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W PLAYING
<내 코가 석재>
감독 김보람 출연 윤금선아
병원의 비대면 진료가 일상이 된 어느 미래,
만성비염 환자 보형(윤금선아)은
이비인후과의 비대면 진료를 받은 뒤 아주 특별한
치료법을 배달받는다.
영화 <내 코가 석재> 귀여운 시나리오를 읽을 때, 귀여운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가장 즐겁다. 영화 <내 코가 석재>도 내 취향에 맞았다. 소재가 새롭고 유쾌해서 처음부터 참여하고 싶었고, 완성된 작품을 보니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독특하다고 느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달리는 장면이 있는데 사차원의 세계로 빠져나가는 듯한 연출이 특히 좋았다. 만화 같은 상황에서 대리 만족하기도 하고. 김보람 감독님의 연출의 힘이 컸다. 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게 뿌듯하고, 캐스팅해줘서 감사하다.
‘좋은 배우’라는 말 연기를 시작한 고등학교 때부터 누군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늘 ‘가슴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근데 하면 할수록 가슴으로 연기한다는 게 어렵다는 걸 느낀다. 연기하며 지금 하고 있는 대사, 그다음 대사를 생각하고 주변 환경과 상대 배우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가슴으로만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점점 어렵지만, 그럼에도 매번 작품마다 새롭게 만나는 감독님들의 디렉팅에 귀 기울이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때로 당시 현장에서는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디렉션이 다음 작품에서 뒤늦게 깨달음으로 오기도 하는데, 그럴 때 유독 크게 도움을 받는 기분이다. 연기를 하는 과정은 아주 어렵고, 행복은 찰나지만 그 찰나와 찰나들을 모아가며 ‘찰나 찰나’ 나아가고 싶다.
독립영화에 있는 것 독립영화 현장에서 만나는 이들이 가족 같다. 함께하는 스태프들이 언니 같고, 남동생처럼 편해서 나 역시 마음이 열린 상태로 연기하다 보니 표현도 보다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나 싶다. 독립영화는 예산으로 인한 압박이 있지만 그 가운데 무궁무진한 소재를 발굴하고,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며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품을 수 있는 넓은 바다 같다고 느낀다.
내가 사랑한 독립영화 신동석 감독의 영화 <살아남은 아이>. 가슴이 아파서 여러 번 보기는 힘들지만 많은 사람이 한 번은 꼭 봤으면 좋겠다. 신동석 감독의 단편영화 중 <가희와 BH>라는 작품도 추천한다. 귀엽고, 슬프고, 이상한데 영화가 끝나고 난 뒤로도 내내 생각나고, 또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