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기묘한 측은지심’이 들게 만드는 배우 최우식.
그간 개성 강하고, 또 조금은 안쓰럽게 보이는 캐릭터들을 맡는 와중에도 이상하게 신경 쓰이고 이상하게 설렜던 남자입니다.
캐나다에서 유학하며 대학을 다니던 중 ‘한국에서 네 눈이 유행이래’라는 친구의 말에 시작된 배우 생활. 무쌍꺼풀 남자가 대세라던 한국에 돌아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죠.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시트콤 ‘닥치고 패밀리’ ‘호구의 사랑’에서 왠지 허술하고 허당미 넘치는 귀여운 매력을 보여줬습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 만큼이나, 주변을 밝게 만드는 최우식의 매력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게 아닐까요.
어딜 가든 사랑받는 사랑둥이로 동료들은 물론 보는 이들도 웃게 만듭니다.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처음의 기세와 달리 점점 배우로서 가능성이 있는 것일지 스스로 의심하게 되는 시간이 있었죠.
“‘거인’을 찍기 전에는 작품이 없었어요. 넘을 수 없는 턱이 있는 것 같았고, 나는 매번 똑같은 연기를 하는 것 같아서 초조하고 걱정,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거인’을 거절했었어요, 제가 과연 그걸 할 수 있을까 너무 무서웠어요.”
‘거인’은 최우식의 ‘인생캐’를 남겼습니다. 어두운 환경 속에서 자란 소년의 불안하고 위태로운 심리를 그려낸 연기로 박수를 받았죠. 최우식은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배우로서 활동할 동력을 얻었습니다.
“내가 잘하는 길이기는 하구나 싶었어요. 마음을 다잡고 현장에서 더 행복하게 더 열심히 놀아야지 생각했어요. 이 작품이 제 인생을 바꿨죠.”
‘거인’을 본 봉준호 감독이 그를 ‘옥자’에 그리고 ‘기생충’의 주인공으로 캐스팅하며 최우식의 꽃길도 계속 됩니다. ‘기생충’으로 칸영화제와 아카데미를 밟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죠.
그가 훌쩍 성장해 남다른 존재감의 배우로 성장했음에도 그 ‘기묘한 측은지심’을 자극하는 본캐의 매력은 여전합니다.
데뷔 시절부터 절친인 박서준, 그리고 그룹 방탄소년단 뷔, 박형식 등 절친들이 모인 ‘우가팸’은 이들의 인기와 함께 뜻밖에 글로벌 팬덤을 형성한 모임이 되어 늘 화제가 되고 있죠.
최우식은 오랜만에 다시 드라마로 돌아왔습니다. 특히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거쳐온 그가 선보이는 본격 ‘꽁냥꽁냥’ 청춘로코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감이 큽니다.
‘그 해 우리는’에서 10대 첫사랑부터 시작된 풋풋하고 싱그럽고 또 현실적인 ‘찐’ 청춘 연애를 그립니다.
영화 ‘마녀’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다미와 다시 로맨스로 만났죠. 달라도 너무 다른 전교 1등 김다미와 전교 꼴등 최우식의 티격태격. 하지만 반대가 끌리는 법이라고 했던가요.
서로를 한심하게 여기면서도 또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묘한 분위기. 이들이 어떻게 연애를 하고 어떻게 이별을 해, 어떻게 다시 재회하게 되는 걸지, 성장극의 훈훈한 분위기에 로맨스가 더해지며 더욱 궁금해집니다.
또 오랜만에 말간 청춘의 얼굴, 현실 로맨스를 펼칠 옷을 입은 최우식의 매력도 기대되는 포인트죠.
“음, 국민 첫사랑?”
유재석의 구박 아닌 구박을 받은 최우식의 ‘국민 첫사랑’ 목표. 이룰 수 있을까요. 겨울에 찾아온 최우식표 싱그러운 청춘 로코 ‘그해 우리는’입니다.