영화가 정말 멋있는 거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오래오래 배우로 이제 시작이지만, 아주 오래 배우를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흔들릴 때도 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오겠지만 스스로에게 자주 말을 걸고 잘 다독이며 끝까지 버텨보고 싶다. 나이가 아주 많이 들었을 때도 연기하는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 그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