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에 첫 미니 앨범 <COLORS from Ars>를 공개했어요. 음반이 발매된 순간, 기분이 어땠어요? 설렘을 만끽하기보단 음악과 뮤직비디오가 완성한 대로 잘 나왔는지 살펴봤어요. 여러 번 확인했는데도 솔로 앨범 발매는 처음이다 보니 더 신경이 쓰이더라고요.(웃음)
영재라는 이름으로 낸 첫 음반이니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아요. 녹음을 마치고 어느 정도 믹싱을 한 이후에 트랙 순서에 맞춰 모든 곡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날 뻔했어요. 기쁨과 걱정, 떨림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느꼈죠.
이번 음반이 20여 개국의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죠. SNS를 통해 감사의 말을 전하며 우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붙였더라고요. 실제로 혼자 운 적도 있어요. 제 음반이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는 게 신기했고, 팬들의 큰 사랑에 감사했어요.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죠.
갓세븐 멤버들은 영재 씨의 음반을 듣고 어떤 말을 해줬어요? 음악도, 열심히 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고 하더라고요. SNS에서 타이틀곡 ‘Vibin’의 안무를 따라 추는 챌린지를 진행 중인데, 멤버들이 전부 참여해줬어요. 아무리 짧은 안무라도 시간을 내어 익히고 영상까지 촬영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너무 고마웠죠. 각자 솔로 활동을 잘 해나갈 거라는 믿음을 7명 모두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바쁘게 지내는 멤버들을 보면서 저 또한 갓세븐이라는 이름에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솔로 앨범을 통해 어떤 음악과 무대를 선보이고 싶었어요? 처음엔 발라드를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갓세븐의 멤버로 무대에 올라 퍼포먼스를 하면서 가수 활동을 시작했으니까 춤추는 모습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오랜만에 춤을 되게 열심히 준비했어요.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것들을 더 발전시켜 선보이려고 했죠.
모든 트랙의 작사와 작곡, 편곡에 참여했어요. 5개월가량 이번 음반을 준비했다면서요? 평소에는 이런 말을 잘 안 하는데, 제가 보기에도 고생을 좀 한 것 같아요.(웃음) 많은 분이 도와주신 덕분에 앨범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자신이 원하는 걸 밀어붙인 적도 있어요? 녹음은 대체로 제 마음이 끌리는 대로 했어요. 예를 들어 숨소리를 남기면서 마무리되는 부분을 빼자는 의견이 나왔을 때, 전 그게 좋으니까 무조건 넣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어요. 세세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녹음한 거죠. 또 만족스럽게 녹음을 마쳤는데도 다음 날 들어보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번 들어보고 다시 녹음할 부분을 체크해가며 작업을 이어갔어요. 하루에 녹음한 테이크 수가 1천 번을 넘은 적도 있어요.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때만요.(웃음)
<COLORS from Ars>라는 제목에는 어떤 의미를 담았어요? 제목 그대로 제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미요. 제가 곡 작업을 할 때 ‘아르스(Ars)’라는 이름을 쓰는데, 제 자아를 둘로 나눠 영재와 아르스를 각각 다른 사람으로 여기고 있어요. <COLORS from Ars>는 아르스의 앨범이고, 개성이 각기 다른 7명의 영재가 보컬로 참여해요. 그래서 곡마다 목소리 톤을 비롯한 느낌이 조금씩 달라요. 트랙 구성에도 나름의 기승전결이 있어요. ‘Beautiful’로 산뜻하게 시작해 신나는 ‘Vibin’, 무드 있는 ‘Moonlight’, 차분한 ‘Lonely’로 이어지며 음반이 마무리되죠.
아르스가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뜻의 라틴어 명언 ‘Ars longa, vita brevis’의 앞부분을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들었어요. 열아홉 살 때 이 명언을 모티프로 한 예쁜 타투를 보고 나서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도 그의 작품은 오래도록 남는다는 사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어요. 성인이 된 후 제 오른팔에도 이 문장을 타투로 새겼죠.
영재와 아르스는 어떤 점이 달라요? 일단 영재와 아르스의 가치관은 비슷해요. 다만 영재가 눈앞에 무언가 닥쳐야 행동으로 옮긴다면, 아르스는 꼼꼼하고 생각이 많은 편이라 음악을 위한 아이디어를 줘요. 서로에게 조력자가 되어주면서 공존하는 거죠.
대중성과 본인의 색깔을 합치며 <COLORS from Ars>를 작업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맞아요. 온전히 제 것만 하기엔 아직 가시가 많다고 생각해요. 장미의 줄기를 잡으면 아프듯, 제 색깔로만 채운 음악이 누군가에겐 맞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사운드 면에서 볼 때 대중적이기보단 마니아 층이 많을 듯해요.
그럼 가사 면에선 어떤가요? 가사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게끔 쓰는 편이에요. ‘Eternal’ 가사 중 ‘네 옆에서 영원히 난 널 지킬게, 내 옆에서 이대로 날 바라봐줘’라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저를 응원해주는 모든 존재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가사를 썼어요. 각자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들어주길 바라요.
수록곡 중 어떤 곡을 제일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Tasty’요. 마음을 간질이는 상큼하고 발랄한 음악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거든요. 예쁜 곡이 완성되어서 좋더라고요.
한편 타이틀곡 ‘Vibin’은 밝은 분위기가 매력적이에요. 이 곡을 감상할 때 어떤 점에 중점을 두면 좋을까요? 도입부에 공을 아주 많이 들였어요. 개인적으로 첫 벌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처음에 흘러나오는 악기 사운드와 보컬이 좋아야 ‘한번 들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길 테니까요.
‘Vibin’ 무대에서 웃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재미있어하는 게 느껴졌어요.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 자체가 엄청 재미있어요. 이번 활동을 하면서도 ‘너무 신나는데? 좋아, 좋아!’ 이런 느낌이었어요.
평소에도 웃음이 많은 편이에요? 네. 별것 아닌 일에도 자주 웃음이 나와요. 최근엔 반려견 ‘코코’가 스트레칭을 하듯이 다리를 양옆으로 벌린 자세로 앉아 있는 모습이 절 웃게 했어요. 사진도 찍어놨는데 잠시만요. (휴대폰에서 코코의 사진을 찾아 보여주며) 진짜 웃기죠? 이러고 한 5분 동안 가만히 있길래 너무 귀여워서 허허허 했죠.
만약 아무런 제약 없이 원하는 무대를 꾸릴 수 있다면 어떤 공연을 하고 싶어요?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 같은데….(웃음) 일단 야외 경기장처럼 넓은 무대를 마련한 다음, 하늘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내려올 거예요. 한쪽에는 수많은 악기로 구성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자리할 테고요. 볼거리, 들을 거리, 즐길 거리로 채워진 거대한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이번 음반을 통해 영재 씨를 얼마큼 보여준 것 같나요? 10%도 안 돼요. 제 머릿속에도, 휴대폰 안에도 앞으로 보여줄 게 너무 많아요. 곡 작업도 새로 시작했어요. <COLORS from Ars>를 발매하면서 총을 한 번 쐈으니까 이제 다시 장전해야죠.(웃음)
언젠가 100%의 영재를 보여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해주길 바라요? ‘이게 진짜구나.’ 그 모습이 실망스럽진 않을 거예요. 뮤지컬 <태양의 노래>와 솔로 앨범 활동을 하면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결국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 것 같아요.
영재 씨가 노래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해요? 예전엔 마냥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음악을 직업으로 삼으니까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자책하게 되는 순간들이 생기더라고요. 요즘은 무언가에 눌려 있다가 풀려난 듯한 기분이 들어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노래를 즐기려고 해요. ‘행복’이라는 제 노래의 본질을 향해 다시 힘차게 나아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