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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의 김민영>
감독 이재은, 임지선 출연 김주아, 윤서영, 손다현
고등학교 때 절친한 사이였던
정희(김주아), 민영(윤서영), 수산나(손다현)는
스무 살이 된 후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대학에 가지 않은 정희는 오랜만에 민영을 찾아가지만,
교수에게 학점 정정 메일을 보내느라
자신에게 무심한 그를 보며 서운함을 느낀다.
정희와의 만남 정희를 처음 마주했을 때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독특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소외당하지만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은 채 참기만 하는 정희가 외로워 보였고, 챙겨주고 싶었다. 정희가 자신의 심정을 표현할 때 그의 대처 방식이 현명하다고 느꼈다. 정희와 친구들의 관계가 어떤 변화를 맞이하든, 이제 정희는 더 이상 상처받지 않을 것 같다.
말투와 표정 이재은 감독님과 임지선 감독님이 정희의 말투와 억양에 대해 섬세하게 디렉팅해주셨다. 정희의 발음이 명확하지 않아도 되고, 목소리 톤에 거의 변화가 없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연기할 때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성적표의 김민영>을 통해 덜어내는 법을 배웠다. 무던하지만 고민이 많은 듯한 정희의 표정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테니스장에서 정희가 멍 때리고 있는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이 관객에게 어떤 형태로든 누구에게나 소외당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경험을 떠올린다면, 자신과 정희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성적표의 김민영>을 통해 관객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다.
연기를 할수록 연기는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각 캐릭터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면서 나는 누구인지 점차 파악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와 다른 누군가를 연기해나가는 과정이 즐겁고, 촬영을 마친 뒤 다시 김주아로 돌아올 때 쾌감을 느낀다. 직업 만족도 최상이다.(웃음) 또 내가 현장에서 함께하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힘을 얻는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연기를 할수록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있고, 그래서 앞으로 출연할 작품들이 나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작품을 통해 발견한 세상 나 자신과 각 작품 속 캐릭터로서 살아갈 때 마주하게 되는 세상이 서로 다르다. 가변성을 지닌 세상을 인지할 때마다 너무나도 놀랍다. 내 경험과 생각, 주변 상황들이 결국 나의 세상을 결정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독립영화의 매력 독립영화에는 정적이 많다. 여러 소리들이 조용하게 들려오는, ‘꽉 차 있는’ 정적 말이다. 작품 속에서 정적이 흐를 때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순간이 바로 독립영화의 매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